KBS 文대통령-최태원 회장 독대 기사 삭제건은 수사 대상?
KBS 文대통령-최태원 회장 독대 기사 삭제건은 수사 대상?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1.0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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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공영노조 “세월호 보도로 전화한 이정현 전 수석 기소돼…현 홍보수석도 수사감”

문재인 대통령이 최태원 SK회장과 독대했다는 단독 보도를 했다가 돌연 기사를 내린 KBS 사태와 관련, 청와대 압력에 뉴스를 내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기사를 작성했던 기자가 오보가 아니라고 확인해줬음에도 청와대 측의 항의에 KBS의 당초 기사 내용이 변경되고 삭제되는 등 외압 정황이 뚜렷한 모양새로, 이는 사법적 처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세월호 보도와 관련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보도국장에 전화를 건 사실이 ‘압력행사’로 방송법 위반 혐의로 현재 기소된 사실을 볼 때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자 수사대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KBS공영노동조합(위원장 성창경)은 2일 성명을 통해 관련 사실을 적시하며 “청와대 압력으로 대통령 뉴스 조작했느냐”며 자사의 태도를 비판했다.

공영노조는 “오보가 아닌데도 기사를 바꾸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심각한 사태”라며 “결국 KBS가 청와대의 뜻대로 거짓 보도를 한 셈 아닌가. 대통령이 면담하고서 비서실장이 만난 것처럼 속인 것은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재벌들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온 약속과 배치되는 것이라 국민의 비난을 받을까봐 그런 것인가? 일각에서는 UAE상황이 아주 심각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박근혜 정권에서 이정현 홍보수석이 세월호 보도와 관련해 KBS보도국장에게 전화해 항의하며 ‘잘 봐달라고 부탁한 것’을 놓고 외압이라며 공격했던 세력이 누구인가? 바로 지금의 문재인 정권 아닌가?”라며 “이정현 전 수석의 그 전화가 ‘보도개입’이었다며, 방송법 위반혐의로 기소했다면 현 홍보수석도 사퇴하고 수사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공영노조는 “KBS는 이번 사건의 전말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혀야 한다”며 “대체 청와대의 누가 기사를 다시 작성하라고 압력을 넣은 것인지, 사실관계를 남김없이 상세하게 다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KBS 단독 보도로 나갔다가 돌연 삭제된 기사, 캡처 이미지
KBS 단독 보도로 나갔다가 돌연 삭제된 기사, 캡처 이미지

- 이하 성명서 전문 -

■ (KBS공영노조 성명서) 청와대 압력으로 대통령 뉴스 조작했나? ■

지난해 12월 28일 KBS는 9시뉴스에서 최태원 SK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독대했다는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그것도 톱뉴스였다.

문재인 정권이 UAE 관련 전 정권이 벌여온 사업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UAE가 반발해 한국기업들이 수주해온 사업들이 백지화 될 위기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SK 역시 2조 원대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최 회장이 문 대통령을 단독으로 만나 도움을 요청했다는 내용이었다.

# KBS, <문 대통령 최태원 회장 단독면담 보도> 삭제

이는 청와대와 재계 등 복수의 관련자를 통해 확인한 것으로, 각종 의혹이 많았던 임종석 비서실장의 UAE 방문목적을 밝힌 기사였다.

이 기사로 인해 실장의 UAE 방문목적이 장병위로 등이었다는 그간의 청와대 발표가 거짓으로 드러났다. ‘재벌총수가 직접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해 그 애로사항을 설명했고, 이에 임 실장이 급히 문제해결을 위해 중동으로 날아갔다’는 것이 기사의 핵심이었다.

문제는 방송이 나가고 나서 발생했다. 전언에 의하면 청와대측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며 항의했고, 그 다음날 KBS는 인터넷에서 단독보도 내용을 삭제했다.

# 청와대 항의 후 ‘임종석 실장이 최 회장 면담’으로 둔갑, 기자, “대통령 면담 오보 아니다”

KBS는 그 대신, 다음날 다시 ‘단독보도’ 형식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아닌 임종석 비서실장이 최태원 SK회장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나머지 내용은 전날의 뉴스와 비슷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전날 기사가 삭제된 것에 대해 의혹이 증폭되자 KBS가 홈페이지의 시청자게시판에 “대통령의 단독면담이 아니라 배석자가 있어서 기사를 내렸다” 고 밝힌 점이다.

그래 놓고 다음날의 후속 보도에선 대통령 면담에 배석자가 있었다가 아니라 “임종석실장이 최 회장을 만난 것”으로 회동의 주체가 또 한 번 달라져버렸다.

그리고 기사 삭제 등으로 인해 비난이 안팎에서 일자, KBS는 연휴기간 슬그머니 원래 기사를 다시 올려놓았다.

공영노조는 기사 작성 기자와의 통화를 통해, ‘처음 기사가 오보가 아니’라는 증언을 확보했다. 해당 기자의 말은 “자세한 내용은 상급자인 데스크에게 물어보라”는 것이었다.

데스크 역시 최초 기사를 부정하지 않고 국익 차원에서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방송 다음날 언론비평지인 <미디어 오늘> 보도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 “오보 아닌데도 기사를 수정한 것은 압력에 의한 거짓보도”

오보가 아닌데도 기사를 바꾸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심각한 사태다. 결국 KBS가 청와대의 뜻대로 거짓 보도를 한 셈 아닌가.

대통령이 면담하고서 비서실장이 만난 것처럼 속인 것은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재벌들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온 약속과 배치되는 것이라 국민의 비난을 받을까봐 그런 것인가? 일각에서는 UAE상황이 아주 심각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 전 홍보수석, 세월호 사고 때 보도국장에 전화 항의한 것 때문에 ‘압력 행사’로 방송법 위반 기소

우리는 이 사안을 아주 심각하게 보고 있다.

과거 박근혜 정권에서 이정현 홍보수석이 세월호 보도와 관련해 KBS보도국장에게 전화해 항의하며 ‘잘 봐달라고 부탁한 것’을 놓고 외압이라며 공격했던 세력이 누구인가? 바로 지금의 문재인 정권 아닌가?

이정현 전 수석의 그 전화가 ‘보도개입’이었다며, 방송법 위반혐의로 기소했다면 현 홍보수석도 사퇴하고 수사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 청와대 외압으로 기사가 바뀐 것은 명백한 방송장악

아무리 내로남불 정권이라고 하지만 이건 정말 용서할 수 없다.

언론 자유를 말살하는 방송장악의 실체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현 정권에서 언론, 특히 방송이 문재인 코드에 맞춰 비판대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지만, 이번 사건은 결코 그냥 넘길 수 없는 사안이다.

KBS는 이번 사건의 전말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혀야 한다.

대체 청와대의 누가 기사를 다시 작성하라고 압력을 넣은 것인지, 사실관계를 남김없이 상세하게 다 밝혀야 한다.

# UAE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진실 밝혀야

또한 UAE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보도해야 한다.

막연하게 ‘국익’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덮어둘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럴수록 오히려 더 의혹만 살 뿐이다. 이는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하는 것이다.

그토록 국익을 따지는 정부라면 어떻게 수십조 원 이상의 미래 먹을거리가 걸려있는 원전 사업에 대해선 그렇게 쉽게 폐지를 결정할 수 있단 말인가?

국익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의 전말은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국민은 문재인 정권이 알려주는 소식이 아니라 진실을 알고 싶다.

KBS는 문재인 정권의 방송이 아니라 전 국민의 방송이다.

2018년 1월 2일 KBS공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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