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창고 논란’에 MBC 김세의 기자 “적폐청산 이름의 블랙리스트”
‘조명창고 논란’에 MBC 김세의 기자 “적폐청산 이름의 블랙리스트”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3.1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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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페이스북에 “언론노조 파업에 동조하지 않으면 적폐인가…미참여자 80여명 모두 엉뚱한 곳에 배치해 탄압한 부당노동행위” MBC 내부 상황 전해

배현진 전 앵커가 업무에서 배제된 채 조명창고에서 업무발령 대기상태로 지냈다고 발언한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MBC 김세의 기자가 13일 페이스북에 “적폐청산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블랙리스트”라며 사측을 비판했다.

김 기자는 자신의 아내에게 배 전 앵커와 함께 배치된 이른바 ‘조명창고’ 사진을 보여주자,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무한상사’ 장면이 떠오른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김 기자는 “저를 비롯해 배현진 앵커, 박상후 국장님, 박용찬 국장님, 김주태 국장님, 박성준 부장님 등 모두 6명이 조명기구 창고였던 곳에 있었다”며 “이미 3개월 넘게 업무배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저희 6명 뿐만이 아니다”며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무려 80여명의 기자 등이 마이크를 빼앗겼다. 거의 모두 다 취재부서가 아닌 곳에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치 곰인형에 눈깔 붙이는 업무와 같은, 영상편집 및 영상분류 등 단순노동을 하고 있다”며 “책상과 의자가 있으니 사무실이 맞다는 사람들, 정말 양심도 없는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김 기자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이 경영진인가요? 우리가 언론노조를 탄압한 사람들인가요? 언론노조 파업에 동조하지 않으면 적폐인가요”라며 “적폐청산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블랙리스트”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경영진도 아니고 인사권자도 아니었는데, 그냥 파업에 동조하지 않았다고 탄압하는 모습”이라며 “너무나 황당한 부당노동행위 아닌가요”라고 했다.

앞서 배현진 전 앵커는 퇴사 전 MBC 사측으로부터 부당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가 퇴사 전 머물렀던 공간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김세의 기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캡처
김세의 기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캡처

지난 9일 배 전 앵커는 자유한국당 입당 환영식에서 “노조가 주장하는 파업 정당성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파업 참여 100일 만에 불참과 노조탈퇴를 선언했다”며 “그 후 인격적으로 모독감을 느낄 만한 각종 음해와 공격을 받아오고 있고 석 달 전엔 정식 인사통보 없이 8년 가까이 진행한 뉴스에서 쫓겨나듯 하차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모든 업무에 배제된 채 조명기구 창고에서 업무발령을 기다리며 대기 상태”였다고도 주장했다.

그러자 MBC는 배 전 앵커가 ‘조명기구 창고’라고 언급한 사무실의 사진을 공개하며 해당 장소는 보도본부 사무실이라고 반박했다. 또 배 전 앵커가 대기 발령 상태가 아닌 업무 미발령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박 모 MBC PD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현진 씨는 지금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방송사 얼굴에 먹칠을 하고 정치권의 품에 안길 것을 감추기 위한 코스프레”라며 “배현진은 진짜 열악한 조명창고에서 근무하는 동료들을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가”라며 실제 조명 창고 사진이라며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배 전 앵커와 함께 조명창고 논란이 일었던 장소에 함께 머물렀던 박상후 MBC 전 부국장이 반박하는 입장을 냈다. 박 전 부 국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람이 상주하는 공간이 아니었다”며 MBC가 공개한 사진과 다르게 ‘조명 UPS실’이라는 팻말이 붙어있는 사진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창고에 사무실이라고 종이로 써 붙이면 사무실이 되는 모양”이라며 “조명UPS실의 실(室)이 사무실의 실과 동일한 한자라서 창고가 아닌 사무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이어 그는 “해당 사무실은 ‘보도본부 사무실’ 종이가 붙어있고 TV, 에어콘, 전화, 책상 등이 있어 정상적인 사무실로 생각하기 쉽지만 해당 사무실이 위치한 미디어센터 6층은 화장실이 없고 혹독했던 겨울 추위에 배현진 앵커와 에어컨을 온풍기로 사용해야 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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