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책 잘 읽는 방법.... 폼나게 재미나게 티나게 읽기
[신간] 책 잘 읽는 방법.... 폼나게 재미나게 티나게 읽기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2.12 0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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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봉진은 과시적 독서가라고 밝혔다.  부업으로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하여 배달의민족을 만들고 있다.

서점에서 과소비를 즐기고 읽은 책이나 감명 깊게 읽은 문구가 있으면 페이스북에 올려 자랑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배달의민족 한나체, 주아체, 도현체, 연성체, 기랑해랑체 같은 폰트를 디자이너들과 함께 만들어 배포하고, 사람들이 어떤 공간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는지 관찰하고 연구하는 데 본능적 즐거움을 느낌.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을 때 행복을 느낀다.

평소 페이스북에 읽은 책을 꼬박꼬박 올리고,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면 서점을 산책하는 것이 취미일 만큼 책을 사랑하는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가 자기만의 독서법을 ‘책 잘 읽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펴냈다. 회사 구성원들에게도 도서구입비를 무제한으로 지원할 정도로 책 읽기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저자이지만, 오히려 책에 대한 엄숙주의와 책을 꼭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릴수록 책과 친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이 책에서 권하는 것은 바로 과시적 독서법. 읽은 책을 SNS에 슬쩍 자랑도 하고 인용도 한다며 스스로를 ‘과시적 독서가’라 부르는 저자는, 폼나고 재미나고 티나게 읽을 때 훨씬 책 읽기가 즐거워진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책을 가까이 하게 된 이유 또한 과시적 독서법만큼이나 흥미롭다. 

10여 년 간의 책 읽기를 바탕으로 독서법을 펴낸 저자이지만, 어릴 적부터 책을 끼고 사는 ‘천재적 독서가’는 아니었다. 처음에는 군대에서 고참의 눈을 피하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고, 사업에 실패한 후에는 잘된 사람들의 습관을 따라 하고 싶어서 본격적으로 책 읽기에 빠져들었고, 배달의민족을 창업한 후에는 지적인 이미지를 보완하기 위해 읽은 책을 의도적으로 페이스북에 올리기 시작했다가 ‘다독가 김봉진’으로 불릴 만큼 진정한 ‘후천적 독서가’로 거듭난 것. 

조용히 책을 즐기는 은둔적 독서광으로 살 수도 있었지만, 저자가 독서법 책까지 쓴 이유는 10년 전 책을 읽지 않았던 자신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독서가 중요하다고는 하나 정작 책 읽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었기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독서를 쉽고 편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책 읽기의 입구가 되는 책을 쓰고 싶었다고. 

독서는 운동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지만 시작이 어려운 법. 운동을 시작할 때 트레이너가 있으면 훨씬 수월한 것처럼, 책 읽기에도 체계적인 방법을 가르쳐줄 ‘생각의 트레이너’가 필요하다. 저자는 좋은 운동이 몸의 근육을 만드는 것처럼, 좋은 독서는 생각의 근육을 키운다고 힘주어 말한다. 타고난 독서가가 아니라 꾸준하게 책 읽기의 중요성을 체득해온 저자의 경험을 담은 만큼, 많은 이들의 독서를 계속 동기부여하고 생각의 근육을 키워주는 필독서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은 ‘폼나고 재미나고 티나게 읽어보자’는 부제 아래 나름의 독서법을 정리한 것이지만, 어느 독서법 책보다 ‘책 잘 읽는 방법’을 충실하게 담고 있다. 

‘1장 책 잘 아는 법’에서는 책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대하는 방법을 다룬다. ‘글자를 읽지 말고, 생각을 읽자’, ‘읽지 않은 책에 죄책감 갖지 않기’ 등, 책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는 책 읽기의 기초 편이다. ‘2장 책 잘 읽는 방법’에서는 꾸준히 책을 읽고 어려운 책으로 넓혀가는 훈련법을 다룬다. ‘어려운 인문고전 쉽게 읽는 방법’, ‘당장 일과 상관없는 주제로 세 권 이상 읽어보기’ 등 구체적인 훈련법이 소개된다. 3장에서는 책 읽기를 내 것으로 만들고, 주변 사람들과 가족과 회사 구성원들에게 책을 권하고 함께 읽기 위한 방법들을 담았다. ‘소셜미디어에 책 자랑하기’, ‘책에서 변명 찾지 않기’, ‘책 속의 글로 내 생각을 멋지게 전달하기’ 등 본격적으로 읽은 책을 응용하는 방법이다. 

<책 잘 읽는 방법>에서 놓칠 수 없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안 읽어도 되지만 안 읽으면 손해인 부록’이다. 저자는 그동안 읽어온 책들 중에서 자신의 생각을 깨준 31권을 골라 ‘김봉진의 도끼 같은 책’으로 소개한다. 다른 독서법 책들과 다른 점이라면, 제목과 저자명만 소개한 것이 아니라 독서일기처럼 나름의 느낀 점과 추천 포인트를 정리했다는 것. 회사를 경영하는 디자이너이자 두 딸의 아빠로서 마음에 와 닿은 책들을 소개하는 만큼, 삶을 대하는 저자의 자세와 책 속의 문장들에 공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저자가 소개하는 책 지도를 따라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만의 독서여행을 떠나고 싶어질 것이다. 

평소 책 읽기의 즐거움을 남들과 나누고 싶은 사람들, 책을 읽어보고 싶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던 사람들, 자녀에게 책 읽는 습관을 키워주고 싶은 부모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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