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진의 리더십 명상편지 - 약속이 품격
이용진의 리더십 명상편지 - 약속이 품격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2.1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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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삼경 중 하나인 맹자 이루(離婁)편에 이르길 “부인필자모연후 인모지(夫人必自侮然後 人侮之)”라 했다. 즉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  업신여긴 후 남이 업신여긴다”라는 말이다. 이것은 가정도, 나라도 마찬가지다.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고 멸시하면 다른 사람도 멸시하는 의미로 스스로 자존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자존감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 이 말을 인용하는 것은 필자 자신이 우리 스스로를 멸시하고 천박한 심성이 있다는 것을 반성하고 좀 더 성숙하고 싶은 품성이 있어 이렇게 서두를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과연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약속을 잘 지키는가? 미안한 말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3만 달러 국민 소득 수준이 무색하다 할 정도다. 물론 ‘우리’라는 말에는 필자 자신도 당연히 포함해서 하는 말이다. 예외가 있을 수 없다.
 

한국경영인력연구원(BMC) 이용진 원장
한국경영인력연구원(BMC) 이용진 원장

지금 평창에서는 동계 올림픽이 한창이다. 전 세계 많은 나라의 선수와 임원진, 그리고 기자, 관광객이 세계의 오지인 강원도 평창을 찾아서 동계 올림픽을 즐기고 있다. 덩달아 지역의 경기도 활성화 되어 지역 경제나 나라 경제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많은 국민들의 바람이다. 그러나 그 지역의 많은 업주들은 실망을 하다 못해 절망감에 빠진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외국 사람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 때문에 숙박업이나 식당 업들이 힘들어 한다.

그것은 바로 ‘노쇼(No show, 예약 부도)’ 때문이라고 하니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무려 100명의 손님을 예약하고도 사전 아무런 소식도 없이 무조건 일방적으로 예약부도를 낸다고 하니 정말 야만적인 사람들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그런 사람들이 지역의 공무원들이라 하니 할 말이 없어 진다. 지역의 주민을 도와주고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앞장서야 할 공무원들이 이러니 다른 사람은 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약속 확인 전화를 하면 전화를 안 받거나 받더라도 “안 가기로 했다”, “다른 곳에서 식사 중이다”라고 일방적으로 말하고 “미안하다”는  말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는다고 한다.

물론 약속은 바뀔 수도 있고 취소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사전에 연락을 해주는 것이 사람의 도리이고 기본적인 예의다. 어떤 업주들은 미리 돈 들여 준비한 음식이 말라 전부 버려야 했고 그로 인해서 손해가  크다고 한다. 사전 음식 준비에 들어간 비용, 예약 때문이 다른 손님을 받지 못한 기회 손해, 인건비 등등 손해는 그들에게는 날카로운 송곳이 되어 가슴을 찌른 것이다. 심지어 하루에 500만원 정도의 손해를 본 업주도 있다고 하니 참으로 분노스럽다.

그러면 외국인 손님들은 어떨까? 그들은 예약을 하면 반드시 시간을 지키고 한 번도 ‘노쇼’를 한적이 없다고 한다. 때론 미리 일찍이 와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외국 손님들과 우리들은 무엇이 다른가? 무엇이 달라서 그들은 약속을 칼날같이 지키고 우리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것일까?

첫째로 우리는 규칙에 대한 준수 의식이 약하다. 특히 공공성에 대해서는 무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예약은 약속이다. 이것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문서로는 안 되었지만 구두로 한 계약행위인 법률행위와 같은 것이다. 만약에 계약금을 냈다면 그것은 위약금을 물어야 할 사안이다. 문서화 되어 있지는 않지만 사회적인 도리, 도덕, 사회적인 무언의 규칙, 원칙에 대해서는 지키려는 의지가 약한 것이다. 쓰레기나 담배 꽁초, 종이 컵 등을 아무데나 버리거나 교통법규 등을 잘 지키지 않는 행동들도 모두 그런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두째는 자존감이 없는 심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들은 나는 이런 사람이니까 아무렇게나 행동해도 괜찮다고 생각할 지 모르나 그것은 자신을 야만적인 동물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면 그것에 걸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 식당 정도의 사람들에게 내가 아무렇게나 행동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바로 자신을 수준 이하의 정신세계에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셋째는 사람들을 존중하거나 배려하지 않는 심리에 의한 것이다. 사람들은 존중과 배려를 입에 달고 산다. 그러나 입으론 그렇게 말하지만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특히 한국적 문화에서 공무원들이 장사하는 사람들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그것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사농공상’ 의식에 근거하는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감히 주장한다면 이젠 사농공상이 아니라 ‘공상농사’로 바꿔야 한다. 士가 맨 바닥으로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넷째는 자기 말에 대한 책임감의 결여다.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무책임의 소산이다. 자신이 말한 것을 헌신짝 버리듯이 버리는 사람이 무엇을 버리지 못하겠는가? 약속을 하면 지키려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스위스에서 오래 생활한 지인은 스위스 사람들은 약속을 분단위로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책임감을 강화하기 위한 어릴 때부터의 훈련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섯째는 어릴 때부터 훈육이 중요하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약속을 지키는 엄격한 교육이 중요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예의 범절이 몸에 베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속을 쉽게 저버리는 사람은 인간 이하의 위급을 하는 사회적 문화 형성도 중요하다. 한때는 ‘코리아 타임’이라는 말이 있었다. 오죽이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면 그런 말이 유행했을까 싶다. 또 습관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외국인이 주최하는 작은 모임에 초대받은 일이 있었다. 그 초대장 뒤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  “10분 정도 일찍 오는 센스는 당신의 품격을 드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남으로부터 업신당하기 전에 스스로 당당함과 품격을 높혀 가야 한다. 외국 속담에 “한 시간 빨리 오는 것은 1분 늦는 것 보다 훨씬 좋다(One hour earlier much better than one minute later)”라는 말이 있다. 노쇼(에약 부도)를 습관적으로 내는 야만적인 영혼으로서는 ‘세계시민(global citizen)’이 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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