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에 들이댄’ 한겨레출신 김의겸, 청와대 입성
‘문 대통령에 들이댄’ 한겨레출신 김의겸, 청와대 입성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1.29 15: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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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청와대 윤창중 전 대변인에 “박근혜 대통령에 들이댄 것”비난하더니 자신도 똑같은 전철 밟아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지방선거 출마를 이유로 사의 의사를 밝힌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후임으로 김의겸 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를 발탁하면서 김 전 기자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전 기자는 당초 문 대통령 취임 초 초대 청와대 대변인에 거론되기도 했으나, 직을 고사하고 한겨레에 남았다. 김 전 기자는 지난 716일 한겨레신문에 사표를 제출했다.

김 전 기자는 지난 20169K스포츠재단 배후에 이른바 비선실세 최순실이 있다고 보도하는 등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내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문 대통령 입장에선 대선공신이라는 평가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국민의당은 청와대 대변인은 언론계 코드인사라고 비판하는 등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권 초 논란이 되어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되지 못한 언론사 기자 출신을 대변인으로 발탁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는 바라며, “현직에서 바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어서 괜찮다는 말이냐면서 현 정권에 우호적인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사의 기자 출신을 대변인으로 발탁하는 것은 내부 인사적 성격이 있다고 비아냥거리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김 전 기자가 특별한 관심을 받는 것은 그간 그가 쏟아낸 칼럼 등 다수의 글 때문이기도 하다. 김 전 기자의 청와대행은 한겨레신문사에 재직하면서 이전 정권을 향해 날카롭게 지적했던 그의 주장과도 정면으로 배치되어서다.

김 전 기자는 지난 2013516일자 칼럼 <들이대는 녀석들의 심리학>에서 성추문 의혹에 휩싸였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윤창중의 들이대기는 여성뿐만 아니라, 권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며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이후 그가 쓴 모든 신문 칼럼과 방송에서 한 말들은 결국 박근혜 대통령에게 들이댄 것이다. 자신을 써달라는 구애 행위라고 신랄하게 비꼬았다.

윤 전 대변인이 청와대에 입성하기 전 쓴 칼럼과 발언들이 최고 권력자에 대한 들이대기였을 뿐이라며 맹비난한 김 전 기자 역시 당시 야권의 의심할 바 없는 대선주자였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인 글들을 여럿 썼다.

눈 뜨고 못 볼 문재인 미화

대표적으로 몇 편을 꼽아본다면, 김 전 기자는 2012129일자 칼럼 <문재인의 서재, 박근혜의 서재>에서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상대 박근혜 후보와 비교하면서 우호적으로 묘사했다.

문재인의 서재를 구경한 적이 있다. 첫 느낌은 인권변호사, 맞네!’였다. 1980년대 사회과학 서적이 손때가 묻은 채 책장에 빼곡했다. 월간지 <>도 창간호 무렵부터 쌓여 있었다. 74년도에 나온 <전환시대의 논리>도 눈에 띄었다. 문재인이 특전사 일병 시절 간 크게도, 장교에게 읽어보라고 건넸다는 당시의 특급 금서다. 노무현 대통령이 운동권 83학번이라고 불렸는데, 그쪽 경력으로 따지면 문재인이 한참 선배인 셈이다.

그런데도 분위기가 딱딱하지만은 않았다. ·소설 덕이다. 특히 웬만한 대하소설은 다 있는 듯했다. 박경리의 <토지>, 황석영의 <장길산>, 조정래의 <태백산맥> 등은 말할 것도 없고, 미하일 숄로호프의 <고요한 돈강>도 있었다. ‘총선 징발을 피해 달아난 뒤 덥수룩하게 수염 기르고 히말라야 산등성이를 어슬렁거렸던, 그의 낭만성이 그런 책들에서 배태되었지 싶다.“

김의겸 신임 청와대 대변인이 과거 문재인 대통령에 관해 쓴 칼럼. 일부 캡처 이미지
김의겸 신임 청와대 대변인이 과거 문재인 대통령에 관해 쓴 칼럼. 일부 캡처 이미지

김의겸 전 기자의 2015318일자 칼럼 <“노무현 2배의 학습능력문재인의 경제 실력은?>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몇년 전 숨어사는 문재인을 취재하러 갔다가 그의 서재를 구경한 적이 있다. 책은 사방을 가득 채웠고 그 빛깔은 다채로웠다. 변호사답게 낡은 법서들이 제일 좋은 자리에 모셔져 있었다. 1980년대 사회과학 서적은 손때가 묻은 채 책장에 빼곡해 젊은 시절의 고뇌와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뭉텅이 뭉텅이로 눕혀져 있는 대하소설은 서재를 흐르는 강 같았고, 드문드문 보이는 야생화 도감은 책 먼지 사이에서 풀꽃 같은 향기를 피우고 있었다.”

문 대통령의 서재를 본 소감을 이처럼 다양한 형용사를 동원해 극도로 미화했던 김 전 기자는 이 칼럼에서 경제에 관심이 없어 보였던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변했다며 자신과 당의 운명을 온통 경제에 다 걸었다면서, 한 참모는 노무현 대통령보다 학습능력이 두 배는 뛰어난 것 같다고 했다며 다시 미화했다.

김 전 기자는 칼럼 마지막에 지도자에게는 개인의 학습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필요한 게 사람을 쓰는 방법이다. 문재인의 경제 실력도 누구를 모셔 오는지에서 결정날 것이라는 충언(?)을 덧붙이긴 했지만, 칼럼 전체적으로는 문 대통령의 안목과 노력을 칭찬한 논지였다.

김의겸 신임 청와대 대변인이 과거 문재인 대통령에 관해 쓴 칼럼. 일부 캡처 이미지
김의겸 신임 청와대 대변인이 과거 문재인 대통령에 관해 쓴 칼럼. 일부 캡처 이미지

이 같은 글들은 김의겸 전 기자가 윤창중 전 대변인을 비난한 논리대로라면, “결국 문재인 대통령에게 들이댄 것이다. 자신을 써달라는 구애 행위란 평가가 가능하다.

일부 언론은 청와대가 김의겸 전 기자를 선택한 것을 두고 향후 언론 보도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김의겸 대변인은 언론노조 기관지격인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지난해 5월 청와대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기는 게 한겨레 윤리 정신에 맞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 상태로 가는게 청와대에도 부담이 될 것 같았다면서 “(내정 소식과 관련해) 28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라는 통보를 받았다. 해야 할 일의 무게감과 중량감 때문에 걱정이 많이 앞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미화와 칭송으로 지면을 메꾸었던 김의겸 신임 청와대 대변인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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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오 2018-01-29 20:09:58
김기자의 들이대기는 로맨스 윤창중의 들이대기는 불륜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