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조능희 본부장, 친분으로 변호사 채용? 도덕성 논란
MBC 조능희 본부장, 친분으로 변호사 채용? 도덕성 논란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3.1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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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노조 “MBC, 특정 법무법인에 일감 몰아줘… 적폐 청산한다면서...” 비판도 제기돼

최승호 사장 체제에 들어와 핵심 요직인 MBC 기획편성본부장에 선임된 조능희 전 PD수첩 책임 PD가 개인적 친분에 의해 특정 변호사를 MBC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MBC는 기존에 채용된 다수의 변호사들을 ‘적폐’로 몰아 이들을 배제하고, 특정 법무법인에 일감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MBC공정방송노동조합(위원장 이순임)은 지난 5일자 ‘오늘의 이슈’ 보고서를 통해 “이것이 적폐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공정노조에 따르면, MBC는 전임 사장 체제에서 회사의 법률적 업무를 담당할 다수의 변호사들을 2년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했다. 이들은 대개 채용 기간이 만료된 후 사원급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정책기획실에서 근무하던 A변호사의 경우 2년 계약 기간이 끝날 무렵, 직원들은 A변호사가 회사 소송과 관련해 적지 않은 성과를 내는 등 실무 능력이 뛰어나고 평판도 좋아 계속 근무하기를 바랐고 본인도 원했지만 채용 연장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조능희 본부장이 “동료 사원들의 의견과 A변호사의 마음은 알지만 재계약을 할일 없다. 내가 원하는 변호사가 있기 때문”이라며 A변호사와의 계약 연장을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정노조에 따르면, 조 본부장이 원하는 변호사는 민주노총 법률 자문을 담당하고 있는 법무법인 지평의 B변호사로, B변호사는 지평 대표의 배우자라고 한다.

공정노조는 “모 본부장은 자신이 원하는 변호사를 채용하기 위해서 MBC에서 동료들로부터 능력있는 변호사로 인정받는 A변호사를 잘랐다는 것”이라며, 이를 “적폐”라고 비판하면서 “뿐만 아니라 모 본부장은 이후 법무법인 지평의 한 변호사를 MBC로 파견시켜 법률을 자문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노조가 ‘오늘의 이슈’ 보고서에서 지칭한 모 본부장은 조능희 기획편성본부장이다.

공정노조는 “MBC에는 현재 많은 변호사들이 재직하고 있지만, 회사의 중요한 법률 자문은 대부분 회사의 변호사들을 활용하지 않고 법무법인 지평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것은 곧 MBC의 중요한 법률 자문비가 법무법인 지평 한곳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이미 채용된 변호사들을 쓰지 않고 굳이 추가 비용을 들여 지평에 법률 자문비를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노조가 MBC가 법률자문 일감몰아주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법무법인 지평은 노무현 정부 초대 법무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가 동료 변호사 10여명과 함께 설립한 대표적인 친노-친문 로펌으로 손꼽힌다.

강금실 변호사에 이어 지평의 2대 대표변호사를 지낸 인물은 인사청문회에서의 천안함 관련 부적절 발언, 또 4차례 위장전입 등으로 2012년 사상 첫 헌법재판관 선출안 부결 사태의 주인공이었던 조용환 변호사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도 지평 출신으로 알려졌다. 지평은 현재 김지형 전 대법관이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지평 출신 변호사들은 대거 고위직에 중용돼 눈길을 끌었다. 김지형 대표변호사는 지난달 24일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관세청장에 발탁된 김영문 전 부장검사도 지평 소속 파트너 변호사다. 김 청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있을 당시,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4기 위원으로 선정된 이소영 씨도 지평 파트너 변호사다.

공정노조는 “최승호 사장 체제에서는 회사의 법률 자문조차도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멘스고 남이하면 불륜)입니까?”라며 “귀가 따갑도록 적폐청산을 부르짖고 있는 현 체제에서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눈에 띄는 적폐는 최소한 삼가 해야 하지 않을까요? 참으로 기가 막힌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순임 위원장은 “조능희 본부장이 개인적인 친분으로 (직원 채용을) 그렇게 한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정노조의 이 같은 지적과 관련해 미래한국은 12일 조능희 본부장에게 전화와 문자를 넣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2010년 1월 20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광우병 보도' 선고공판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PD수첩 제작진의 모습. 왼쪽은 김형태 변호사, 가운데가 조능희 PD이다.
2010년 1월 20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광우병 보도' 선고공판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PD수첩 제작진의 모습. 왼쪽은 김형태 변호사, 가운데가 조능희 PD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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