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사장이 강제 해임된 뒤 사실상 해방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KBS에서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회사 내규를 어기고 외부 행사 등 사익을 추구한 아나운서들이 언론노조 소속이라는 이유로 복귀할 예정인 반면, 파업 기간 열심히 일한 아나운서들과 각종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내부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것.
KBS공영노조(위원장 성창경)는 6일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벌 받을 자에게 상주며 회사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며 비판했다.
공영노조는 “상 받아야 할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고, 벌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보상을 받는다면, 그 조직은 이내 망하고 말 것이다. 바로 지금 KBS가 그렇지 않은가”라며 “사측은 하루 빨리 사내 기강을 바로 세우기 바란다. 사장 직무대행은 단 하루를 하더라도 법과 원칙대로 회사를 경영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 이하 전문 -
(KBS공영노조 성명서)
벌 받을 자에게 상 주지 마라
사장이 해임되고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가 파업에서 복귀했지만 회사 기강은 엉망이다. 아나운서들이 회사의 허락도 받지 않고 몰래 돈을 받는 외부행사에 나섰다가 적발돼 징계를 받았지만, 마치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 방송에 참여하고 있다.
외부행사 건으로 적발된 B, K, C, L 등 아나운서들은 감봉 이상의 징계를 받았는데 방송은 예전처럼 그대로 하고 있다. 방송 상의 불이익을 전혀 받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 건으로 정직 처분을 받았던 2명의 아나운서도 정직 기간이 끝나는 이달 말에 복귀하는데, 벌써 파업 전에 맡았던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라는 소문도 들린다.
안될 말이다. 회사에 불명예를 끼치고 징계를 받았던 이들이 언론노조 소속이기 때문에 방송에서 불이익을 안 받고 다시 프로그램에 복귀한다면, 이는 시청자들을 무시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파업기간동안 열심히 일했던 아나운서들은 특정 노동조합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오히려 이런 저런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회사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이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아나운서들이 평창 올림픽 방송요원이 들어가지 못한 것이 그러하다.
심지어 프리랜서 MC인 정은아 씨도 파업을 지지한다면서 5개월 동안이나 방송을 내팽개치고 있다가 돌아와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방송하고 있다. 이게 비정상이 아닌가.
이 뿐이 아니다.
파업기간 동안 혼자서 열심히 뉴스를 진행했던 황상무 앵커에 대해 일부 기수의 기자들이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하며 압박을 하고 있다. 그 자리에 언론노조 간부 출신을 앉히려 한다는 말까지 들린다.
하나 둘씩, 자신들과 뜻을 함께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두 적폐로 몰아 쫓아내고 자신들이 점령군처럼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 아닌가. 그야말로 방송장악이 완수되는 것이다.
상 받아야 할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고, 벌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보상을 받는다면, 그 조직은 이내 망하고 말 것이다. 바로 지금 KBS가 그렇지 않은가.
사측은 하루 빨리 사내 기강을 바로 세우기 바란다.
사장 직무대행은 단 하루를 하더라도 법과 원칙대로 회사를 경영하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KBS 역사에 결코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범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2018년 2월 6일
KBS공영노동조합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