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민낯 고발하려니 실험작 나와"
"민주화 민낯 고발하려니 실험작 나와"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2.27 17:5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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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좌파다’는 그들의 권위의식과 성 억압에 대한 의문을 담은 곡”
[AS인터뷰-벌레소년] “왜 좌파를 혐오하느냐고요? 동정이 평등을 만들지 못한다는 걸 깨달아서죠”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과 함께 벌레소년이 떠올랐다. ‘평창유감’이 센세이셔널한 히트를 기록한 후에도 이 청년은 ‘다 올라’ ‘빨간 달이 문제인’ ‘저게 좌파다’로 유튜브에서 여전히 B급 감수성을 폭발하고 있었다. 자신의 인기를 1회성으로 담담히 받아들인다는 벌레소년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발라드에서부터 헤비한 락까지 다양한 감수성을 뽐낸 그의 근황을 이메일로 물었다.

- 평창유감이 히트 친 이후 살림살이는 좀 폈는지 궁금하네요.

네, 한 1년 동안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치킨 시켜먹을 수 있을 정도? 너무 오른 치킨 값을 생각하면 제 생활이 엄청 나아진 거죠..하하

후원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제 창작물을 많이 들어주시고, 욕도 해주시고, 비판도 해주시고, 칭찬도 해주시고 그런 반응이 가장 큰 살림살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게 저에게 계속 창작 동기가 되니까요.

- 평창유감 이후 ‘다 올라’ ‘빨간 달이 문제인’ 등 신곡을 선보였는데, 어떤 영감으로 만들어진 겁니까.

'다 올라'의 경우는 평창 유감의 히트를 의식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정규재 선생님께서 자신을 피처링으로 써도 된다는 방송 멘트를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정규재 선생님하면 경제니까 당연히 경제에 대한 소재로 이어진 거구요. 사실 당시엔 평창 올림픽에서 북한 선수단이나 응원단 문제, 김일성 or 미남가면 이슈가 있었는데 그걸 다루기보단 아예 벗어난 주제를 택해서 시사성만을 추종하지는 않는다는 걸 나타내고 싶었죠. (피처링에 동의해주신 정규재 선생님께 감사 말씀을! 꾸벅!)

'빨간 달이 문제인'은 일종의 팬서비스(? 몇 명 없지만 ㅋ) 곡으로 콘셉트를 잡았어요. 평창 유감 때 너무 많은 후원금이 들어오고, 제가 이걸 받아도 되나 싶기도 했고요. 그런 고민 중에 댓글에서 요구된 욕설을 빼달라는 말씀들을 보고, 그것을 반영하는 1회성 서비스 곡을 만들자고 결심하게 된 거죠. 한번쯤 일베 정서를 서정적으로 풀어보면 어떨까 했는데, 이번 곡에서 일정부분 실현된 거 같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반응은 시큰 둥 하시더라구요. (아 물론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았지만 ㅋ) 역시 B급 정서가 갑자기 대중성을 추종하면 역작용이 발동한다는 걸 확인한 사례이기도 했습니다. 좋은 실험이었습니다.

'저게 좌파다'는 성추문 관련 뉴스를 통해, 왜 모두 하나같이 노란 리본 달고 민주화를 외치던 자들에게 공통된 권위의식과 성 억압 성향이 나타났는가에 대한 의문을 담은 곡이예요. 저는 그것을 특정 역사의 미화작업에 동참하고, 리본이나 촛불 등의 상징물로 이미지를 세탁해온 운동권 좌파들의 방식이 결국 괴물을 천사로 바꾸고 있었다고 생각하고 노래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장르적으로는 일부러 괴작 흉내를 내려고 했는데, 그것은 현재의 상황이 괴이해서 그렇게 콘셉트를 잡았고요.

그런데 만들고 보니 아, 녹음을 다시 할 걸 싶네요 하하. 괴작(괴이한 작품)이 아니라 괴망작이 되고 말았어요. 그런데 극단적 선택에 오히려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꽤 많은 걸 보고 의외였습니다. 역시 좋은 실험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벌레소년에게 영감을 주었다는 좌파진영 유명인사들의 성추문
벌레소년에게 영감을 주었다는 좌파진영 유명인사들의 성추문/연합뉴스

- 가장 최근에 만든 '저게 좌파다' 곡은 분위기가 또 확 달라졌더군요. 무거운 락 비트와 더 거칠고 ‘쎈’ 가사가 눈에 띕니다. 뭔가 확실히 삘을 받았다고나 할까요? 분노게이지가 이전보다 급상승 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어떻게 만들게 됐어요?

전 음악적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는 제일 먼저 주제를 잡고 시작해요. 주제가 어떤 지에 따라 거기에 맞는 장르를 채택하고 섞는 작업에 들어가는 거죠. 성추문 폭로가 이어지는데 하나같이 좌파세력들 안에서 일어나는 모습과 그것이 오랫동안 묻힐 수 있었던 원리는 결국 용기 없는 피해자, 혹은 그에 따라 상응하는 무슨 대가를 받아왔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쉽게 이미지가 세탁되고 무조건적인 추종을 이끌어내는 운동권 좌파들의 내재적 요소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아주 깊은 얘기인데, 이 깊은 얘기를 어려운 단어를 쓰면서 곡을 만들면 오히려 전달력이 약화된다는 결과를 이전에 겪은 적이 있어서 아예 분위기를 극단적으로 몰아가는 것으로 깊이를 조절하려고 했어요. 그것이 괴이한 느낌의 락송으로 이어진 이유구요. 저게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까지 니들이 보아온 촛불과 리본, 그리고 민주화라는 단어의 민낯이다 라는 복잡한 메시지를 표현하려면 괴기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벌레소년 '저게 좌파다' 유튜브 영상 캡처
벌레소년 '저게 좌파다' 유튜브 영상 캡처

- ‘저게 좌파다’로 뭘 말하고 싶은 건가요.

좌파들의 민낯 그리고 그것이 앞으로도 계속 될 거라는 경고. 자기들끼리는 결코 비판하지 않는 카르텔의 원리, 그리고 그 원리는 같은 여성의 피해마저 묵살하는 여성좌파들의 이중성.

끝으로 그 모든 걸 용서받기 위해 필요한 건 그저 노란 리본과 촛불, 그리고 민주화라는 것이죠.

- 다른 곡에서도 그렇고 여성 비판적 시각이 강하게 베어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여성을 너무 적으로 만드는 건 아닌가요?

전 여자를 좋아하는 이성애자입니다. 헤헷

제가 비판하는 대상은 일부 몰지각한 여성들이고, 이 작업은 여성들이 남성보다 공주처럼 대접받아야 한다는 한국 사회의 비뚤어진 일부 페미니즘에 대한 저항입니다. 저는 공주가 아닌 독립된 개체로의 여자만을 평등하게 인정합니다. 여자가 잘못하면 대충 넘어가는 것도 여자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운동권 좌파에 대해 쌍욕을 한다면, 잘못을 한 여자한테도 쌍욕을 해줘야죠. 그게 남자와 여자를 평등하게 대하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좌파 운동권 카르텔이 젋은층을 끝없이 희생시키고 있다는 메시지에 집중할 겁니다.”

- 모든 곡들이 좌파의 위선을 비판하는 내용이에요. 이들을 혐오하게 된 특별한 계기나 좌파의 정체성에 천착하게 만든 개인적인 경험이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어릴 때부터 부자한테 돈을 많이 걷어서 가난한 사람을 도우면 되지 않을까? 란 생각을 하고 살았지만, 장애인 학생과 아무도 같은 조를 하지 않으려는 친구들을 보면서 동정이 평등을 만들지는 못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장애인 학생에게 기회를 주지 않은 건 모두가 마찬가지인데 왜 공부 잘하는 애들이 더 이기적인 것처럼 매도될까? 기회의 평등을 위해서는 동정이 아니라 이성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이성의 확장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자유가 늘어나야만 한다는 걸 깨달았죠. 그 자유가 잘못된 권력자를 견제하여 더 많은 평등의 기회를 보장해 줄 수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노래합니다.

광우병을 통해 좌파진영의 거짓말이 어떻게 집단을 최면 거는지 배웠고,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사건을 통해 북한편을 드는 자들을 보며 종북주의의 실체를 확인했었습니다. 노인들에 대해 온갖 비아냥을 해오던 586 좌파 정치인들의 막말을 보며 너희에게도 똑같이 갚아주겠다고 결심했고, 일베를 통해 벌레같은 쓸모없는 삶으로부터, 가장 강하고 오랫동안 권력을 유지해온 좌파 카르텔에 맞서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저는 그것을 노래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것들을 노래 할 것입니다.

- 평창유감이 히트하면서 민주당이나 친정부 좌파진영으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했다는 루머가 떠돌기도 했어요. 그동안 소송을 당하거나 협박을 당한 일은 없었어요?

소송은 아직까진 없었고, 협박도 댓글로 이뤄진 단순 일베증오심 수준이라 웃어넘기고 있습니다.

- 본인 공개할 생각은 여전히 없는 건가요? 그냥 영원히 무명의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으로만 남을 건지 또 궁금해지는군요.

넵 아직은 공개할 생각이 없습니다. B급 영역이 오프라인으로 진출해서 좋은 결과를 얻은 적이 없고, 제가 마땅히 있을 곳도 없어 보입니다. 전 좌파 운동권들의 카르텔이 젋은 계층을 끝없이 희생시키고 있다는 메시지에 집중합니다. 일베 사이트나 B급 문화의 이미지 개선과는 무관한 작업들입니다. 일베 회원에 대한 편견을 이길 수도 없거니와, 별로 극복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편견을 제가 역이용할 수 있어서 제 포지션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 벌레소년의 곡이 계속 나오고 메시지를 던지는 이상 제 개인적으로도 계속 관심을 갖게 될 듯 싶어요. 이번 이메일 인터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한 말씀 해주시죠.

저 같은 3류 음악인의 음악을 들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후원도 해주시고, 비판도, 쓴 소리도, 쌍욕도 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지겨우실 때까지 계속 3류 음악을 끝없이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미래한국도 많이 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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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2018-03-11 22:13:16
ㄹㅇ 틀린말 하나도 없어

고포리 2018-03-04 07:59:57
노래 가사를 들으면서도 느끼고, 인터뷰 전문을 통해서도 느끼는 것입니다. 상당히 논리정연하고 지식이 체계적으로 쌓여있는 뮤지션입니다. 건승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