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별난 세상을 움직이는 경제코드
[신간] 별난 세상을 움직이는 경제코드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2.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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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청스는 중국공상은행 인터내셔널의 수석 경제학자로, 푸단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민간 싱크탱크 판구즈쿠의 학술위원이며, 중국런민대학과 안후이대학에서 석사과정을 지도하고 있다. 토지 관련 전문 지식과 수준급의 데이터 실력을 갖췄으며, 경제 변화를 연구해 1,700여 편의 경제 관련 글을 써왔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중문판), 「제일재경일보」, 「상하이증권보」 등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다원화 물결: 데이터 배후의 경제 진상』, 『인셉션과 애덤 스미스: 영화와 경제의 공감 코드』, 『칼끝에서 춤을: 위기에 직면한 중국 경제』 등이 있다.

오늘날과 같은 정보의 시대에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넘쳐나는 반면 정작 진지하게 연구하고 고민하는 학자들은 줄어들고 있는 듯하다. 하루아침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이슈가 있으면 세상은 들불처럼 들썩이고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견해를 내놓기 바쁘다. 그뿐 아니라 신속하게 파벌을 이루고 한낱 주장에 불과하던 것은 어느새 권력을 얻는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그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지경이 되면 전문성이라는 높은 담벼락 밖의 대중은 주관 없이 혼란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 죽기 아니면 살기로 전쟁을 벌이거나, 아니면 호박씨나 까먹으며 방관하는 무료한 역할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중국의 거시경제 전문가인 저자가 2012년에서 2015년까지 신문에 연재한 칼럼을 엮은 것이다. 경제의 흐름을 분석해 전문적인 글만 써오던 저자가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경제적 결과를 야기하는 정보의 비대칭을 깨닫고 비전문가와 젊은 독자들을 위한 경제 이야기를 꾸준히 써온 결과물이다. 이 책은 경제와 관련된 정보와 견해를 전달하기보다 경제학적 사유를 통해 평범한 일상 속의 소소한 일들과 경제 사이에 있는 공감 코드를 발견하고 변화무쌍한 경제를 이해하는 과정을 기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게임, 영화, 음악 등과 같은 엔터테인먼트를 통해서도 경제학적 사유를 할 수 있으며, 명절이나 월드컵과 같은 기념일과 이벤트를 통해서도 경제학적 사유를 할 수 있다. 이처럼 경제는 우리의 일상 속에 있다. 경제 역시 우리의 일상과 마찬가지로 삶의 일부일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격식을 벗어던지고 경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격식을 차리고 전문성을 내세우는 것은 경제학자들의 직업병이자 생존 기술이지만, 대중은 경제의 실체를 보길 원한다. 또한 격식을 내려놓는 것은 투명하고 정의가 바로잡힌 경제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길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독자들과 마주하면서 나 역시도 경제가 ‘전문성’이란 장벽에 가로막혀 전문적 능력과 정보의 비대칭 현상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는 전문가들의 패권주의가 되었으며, 어쩌면 이로 인한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하며 불공평한 경제적 결과도 야기했다. 더 큰 관점에서 말하자면 전문성의 비대칭은 금융 리스크, 나아가 금융 위기의 온상이다. 이런 전문성의 비대칭 구조를 축소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소멸시켜야만 학술의 정의가 바로 선다.” 맹목적으로 권위를 믿고 따르는 것은 위험하다. 빠르게 변하는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쫓아가기만 한다면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경제를 알기 위해서는 많은 경계심과 인내심뿐 아니라 자신감도 필요하다. 스스로 의구심을 품고 부단히 고민하며 일상적인 언어로 경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평범한 일들을 진지하게 사유하다 보면 뜻밖에 의미 있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그 뿌리를 두고 일상과 경제의 공감 코드를 발견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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