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최태원 회장 특종 기사 삭제 사태 일파만파…“KBS가 정권 위해 특종을 오보로 만들어”
KBS 최태원 회장 특종 기사 삭제 사태 일파만파…“KBS가 정권 위해 특종을 오보로 만들어”
  • 박주연
  • 승인 2018.01.0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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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노조 “문 대통령이 최태원 회장 만난 사실을, 임종석 실장이 만난 것으로 바꿔치기 하라고 누가 지시했나…KBS 역사 상 가장 수치스런 일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것”
KBS 단독 보도로 나갔다가 돌연 삭제된 기사, 캡처 이미지
KBS 단독 보도로 나갔다가 돌연 삭제된 기사, 캡처 이미지

KBS의 최태원 SK 회장 관련 특종 기사 삭제건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이 최태원 회장과 만났다는 기사가 최 회장이 만난 건 대통령이 아닌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바뀌는 등 팩트 변경 배경에 청와대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

해당 기사를 특종한 취재 기자와 데스크마저 문 대통령과 최 회장이 만난 사실을 부인하지 않음에도 KBS 측이 결과적으로 기사를 오보로 만드는 등 KBS가 현 정권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KBS공영노동조합(위원장 성창경)은 KBS 특종 기사 삭제 사태와 관련해 어제에 이어 오늘(3일)도 성명을 통해 날선 비판에 나섰다.

공영노조는 이날 <특종을 오보로 만든 자, 책임지고 사퇴 하라>란 제하의 성명을 통해 “보도를 한 기자는 첫 보도 내용이 오보가 아니라고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 상급자인 데스크도 최 회장이 대통령을 만난 것을 부인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을 비서실장으로 보도내용을 바꾸고, 그것도 청와대의 압력을 받고 바꾼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시청자를 우롱한 처사이고 국민을 속인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당일의 면담에 대해서도 구체적 내용들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최태원 회장을 만났을 때, SK에서는 이노베이션 사장이 배석했고, 청와대는 임종석 실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어제 (1월 2일) 성명에서 청와대의 외압에 대해 언급했다. 문제는 KBS가 이런 외풍을 막아내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앞장서서 정권을 위해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것이 솔직한 우리의 판단”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공영노조는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특종보도를 오보로 만든 자 누구인가? 누가 문 대통령이 최태원 회장을 만난 사실을, 임종석 실장이 만난 것으로 바꿔치기 하라고 지시했나?”라며 “보도본부 책임자에게 다시 묻는다. 청와대의 항의 내용과 최초 기사를 내리고 다음날 기사를 바꿔 보도한 경위를 설명하라. 경험에 따르면 이런 일들은 윗선의 지시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에 대한 특종기사를 삭제한 것도 모자라, 그 다음날 대통령을 엉뚱하게 비서실장으로 바꿔치기해서 거짓내용으로 보도하게 했다면, 이것은 그야말로 기자의 양심에 대한 고문이자 치욕”이라며 “아무리 영욕으로 점철되었던 KBS 역사라 해도 일찍이 이런 일은 겪어보지 못했던 일이다. 부끄럽고 참담하다. KBS 역사 상 가장 수치스런 일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것임에 틀림없다”고 개탄했다.

또한 “더 이상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말고 보도책임자는 진상을 밝히라”면서 KBS 기자협회와 언론노조 측도 즉각 진상조사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공영노조는 아울러 “청와대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SK 최태원 회장 면담보도에 대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하 성명서 전문 -

■ (KBS공영노조 성명서) 특종을 오보로 만든 자, 책임지고 사퇴 하라 ■

KBS가 특종을 오보로 만든 사건에 대한 파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미 알려진 대로, KBS는 지난해 12월 28일 9시 뉴스에서 최태원 SK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고 톱기사로 보도했다. 그런데 그 이튿날 KBS는 최태원 회장이 만난 사람이 대통령이 아닌 임종석실장이라고 내용을 바꿔 역시 9시 뉴스에 보도했다.

# “문 대통령과 최태원 회장 면담, 임종석 실장. SK이노베이션 사장 배석”

청와대가 보도내용을 부인했다는 것이었다. 대통령이 아니라 임종석 실장이 최 회장을 만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도를 한 기자는 첫 보도 내용이 오보가 아니라고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 상급자인 데스크도 최 회장이 대통령을 만난 것을 부인하지 않았다.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을 비서실장으로 보도내용을 바꾸고, 그것도 청와대의 압력을 받고 바꾼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시청자를 우롱한 처사이고 국민을 속인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당일의 면담에 대해서도 구체적 내용들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최태원 회장을 만났을 때, SK에서는 이노베이션 사장이 배석했고, 청와대는 임종석 실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제 (1월 2일) 성명에서 청와대의 외압에 대해 언급했다. 문제는 KBS가 이런 외풍을 막아내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앞장서서 정권을 위해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것이 솔직한 우리의 판단이다.

# 대통령을 비서실장으로 바꿔치기 한 것은 ‘기사조작’

# 상부 지시가 아니고는 일어날 수 없어, 누구인가?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특종보도를 오보로 만든 자 누구인가? 누가 문 대통령이 최태원 회장을 만난 사실을, 임종석 실장이 만난 것으로 바꿔치기 하라고 지시했나?

보도본부 책임자에게 다시 묻는다.

청와대의 항의 내용과 최초 기사를 내리고 다음날 기사를 바꿔 보도한 경위를 설명하라. 경험에 따르면 이런 일들은 윗선의 지시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8일 밤 10시쯤 청와대로부터 항의를 받은 후, 이 기사는 이미 편집돼있던 밤 11시 뉴스에서 빠졌고, 그 다음날 아침 뉴스에서도 빠졌다.

그 경위를 설명하라.

또한 이미 나간 뉴스 내용도 인터넷에서 삭제한 이유를 밝혀라.

# 기자에게 거짓 내용 보도 강요는 고문이자 치욕

# 기협과 노조도 진상조사 촉구해야

대통령에 대한 특종기사를 삭제한 것도 모자라, 그 다음날 대통령을 엉뚱하게 비서실장으로 바꿔치기해서 거짓내용으로 보도하게 했다면, 이것은 그야말로 기자의 양심에 대한 고문이자 치욕이다.

아무리 영욕으로 점철되었던 KBS 역사라 해도 일찍이 이런 일은 겪어보지 못했던 일이다. 부끄럽고 참담하다. KBS 역사 상 가장 수치스런 일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것임에 틀림없다.

파업 중이기 때문에 어수선해서 그런 보도가 나갔다고 둘러대지 마라.

이 보도 건은 파업과 상관이 없는 것이다.

더 이상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말고 보도책임자는 진상을 밝혀라.

그리고 법적 도의적 책임을 져라. 기자협회도 어영부영하지 말고 진상조사단을 꾸려라.

이런 사안이 다른 정권에서 일어났다면, 가만히 있었을 기자협회인가.

조용했을 민노총의 언론노조인가.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잣대를 달리 해, 현 정권을 비호하려하지 말라.

즉각 진상조사에 나서라.

# 청와대도 진상을 밝히고 국민에게 사죄해야

또한 청와대에도 요구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SK 최태원 회장 면담보도에 대한 진실을 밝혀라.

왜 자꾸 사실을 은폐하려 드는가.

설마 전임 대통령을 정경유착에 대한 죄로 탄핵하고, 구속시킨 뒤라서, 대통령 자신의 재벌 면담을 숨기려는 것인가?

그리고 대통령 면담 사실을 숨기려고 언론사에 압력을 넣은 것이 사실이라면, 국민을 속인 죄를 사죄하라. 또한 여론을 조작하고 보도를 통제 한 당사자를 즉각 사법처리하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말라. 국민을 바보 취급하지 말라. 국민은 조작이 아닌 사실에 입각한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제는 더 이상 쇼와 조작으로 국민들을 속이는 정권을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2018년 1월 3일 KBS공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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