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장사특강...진정성만이 고객과 시장에 통하는 마케팅이다.
[신간] 장사특강...진정성만이 고객과 시장에 통하는 마케팅이다.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2.1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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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여영은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서울에 올라와 속칭 명문대를 다니는 동안 그렇듯, 취업 준비에만 열을 올렸다. 우연찮게 기자가 돼 두 곳의 언론사를 거쳤다. 기자시절에는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 분야에 대한 지면 기획과 소재 발굴, 그리고 취재 기사로 이름을 얻었다. 퇴사후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20대를 위한 사회생활 현장의 조언을 담은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를 냈다.

기자 시절 알게 된 소규모 막걸리 제조업자의 고충을 듣다 자신이 직접 한식과 전통주 전문점 ‘월향’을 차리게 됐다. 예정에 없던 장사꾼이 된 후 창업과 외식업체에 대한 통념과 상식을 깨는 접근법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실용주의 와인 전문점 ‘문샤인’과 우리 식대로 즐기는 생선회 전문점 ‘조선횟집’등 다양한 외식 업체들을 출점하여, 외식 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책은 그가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 이룬 창업과 장사의 꿈에 대한 기록이자 창업 지망생과 초보 장사꾼 들에 대한 충고다.

“장사나 해볼까?” 

취업이 힘들어서, 부모가 여력이 있어서 혹은 그냥 근사해 보여서 누구나 한 번씩 해보는 생각이다. 때때로 주변의 성공담에 혹해 실제로 저지르기도 하는 일이다. 여차하면 없던 일로 치고 돌리면 되지 라는 자기 위안까지 해가면서. 

이 책은 패배를 예감하면서 전장에 나가는 보통의 장수들을 나무라면서 쓴 장사론이다. 언론사 해직 기자 출신의 저자는 주변에서 근근이 긁어모은 종잣돈 2천만원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잘못 되면 죽는 길밖에는 없다는 결의만이 그의 유일한 재산었다. 한 마디로 배수진을 친 승부사였다. 

그 후 10년. 그가 일군 (주)월향은 한식 주점과 고깃집, 횟집, 와인바, 프렌치 레스토랑 등 연 매출액 1백억 원에 달하는 직영점들을 거느리고 있다. ‘혁신을 통해 최고를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그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외식업계 돌풍의 진원지다. 밑바닥 창업에서 외식 중소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한 그의 장사론은 ‘소셜미디어 시대, 젊은 장사의 법칙’이라는 점에서 차고 넘치는 기존 장사 관련 서적과는 확실히 차별화 된다. 기존 장사 상식이나 노하우의 관점에서 혁명적이라고 할 부분도 많다. 

그가 장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것은 진정성이다. 아무리 대단한 아이디어나 비전, 전략도 진정성이 없다면 고객이나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특히 소셜미디어(SNS) 시대 소비자들은 창업자의 절박함을 알아보고 차별적인 장사 스타일을 인정하며, 자진해서 널리 알린다. 

창업 지망생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강조한다. 죽을 각오로 뛰어들되 남 다른 아이디어와 방식으로 승부하라는 조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십중팔구 남다를 것 없는 노력과 아이디어, 방식으로 장사에 임한다. 심지어 남들보다도 더 열심히 하지도 않으면서 헛된 대박의 꿈만 쫓는다. 극소수만 성공하거나, 대부분의 성공담이 과장?왜곡돼 있는 것은 그래서다. 

이 책이 장사, 그 흔한 먹고 마시는 장사에 대한 좌절감만 심어줄지 모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의 장사 예찬은 요즘 같은 경제 환경에서 곱씹어볼 거리다. 흙수저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분야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요즘, 장사는 그래도 정직한 승부가 가능한 몇 안 되는 분야라는 것이다. 

이 책은 장사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장사에 대한 구체적인 결의와 방법론으로 바꿔주는 묘한 책이다. ‘장사나 해볼까?’에서 ‘장사로 필사의 승부를 해봐야지 ’라는 생각으로. 책을 덮고 나면 뭐든 갖고 나가서 팔아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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