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자유한국당은 선대위 체제로 가야
6·13 지방선거 자유한국당은 선대위 체제로 가야
  •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
  • 승인 2018.02.0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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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지난 1월 24일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를 향해 “지금 한국당의 118석의 의석인데 지지율이 9%대가 나온다. 한국당의 의석 대비 13분의 1인 우리는 9석으로 8%가 나온다”며 “홍 대표는 지지도나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대표는 자꾸 여론조사에 시비를 걸 것이 아니라 홍 대표가 정말 뭐를 잘못했는지 철저히 반성하고 바뀌면 좋겠고 반성해서 바뀌려고 생각하면 자신이 스스로 물러나는 것 말고는 답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대표의 말은 틀리지 않다.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1월 14일 한국사회연구소 기준 10.7%. 1월 19일 한국갤럽 기준 9%, 1월 22일 리얼미터 기준 18.1% 등으로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지율이 낮다보니 지지율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은 출마를 하겠다는 후보군들이 넘쳐나고 있는 반면 보수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경북(TK) 지역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인물들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홍 대표는 1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7개 광역단체를 둘러본 소감은 바닥 민심이 우리에게 오고 있다는 것”이라며 “올 6월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확신 한다”고 호언장담했다.

홍 대표가 약속한 대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6곳 이상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하면 성공적인 당 대표 수행은 물론 차기 대선 후보도 보장된다. 또한 2020년 21대 총선 공천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 기관들의 당 지지율을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자유한국당의 승리가 예상되는 것이 아니라 경북을 제외하고는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곳이 없다.

현 자유한국당의 상황을 보면 지지층 결집과 정당 내지는 후보의 세를 넓히기 위한 밑거름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선거 경험자들에 따르면, 선거에서 당이라는 간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을 차지한다. 유권자는 인물보다는 당을 보고 후보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당을 이끄는 대표의 리더십이 80% 이상 차지한다는 논리와 같다. 홍 대표는 작년 7월 당 대표에 선출된 후 많은 우여곡절 속에서 당을 안정시켜나가고 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당에서 출당시켰으며 친박 핵심들을 정리하고 친박 성향의 당협위원장들을 교체해 친박당의 이미지를 벗겨냈다.

그러나 이러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대선 이후 계속 정체되어 있다. 이유는 홍 대표의 리더십이 당내 문제에만 형통(亨通)했지 떠나간 보수를 다시 오게 하는 외연확대에는 불통(不通)이 되었다는 것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월 18일 인천시 부평구 삼산월드컨벤션에서 열린‘2018 자유한국당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6·13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월 18일 인천시 부평구 삼산월드컨벤션에서 열린‘2018 자유한국당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6·13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여론조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

홍 대표는 지난 1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갤럽의 여론조사는 믿지 않는다. 우리 당 여론조사 결과는 2.5배를 곱해야 한다”며 “여론조사가 편향됐다고 해서 민심도 편향된 것은 아니다. 우리는 민심만 보고 간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갤럽은 나의 지지율을 11%로 발표했지만 (대선에서) 최종 집계는 24.1%였다”며 “그 이후로 저는 언제나 우리 당의 지지율은 갤럽 조사 결과에 2.5배를 곱해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대표의 여론조사관(觀)은 잘못됐다.

여론조사는 내일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지율이 낮다면 지지율을 높이는 꾀를 모으면 된다. 결과는 지금과 다르게 나오게 된다. 여론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여론조사 응답률이 너무 낮다는 것과 두 번째는 지난 대선에서의 여론조사가 틀렸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입장에서 지금의 지지율과 결과가 같은 지지율이 나와야 정확한 여론조사라 주장할 수 있을까. 아니다. 다른 결과가 나오도록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묘책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여론조사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대체로 수학적 모델인 통계를 몰라서 하는 말이다. 먼저 표본조사의 응답률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응답자 수다. 즉 표본량이 많은가 적은가 하는 문제다.(sample 양(量)) 통계 기법상 표본수(數)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보다 현실에 가까운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1만 명에게 전화를 걸어서 1000명에게 답을 들었다면 응답률은 10%이지만 표본수는 1000명이다. 1000명 정도라면 충분히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표본 양이다. 수학적 통계 기법이 이를 증명한다. 다시 말하지만 응답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응답수가 중요하다. 1000명 정도면 충분한 샘플링이다.

위 표를 보면 홍 대표의 말대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리얼미터는 18.1%, 한국갤럽은 9.0%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가 틀리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갤럽의 ‘없다/무응답층’은 28%로 리얼미터의 14.4%로 2배가 많다. 이는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면 한국갤럽의 ‘없다/무응답층’이 리얼미터와 같으면서 상대 당의 지지율이 월등히 높으면 잘못된 여론조사라 비판할 수 있지만 ‘없다/무응답층’의 차이가 많아 그런 주장은 호소력이 없다. 홍 대표는 “저는 언제나 우리 당의 지지율은 갤럽 조사 결과에 2.5배를 곱해서 판단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말대로 2.5배를 곱해도 현재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22.5%로 홍 대표가 지난 대선 얻은 24.1%보다 못하다. 홍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갤럽은 나의 지지율을 11%로 발표했지만 (대선에서) 최종 집계는 24.1%였다”며 여의도연구원 조사를 더 신뢰한 바 있다. 지난 대선 당시 보수우파는 여의도연구원의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을 보고 환호했다.

여론조사 기관 최초로 20%를 넘는 예상득표율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맞다. 여의도연구원의 조사는 정확했다. 그러나 더 이상 가져올 표가 없었다. ‘없다’는 기권할 성향이 많기 때문에 올 표가 아니고 ‘무응답층’ 1.8%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의 조사의 홍준표 후보의 예상 득표율은 16%였다. 틀린 것이 아니다.

‘없다/무응답층’이 11.0%였기 때문에 실제 결과는 ‘무응답층’에서 8% 정도가 투표장에서는 홍 후보에게 투표를 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여론조사에 시비걸기 보다는 왜 2012년에 박근혜를 지지했던 유권자 중에 약 27%가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타 후보를 지지했는지 그 원인을 분석하고 국민들 앞에 다가가는 것이 도리였다.

홍 대표가 나름대로 열심히 당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데 왜 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정체되어 있을까. 그것은 진정으로 국민 앞에 다가가는 노력이 부족했다. 앞서 지적한 대로 당 혁신에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홍 대표의 리더십 때문에 떠난 지지자들이 아직도 방황하고 있다.

잘못된 언행, 좌충우돌

지난 1월 19일 발표한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무응답층이 28%다. 이는 대체적으로 보수성향이라 할 수 있다. 즉,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세력 중 일부는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명했다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반대했던 세력 중 일부는 홍 대표의 리더십 때문에 돌아 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홍 대표는 작년 11월 17일 부산 동구 부산일보사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은 중앙당이 아닌 부산시민이나 신경 쓰라”며 “당선 가능성이 없는 현역을 신인과 경선에 붙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뿐더러 본선에서 이길 가능성도 없다. 이럴 경우 신인 중에서 경선을 할지, 전략 공천을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서병수 시장을 공천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홍 대표는 올 1월 15일 부산시장 후보와 관련해 “우리는 이길 만한 후보를 괴롭히는 경선은 하지 않는다”고 밝혀 서병수 부산시장을 전략 공천할 뜻을 내비쳤다.

홍 대표는 1월 27일 부산지역 언론사 편집국장 간담회에서 “여의도연구원 조사에서 서 시장의 지지도가 높게 나온다. 일반 여론조사보다 높다”며 “서 시장이 부산 시민의 신뢰를 받으면 올인해서 지원하겠다”고 밝혀 서병수 부산시장을 전략 공천할 의사가 있음을 다시 한번 내비쳤다.

홍 대표의 좌충우돌 말 번복은 이번만이 아니다. 작년 대선 과정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각도 번복에 번복을 함으로써 보수층 결집에 실패했다. 홍 대표는 작년 2월 16일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 정부의 일부 양박(양아치 친박)들과 청와대 민정수석실 주도로 내 사건을 만들었다.

아무 이념도 없이 그냥 국회의원 한번 해 보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 치맛자락을 잡고 있던 사람들이 친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4월 5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포럼에서 “집회 시위만으로도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사태는 민주주의 자체가 뿌리째 뽑힌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은 민중재판, 인민재판이다”라고 말해 관망하던 중도보수층이 안철수 후보로 이동하는 원인을 제공했다.

국민들은 국리민복을 위해 불편하게 하는 지도자에게는 신뢰를 보내지만 아무리 좋은 뜻을 갖고 행하는 좌충우돌 불안하게 하는 지도자에게는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 홍 대표가 신뢰를 받고 자유한국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면 뚜렷한 목표, 확고한 원칙, 일관된 자세 등을 통한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선대위 체제라야 승리 실현 지난 24일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을 앞두고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 신당을 만들 경우 지지율 16.4%로 2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연구원은 “또 통합신당의 출현을 가정하면 여당인 민주당의 지지율은 39.5%,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13.0%,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에 반대하는 신당이 출연할 경우에는 이 정당의 지지율은 3.2%에 그친다”고 덧붙였다.

이런 구도가 실현되면 자유한국당은 6·3 지방선거에서 필패다. 지난 대선에서 보수우파의 표를 안철수 후보와 유승민 후보가 잠식했던 것이 좋은 사례다. 5당 구도에서 자유한국당이 6·3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민주당을 제외한 타당의 지지율을 한자리 숫자로 묶어나야 하는 데 현실적으로 힘들다.

사실 홍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선제적으로 주도해야 했다. 1월 22일 기준 리얼미터 여론조사 정당 지지율 자유한국당 18.1%와 바른정당 지지율 5.7%를 합하면 산술적으로 23.8%가 된다. 바른정당 5.7%와 국민의당 5.9% 지지율 합 11.6%보다 높다.

그러나 이것은 산술적인 계산이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면 23.8%를 뛰어넘는 30%대의 지지율을 기록할 수 있다. 관망하던 부동층이 지지 대열에 합류해 시너지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모든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50:50으로 통합해 공동대표 체제로 새롭게 거듭나야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기택 전 총재가 이끄는 꼬마민주당과 합당해 공동대표 체제로 92년 대선에 나선 전례가 있다. 한번 보자. 자유한국당 지지율 20~25%,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당 지지율 15~20%는 어부지리로 더불어민주당에게 압승을 가져다 준다.

자유한국당의 텃밭인 영남권도 경북을 제외하곤 위태롭다. 지난 97년 대선에서 YS·DJ가 모두 출마해 야권분열로 인해 민정당 노태우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된 것이 좋은 예다. 지금 자유한국당은 홍 대표 중심으로 당내에서 꾀를 모아야 소용이 없다. 홍 대표의 리더십 상실로 국민들은 자유한국당이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변화는 변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선 자유한국당은 홍 대표가 선거에서 손을 떼고 당무에만 전념하는 지방선거 선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당의 지지율을 잠식할 수 있는 중도보수 혁신 인사를 영입해 선대위원장으로 모시고 선대위원들도 비정당적인 인물로 구성해 공천 룰 확정 및 후보 선출 과정에 관한 모든 것을 위임해야 한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대패할 것이라고 예상한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표직을 과감히 사퇴하고 반대편에 섰던 김종인 전 의원을 영입해 비대위원장으로 모셨다. 그렇다고 문재인 세력이 제거된 것이 아니라 되레 더 많이 당선됐다. 대박을 쳤다. 적의 전략이라도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쓸 필요가 있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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