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전망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전망
  • 미래한국
  • 승인 2018.03.0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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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이 원고는 지난 2월 27일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주최한 명사초청 특강에서 배정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전망’강연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편집자주> 

평창올림픽 이후의 남북관계를 전망하려면 먼저 왜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게 되었나, 북한은 어떤 전략적 모습을 보여 줬나 등에 대해 분석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평창올림픽, 북한의 전략적 의도 등에 관한 분석을 통해 평창올림픽 이후의 남북관계에 대해 전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의도와 전략적 특징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남북관계의 개선과 평화 공존에 역점을 두고 있다. 제재와 압박만을 통해서는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 아래 대화를 병행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른다는 구상과 함께 북한의 참가를 시도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연기를 빌미로 활용하며 북한의 참가를 유도했고 북한은 이에 응했다.

김정은의 여동생 실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특사로 개막전에 참가했고 북한의 대남전략 총괄자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폐막전에 참가했다. 

이처럼 북한이 주요 인물을 파격적으로 보냈느냐는 점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미국의 군사적 옵션 가능성 등에 의해 북한 사정이 그 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에 의한 압박으로 무역의존도가 약 50%인 북한 경제는 점점 타격을 강하게 받고 있다. 노동당 39호실 주도의 궁중경제와 군수경제는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고, 현재 400여 개의 장마당도 앞으로 해상 차단 등 제재가 강화될 경우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 군사적 옵션 가능성 등은 북한에게 상당한 심리적 압박이 되고 있다. 

북한은 한국을 방패막이로 삼아 핵미사일 개발 완성을 위한 시간벌기, 대화제재 완화 등을 위해 평창올림픽에 참가했다고 할 수 있다.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북한은 국내외 언론들의 김여정에 대한 조명, 예술단, 응원단 등을 이용해 평화적 공세를 취하면서 다른 한편 보수층을 자극하며 남남갈등의 조장을 꾀했다.

북한은 예술단 공연, 응원단 활동 등을 통해 ‘우리는 하나’ ‘통일은 우리민족끼리’를 외치면서 한국민의 감상적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평화 공세를 펼쳤고, 선수촌의 대형 인공기 게양, ‘빛나는 내조국’ ‘백두와 한라는 내 조국’ 등 북한 체제 찬양곡의 연주를 통해 보수층을 자극하며 남남갈등을 조장했다.

특히 천안함 폭격의 배후로 알려진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방한과 우리 정부의 과도한 예우 등은 남남갈등이 한층 증폭되게 했다.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전망

북한은 평창올림픽의 참가를 통해 핵미사일 개발 완성을 위한 시간벌기, 대화제재 완화, 감상적 민족주의 호소와 남남갈등의 조장 등을 꾀했을 뿐 아니라 김여정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다. 

향후 남북관계는 남북정상회담의 개최와 준비 과정,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재개, 미국의 대북 제재와 압박, 북한의 추가 도발 등을 변수로 고려하며 전망할 수 있다.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재개에 도발을 하지 않고 비핵화 문제에 성의를 보인다면, 남북관계도 남북정상회담을 지향해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다.

남북관계는 입구전략으로 핵동결, 출구전략으로 비핵화를 추구하며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남북특사 파견, 군사회담, 이산가족 상봉 등을 전개하며 남북교류 및 협력의 분위기로 나아갈 것이다. 

지난 5일 동계패럴림픽이 진행될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올림픽 주경기장 부근이 눈으로 뒤덮여 있다. / 연합
지난 5일 동계패럴림픽이 진행될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올림픽 주경기장 부근이 눈으로 뒤덮여 있다. / 연합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에 반발하고, 미국의 새로운 ‘해상차단 제재’ 등을 비난하며 추가 도발을 일으킬 경우 남북관계는 일거에 경색되며 한반도는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다.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강조하며 추가도발을 하면 미국은 북한에 대해 한층 강력한 ‘해상 봉쇄’ 조치를 취할 것이며, 독재국가에 대해 인권 문제로 강하게 압박할 것이다.

나아가 미국은 사이버공격을 감행할 것이다. 이 경우 북한이 보유한 비트코인(가상화폐)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북한은 비트코인 거래소를 해킹하여 비트코인을 빼돌리고 있으며 달러로 현금화한 비트코인만 해도 1500만-2억 달러 규모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위해 한국, 일본에 은밀하게 기지를 구축해 왔다고 한다. 미국의 사이버 공격이 북한 핵문제의 해결에 효과가 없을 경우 미국은 마지막 조치로 군사적 옵션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재개, 미국의 대북 제재와 압박, 북한의 추가 도발 등이 어떻게 변수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남북관계의 진전과 평화공존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고, 그 반대의 방향 즉 북한의 비핵화 거부에 따른 미북관계의 대립과 한반도의 긴장고조, 남북관계의 냉각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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