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시즌2 로 가즈아!” 해직기자 최승호의 MBC
“노무현 시즌2 로 가즈아!” 해직기자 최승호의 MBC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1.29 20:56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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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시사프로그램은 보수정권 공격, 예능프로그램은 민주당 정치인들 홍보

MBC가 ‘노무현 시즌2’로 돌아왔다. 김장겸 사장이 물러나 최승호 사장이 취임한 뒤 한 달 반 기간 동안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들은 문재인 정부를 옹호하고 이전 보수 정부의 과거를 파는 아이템들로 채워졌다.

최 사장은 직접 나서 이전 정부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김성주 씨 등 방송인들을 향해 공개적으로 ‘배제’ 선언을 하며 사실상 ‘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가는 모양새다. 전임 사장에서 임명된 주요 간부 및 보직자들도 대거 물갈이 됐다.

대신 문재인 정권과 긴밀한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측 인사들이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 등 제작 전면에 나섰다. 그렇다면 최승호 사장 체제의 MBC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졌을까?

뉴스 프로그램이 확 바뀌었다. 이상현, 배현진 앵커를 하차시키고 언론노조 측 앵커를 내세운 ‘뉴스데스크’는 최 사장 취임 첫날인 지난 12월 8일 “MBC 보도가 시청자 여러분께 남긴 상처들을 거듭 되새기며, 철저히 반성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향후 MBC 보도 방향을 예고했다.

이날 뉴스데스크는 이전 박근혜 정부에서 채용된 공공기관 채용 비리 의혹을 비롯해 대부분 현 정권과 노조 측 입맛에 맞는 이슈와 논조로 보도됐다.

최승호 MBC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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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의 이 같은 보도 방향과 논조는 현재까지 일관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을 표적으로 삼은 듯 민감한 보도를 이어가며 이 전 대통령 측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UAE 방문 의혹과 관련, 지난 12월 11일 뉴스데스크는 ‘[단독] 이례적 중동 특사 파견...MB 비리 관련?’이란 리포트를 통해 “특사 방문의 진짜 이유는 과거 정권의 비리 문제와 관련돼 있다고 정부 관계자가 MBC에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달 26일에도 여권이 집요하게 매달리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 의혹과 관련해 미국 다스 하청 용역업체를 운영한다는 익명의 취재원을 등장시켜 “(이 전 대통령이) 퇴임 후인 2014년, 미국 앨라배마의 다스 미국 법인을 조용히 들렀었다는 증언이 새롭게 나왔다”고 보도했다.

보도가 나간 후 이 전 대통령 측은 “최승호 PD가 MBC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보도를 연이어 하고 있다”며 해당 보도들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그럼에도 MBC는 다스 의혹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1월 12일 ‘[단독] 검찰, 다스 실소유주 규명할 중요 서류 확보’ 리포트를 통해 “다스 비자금 수사에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관여 정황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국정원 특활비 의혹과 관련한 보도도 더하며 이 전 대통령을 향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쥐고 있다. 이는 여권의 흐름과 발을 맞추는 것으로 비춰진다.

뉴스데스크의 날선 공세는 보수 정부 두 전직 대통령에 관한 것 뿐만 아니다. 논란이 된 주요 이슈에서 문재인 정부를 대신해 반박하거나 옹호하고, 이른바 보수진영을 공격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확 바뀐’ MBC, 자유한국당과 보수진영은 공격, 文정부와 민주당은 옹호

우리은행의 인공기 달력 논란을 다룬 1월 3일 방송 ‘인공기 달력 논란…안보불감증?’이란 리포트는 “인공기가 은행 달력에도 등장하는 그런 세상이 됐습니다. 금년 선거는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그런 선거가 될 겁니다”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을 비롯해 야당이 이를 문제삼고 있다고 전했다.

리포트는 어린 학생이 그린 그림이라는 점, “평화로운 통일나무가 자라는 그림에서 통일을 바라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는 심사위원의 심사평을 전하면서, “그런 어린이의 마음이 안보불감증 논란으로 번진 셈”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인공기 소지에 대한 대법원 무죄 판례를 소개하며 “이번 그림이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인지가 (이적표현물 여부) 쟁점이 될 건데요. 시청자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습니까?”라고 보도했다. ‘고작 어린아이가 평화통일을 바라는 마음에서 그린 인공기를 가지고 야당이 색깔론을 제기한다’는 취지의 논조가 명확히 읽혀졌다.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지나치게 본다는 의미의 ‘평양올림픽’ 풍자가 화제로 떠오른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서도 MBC는 자유한국당에 직접 반박하는 태도를 보였다.

1월 23일 방송 ‘‘올림픽 색깔론’ 자유한국당의 내로남불?’ 리포트를 통해 뉴스데스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평양 올림픽이다 하면서 조롱하는 듯한 말을 자유한국당에서 연일 쏟아내고 있다”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들을 초청하자고 제안했다는 사실을 적시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비판적인 한국당 의원들의 관련 발언을 소개한 뒤 “그때나 지금이나 선수들은 땀을 흘리고 응원단은 승리를 외치는 건 다름이 없는데 그때 여당이 지금 야당이 됐다는 것만 달라졌다”며 내로남불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평양올림픽이라는 일종의 ‘비꼼’ 현상은, 북한에 대한 정부의 저자세에 불만을 품은, 국민 사이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여론에 야당이 올라탄 것으로 봐야 한다. 고공지지율을 그리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대폭 하락한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런데도 공영방송 MBC는 이 같은 국민적 여론은 무시한 채 직접 야당 비판에 열을 올린 셈이다.

시청자들은 최승호 사장 취임 후 편파보도로 악명을 떨쳤던 노무현 정부 시절을 재현한 듯한 뉴스데스크에 아직까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때 타사 경쟁 뉴스 프로그램인 SBS 8시뉴스와 엎치락뒤치락하기도 했으나, 좀처럼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모양새다.

8시뉴스와 거의 3배에 가깝게 뒤처지는 날도 있어 뉴스데스크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해 12월 7일 최승호 사장이 취임한 후 일부 언론은 ‘달라진 MBC 뉴스데스크에 시청률 상승’, ‘배현진 빠진 MBC 뉴스 시청률 올랐다’ 등으로 보도했으나 현실은 사뭇 달랐다.

시청률 조사기관 TNMS(전국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5일까지 뉴스데스크가 2%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날이 여러 차례였다. 1월 4일 2.9%, 10일 2.9%, 11일 2.9%로, 같은 날 SBS 8시뉴스는 각각 7.7%, 7.4%, 7.5%였다.

다른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전국조사)에서는 같은 날 뉴스데스크는 각각 3.3%, 3.2%, 3.1%였고, SBS 8시뉴스의 경우 5.7%, 6.1%, 6.2%였다.

뉴스데스크는 TNMS 조사결과 12월에도 2%대 시청률을 기록한 날이 두 번 있었다. 12월 3일 2.9% 19일 2.9%였다. 같은 날 8시뉴스는 각각 5.9%, 8.0%였다. 이 같은 결과는 같은 조사에서 최승호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11월, 2%대 시청률을 기록한 적이 없어 대비된다.

최승호 사장 취임 후 평균 시청률 격차도 벌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TNMS 조사결과 11월 1일부터 12월 6일까지 뉴스데스크는 3.8%, 8시뉴스는 6.8%였다. 최 사장 취임 후인 12월 7일부터 15일까지 뉴스데스크는 3.8%, <8시뉴스>는 7.1%였다.

예능프로에도 정치인들 등장

달라진 MBC의 모습은 메인 뉴스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게 아니다. ‘PD수첩’은 최승호 사장 취임 후 언론노조의 입장을 담은 <MBC몰락, 7년의 기록>, <방송장악 10년, KBS를 지키러 왔습니다?> 두 편을 연속 내보낸 뒤 2017년 3월 31일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의 실종 문제를 다룬 ‘스텔라데이지호, 국가의 침몰’, ‘국정원과 가짜보수’ ‘흔들리는 사법부, 적폐는 누구인가?’ 등의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했다. 모두 이전 보수 정부와 보수 인사들에게 칼날을 겨눈 내용들이다.

시사교양 프로그램 ‘MBC스페셜’은 “새롭게 시작하는 MBC스페셜의 첫 카메라는 우리 사회 가장 큰 적폐 중 하나였던 MBC 스스로를 비춘다”며 보수 정권 당시 MBC 보도를 비판한 ‘내 친구 MBC의 고백’ 편에 이어 김미화, 주진우, 진중권, 이외수 등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오른 촛불 주역들을 다룬 ‘블랙리스트, 촛불을 만나다’,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다룬 ‘36,700년의 눈물’ 등을 방송했다.

1월 29일 첫 방송되는 시사교양 ‘도올스톱’도 논쟁적 프로그램으로 보인다. ‘도올스톱’은 도올 김용옥 씨가 진행하는 ‘토론 쇼’로 가짜 뉴스와 혼란스러운 여론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잠시 멈춰, ‘진짜’ 가치가 무엇인지 짚어보는 콘셉트로 알려졌다.

또 다른 시사교양 프로그램 ‘하하랜드2’ 1월 24일 방송에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반려견과 함께 국회에 출근하는 모습을 담았다. 하하랜드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교양 프로그램”으로, 이 방송이 나가자 “민주당 방송이냐” “제발 정치인들은 출연하지 말았으면” 등의 지적이 나왔다.

MBC 예능 프로그램도 전에 없던 정치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기프로그램 ‘라디오스타’ 1월 17일 방송엔 3선 도전을 시사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출연해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방송에서 “서울 시민의 삶이 얼마나 다양한가? 나보고 좌파냐 우파냐 물으면 나는 ‘시민파’라고 대답한다”, “내 SNS 팔로워수가 정치인 가운데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다음으로 많은데 240만 명이다”, “직원을 격려하기 위해 간식을 보내는데 피자만 보내 지겹다는 민원도 들어왔다” 등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면서 겪은 일화들을 소개했다.

방송 중 한 MC가 ‘박원순이 출연한다고 하자 간만에 악플이 폭발했는데 이상하게 아들, 딸 얘기가 많다’고 묻자 박 시장은 “근거도 없고 이제는 다 해결됐다”고 말했다. 아들 주신 씨의 병역비리 의혹과 딸의 서울대 미대·법대 전과 의혹 등이 모두 정리됐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박 시장에 관한 여러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방송 진행자 김구라 씨가 ‘3선 도전 당내 경선을 앞두고 정치인이 예능 프로에 나오는 것이 시선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질문하자, 박 시장은 “신문 안 봤느냐? 여론조사에서 이미 게임이 끝났더라”고 너스레를 떠는 모습도 전파를 탔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6·13)’ 180일 전인 지난달 15일부터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운동 규제’가 적용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MBC가 박원순 시장의 선거운동을 도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공직선거법 제86조에 따르면 선거운동 규제가 적용되는 날부터 자치단체장 및 입후보예정자의 홍보나 선전이 제한된다.

정파성이 강한 시사인 주진우 기자와 김의성 배우가 진행하는 ‘스트레이트’라는 탐사보도도 새로 선보인다. 최승호 사장은 지난 17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탐사보도부문을 강화하겠다며 “‘스트레이트’라는 신개념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기자와 김 배우가 진행하며 7명의 MBC 중견 기자들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최 사장은 “일회성 보도로 끝내는 게 아니라 계속 취재하면서 뿌리를 뽑아버리는 ‘스트레이트’한 탐사 보도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달라진 MBC의 논조로 볼 때, 이 프로그램 역시 민감한 소재들을 다루며 많은 논란과 화제를 뿌릴 것으로 전망된다.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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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바람 2018-01-30 14:33:59
응원합니다. 아주 잘 하고 있는 진짜 시민의 방송입니다.

염라대왕 2018-01-30 23:14:01
뭐 이런 쓰레기들이 신문이라고 ...

어이읍다 2018-01-31 08:57:31
국가를 좀먹는 쓰레기 찌라시네...제목 꼬라지 보소...

진실추구 2018-02-05 10:13:33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다 했더니
탄핵정국 때 박사모 집회에서 열심히 가짜뉴스 뿌려대던 극우언론이군요.ㅋ

강도국 2018-02-05 10:15:35
미래한국이라고 하는 걸 보니 미래당 한국당 찌라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