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제 수준 지방분권개헌 막아야 한다”
“연방제 수준 지방분권개헌 막아야 한다”
  •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
  • 승인 2018.01.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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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개헌 [反]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내외신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신년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말해 개헌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꺼낸 개헌 카드

문재인 대통령은 “헌법은 국민의 삶을 담는 그릇인데, 국가의 책임과 역할, 국민의 권리에 대한 우리 국민의 생각과 역량이 30년 전과는 크게 달라졌다”며 “30년이 지난 옛 헌법으로는 국민의 뜻을 따라갈 수 없다”며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어 “개헌은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자 지난 대선에서 모든 정당과 후보들의 약속”이라고 말해 정치권을 압박하면서 개헌의 당위성과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국민 투표를 실시하겠다는 뜻을 국민들에게 직접 알렸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려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국회가 책임 있게 나서주시기를 거듭 요청한다”면서 국회에서 개헌안을 만들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어 “국회 개헌특위 논의가 2월에 합의를 통해서 3월에 발의가 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면 국회를 기다릴 생각”이라며 “그러나 그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정부가 보다 일찍 개헌 준비를 자체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구체적인 일정까지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0년이 지난 옛 헌법으로는 국민의 뜻을 따라갈 수 없다”며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시대가 변했으니 시대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는데도 문재인 대통령과 그 지지 세력들은 보수층이 우려하는 대북관(對北觀)이 변했는지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국회 정문에서 국회의사당을 바라본 모습 / 연합
국회 정문에서 국회의사당을 바라본 모습 / 연합
개헌의 진정성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제주해군기지 건설, 한미 FTA 협정을 반대했으며 국익을 위해 추진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과 4대강 건설도 극렬하게 반대했다.

이는 집권을 위한 정치공학적 판단으로 야권이 집권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반대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을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보수층에서는 통일의 그날까지는 지금의 헌법 한 글자도 손대면 안 된다는 생각들이 있다.

작년 19대 대선을 앞둔 3월 15일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만나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을 골자로 한 헌법 개정안에 잠정 합의하고 5월 9일 치러지는 대선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정치인이 무슨 권한으로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를 결정하느냐” “그런 권한을 누가 줬냐”며 반대하며 더불어민주당은  3당의 합의안에 대해 “국민은 안중에 없는 정략적 졸속합의”라고 비판했다.

당시 정치권은 문재인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에 대해 집권이 눈앞에 있다고 생각하니 국가와 국민은 어떠하든 5년 간 제왕적 권력을 실컷 누리겠다는 것으로 국민에게 개헌에 대한 반감을 가지게 하려는 책략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은 국민에게 정치개혁의 비전을 제시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진정성이 수반되어야 한다.  국회의 발의를 거쳐 국민이 직접 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은 ‘내로남불’식으로 진정성이 결여된 것이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을 지난 10일 제안했지만 이미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주도로 작년 11월 지방분권 개헌 국민회의가 결성돼 ‘천만인 서명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지방분권 개헌 국민회의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등이 참여해 지난 2월 구성됐다.

대선 후 문재인 대통령이 지방자치의 날 기념사에서 지방분권 개헌을 천명하고 행정안전부가 자치분권 로드맵을 발표하자 각 지자체가 작년 11월부터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는 읍면동 통장들이 서명운동 추진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권력이 개입했다는 증거로 진정성 상실이다.

권력구조에는 관심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뜻이 국가운영에 정확하게 반영되도록 국민주권을 강화해야 한다”며 “국민의 기본권을 확대하고,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해 권력구조보다는 헌법전문과 ‘제2장 국민의 권리와 의무’의 개정에 더 무게를 뒀다.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은 지난 12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단계적 개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자치분권과 기본권은 합의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합의되는 데까지 1차적으로 개헌을 하고, 정부형태 같은 문제는 선거제도 문제도 있으니까 나중으로 미루든가 하는 2차 개헌도 생각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개헌은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국민주권적 개헌 및 국민참여 정치개혁’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인 국민 인권을 우선하는 기본권 확대를 헌법과 법률에 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국회개헌특위 자문위의 권고안인 자유민주주의 대신 ‘자유롭고 평등한 민주주의 실현’ 또는 ‘민주적 기본질서’를  수용할 시 시장경제질서를 무너뜨리려 한다는 보수층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생각하는 ‘국민의 기본권 확대’는 지난 12월 12일 개헌 관련 의원총회에서 우원식 원내대표의 말에서 잘 알 수 있다.

우 대표는 “5·18과 같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도약을 이뤄낸 역사적 사건을 담는 것은 본격적인 국민주권 시대 개막에도 부합하는 일”이라고 말한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즉 국민의 기본권 확대라는 것이 진보진영의 가치를 헌법에 담겠다는 것으로 예를 들면 양성평등을 성 평등으로 바꿔 동성애자를 법적으로 인정하겠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는 ‘동성애·동성혼’ 결혼이 가능해져 전통적인 가정문화가 파괴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7일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 강력한 지방분권 공화국을 주요 국정목표로 제시하며 “제2 국무회의를 제도화하고 자치입법권,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 자치복지권의 4대 지방 자치권을 헌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월 12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경남지역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월 12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경남지역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
진보단체가 지방행정 장악할 것

중앙정부 권력의 지방 이양을 포함한 권력 분산과 재정 분산 등 개헌안에 명시할 지방분권의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논의된 ‘연방제 수준 자치분권 실시’, ‘자치기본권’, ‘국민발안권·국민투표권·국민소환권’, ‘지방정부 명칭’ 등을 헌법에 명시하겠다는 것이다.

‘연방제 수준 자치분권 실시’을 헌법에 담으면 북한과의 연방제 통일로 가는 초석을 까는 것으로 보수층의 거센 반발이 예견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지방정부가 단순한 행정 사무를 자치하는 데서 넘어서서 재정, 조직, 인사, 복지에 대해서도 자치권과 분권을 확대해 나간다면 지방을 발전시키는 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주민투표 확대와 주민소환 요건 완화 등이 실시되면 보수우파 출신이 선출된 광역단체도 잘 훈련된 진보단체의 감시와 압박으로 제대로 도정(道政)을 펼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수우파의 본거지인 경상남도 도지사 시절 무상급식 중단 건으로 결국은 무산됐지만 진보시민단체가 주도하는 주민소환투표 운동에 곤혹을 치렀다. 주민소환권은 진보세가 강한 서울과 호남보다는 충청과 영남권에서 비일비재 일어날 것으로 보여 국론분열이 예견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등도 지난 대선 때 지방선거 때 개헌투표를 함께하자고 공약했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는 최근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투표를 하겠다는 공약을 뒤집고 “개헌은 시기의 문제가 아니고 내용의 문제”라며 개헌을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하자고 생각을 바꿨다.

그렇다면 홍준표 대표의 개헌에 대한 생각은 어떤 것일까. 사실 홍준표 대표는 아직 개헌에 대한 당위성과 필요성, 그리고 정치공학적 판단 등 정리된 것 같지는 않다. 상황에 따라 편의적으로 해석해 밝히는 정도다.

홍준표 대표는 1월 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최근 언론에 공개된 진보좌파 진영이 중심이 된 헌법자문위원회의 발표 내용을 보면 사회주의 경제체제로의 변경”이라며 “저들의 속셈이 무엇인지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말해 개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경남도지사 시절인 2017년 2월 23일 홍준표 대표는 개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대선) 유력주자가 반대하면 개헌은 절대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해 본인의 개헌에 대한 본인 판단보다는 현실적 정치 상황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87년 체제 종식의 당위성은 있으나 현실성이 없는 주제 갖고 거기에 매달리는 것은, 대선은 아예 생각하지도 못하고 거기에 매달려 정치적으로 논쟁거리를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표는 2014년 10월 취임 100일을 맞아 K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개헌을 하려면 (개헌에 부정적인)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게 해야 한다”고 말해 최고통치권자의 의중이 중요함을 나타냈다.

홍준표 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 등 과거 대통령이 선거 공약에서 개헌을 약속했지만, 막상 당선되고 나면 개헌을 추진하지 않았다”고 지적해 임기 초 개헌을 추진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을 어떻게 해석할지 궁금하다.

그는 “5년 단임제인 우리나라 대통령은 재임 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데, 개헌을 추진하면 블랙홀처럼 모든 것이 개헌에 매몰돼 국정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은 정치적으로 볼 때 박근혜 탄핵으로 분열된 보수우파를 개헌 반대 하나로 다시 결집시킬 수 있어 정치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양자 구도로 만들어 보수우파가 뭉치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개헌은 지방선거 전략용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은 여야 모두 블랙홀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개헌이 국민투표로 이어져 통과된다면 문재인 정권의 정권 재창출에 파란불이 켜지며 중앙정부의 확실한 권력장악을 위한 2단계 권력구조를 위한 개헌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지방선거에서 개헌이 무산되고 더불어민주당이 패배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바로 레임덕 방지를 위해 연정을 위한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에 나설 것이다. 물론 야권이 힘 빠진 대통령 회생시키기 위해 동참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홍준표 대표는 그 반대로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지방선거에서 무산시키고 승리한다면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확실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지방선거에서 패패하고 개헌을 막지 못하면 대표직 사임은 물론 정계 은퇴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번 문 대통령의 개헌 카드는 실현 가능성보다는 지방선거에서 호남지역이 국민의당으로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이슈 집중화를 통해 지지세력 결집을 위한 선거전략용에 더 비중이 크다 할 수 있다.

개헌이 무산되어도 지지세력을 결집해 지방선거에 승리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순항할 것이며 이후 다가올 2차 개헌전쟁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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