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강민의 스타트업 칼럼 - 우수한 품질과 독특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정강민의 스타트업 칼럼 - 우수한 품질과 독특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3.2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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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보다 유니크해야 생존할 확률이 높다.”

13살에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성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 친구들로부터 놀림과 학대를 받는다. 우울증으로 학교 화장실에서 자살을 시도한다. 14살이 되던 해 자신을 아껴주던 삼촌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암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16세에 췌장암 조기 진단키트를 개발한다. 잭 안드라카라는 소년의 이야기다.

이 진단키트는 단돈 3센트다. 기존 췌장암 진단비용보다 무려 2만6000배나 저렴하고, 진단품질도 400배 더 우수하고, 진단 기간도 무려 126배 더 빠르다. 기존의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었다. 대형 제약회사와 의료업계는 잭의 연구결과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감도 못 잡고 있다.

잭도 다른 위대한 연구자들처럼 연구에 성공할 때까지 셀 수 없이 실패했다. 묵묵히 잭을 믿고 지지했던 부모님도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을 정도다. 잭은 실험을 위해 대학에 연구 제안서를 제출한다. 192번을 거절당한다. 어린 나이에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마침내 존스홉킨스대학의 교수가 연구실 사용을 허가했다. 7개월간 실험하고 500여 편의 논문을 읽었다. 잭은 말한다.

“인터넷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인간은 ‘위키피디아’와 구글을 이길 수 없어요.”

그는 수많은 고민과 질문을 인터넷에 던졌다. 자신의 방식대로 연구했다. 더 이상 자신의 방식으로 실험할 수 없게 되자 대학연구실을 찾았다. 실험도구가 필요해서였다. 잭은 기존 방식을 답습하지 않았다. 운 좋게도 답습할 환경이 아니었다. 중학생이었기에 췌장암 진단키트에 대해 독학해야 했다. 잭이 독학하지 않고 대학에서 췌장암 진단에 관한 기존 연구된 방식을 먼저 배웠다면 아마 좀 더 효율적 방법, 즉 베스트를 지향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3센트밖에 안 하는 췌장암 진단키트는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거다. 결과적으로 잭의 연구방법은 유니크했다. 유니크한 방식은 앞선 세대들이 닦아놓은 길을 따라가서는 발견되기 어렵다.

미세영역연구소 대표 정강민
미세영역연구소 대표 정강민

애플이나 구글이 무서워하는 경쟁자는 기존 기업이 아니다. 창고에서 밤새워 연구하는 똘기 충만한 젊은이 2명이다. 이들은 기존 기술과 방식을 혐오한다. 이들은 관행적 방식을 답습하면 시장지배자를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인터넷에 수많은 질문을 쏟아내고 크라우드 집단과 실시간 소통하는 구조를 이용한다. 이들은 기존 방식이 아닌 전혀 새로운 방식, 즉 유니크를 장착한다. 이것이 세상을 뒤집어 놓는다.

스타트업의 장점은 ‘새로움’이다. 즉 유니크한 생각이다. 베스트는 수평적 발전이다. 베스트는 주변보다 빠른 움직임과 뛰어난 품질을 의미한다. 유니크는 수직적 발전의 원동력이다. 베스트는 경쟁자가 항상 있어야 가능하고, 유니크는 자신의 본질, 원천을 찾기만 하면 된다. 베스트는 주변보다 앞서야 한다는 의미다. 반면 유니크는 다름을 인정하기에 공동체 진보를 의미한다. 누구도 당신을 침범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은 유니크다. 오로지 나이기에 가능한 영역에서 오로지 나이기에 가능한 능력을 추구하면 된다.

유대인은 노벨상을 가장 많이 받은 민족이다. 이들은 함께 잘사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그들은 자녀들이 최고가 되는 것보다 남과 다른 독특한 재능을 살려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베스트보다 유니크를 지향하라고 강조한다. ‘베스트’는 단 한 명만 통하지만 ‘유니크’는 공동체에서도 통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에서 먼저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먼저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하나의 전략일 뿐, 목표가 되면 안 된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가치를 제공하고 수입이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들이 실수한 내용을 수정하면서 시장을 주도한 경우는 부지기수다. 이들은 우선 몇 명의 고객, 즉 작은 미세시장에 접근한다. 미세시장은 다른 말로 유니크한 시장이다. 서서히 장악한다. 거기서부터 규모를 점차 키운다. 그리고 크고 장기적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나온다. 조용히 또는 혁명적으로 업계를 석권한다. 그러다 보면 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카피한 경쟁자들이 생겨난다. 기존 스타트업은 경쟁자의 싹을 자르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을 시도한다. 경쟁자가 싹이 잘렸다면 또 다른 경쟁자가 생겨난다. 기존 경쟁자를 뛰어넘는 더 강력한 무기를 장착하고 말이다. 만약 기존 스타트업이 공격적 마케팅을 했는데도 경쟁자의 싹이 잘리지 않았다면 기존 스타트업은 체력고갈로 포기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경쟁자가 나타났을 때 스타트업이 힘을 잃어가는 과정을 보면 경쟁상대의 공격보다 그 공격에 예민하게 대응한 나머지 내부적 혼란을 겪는다. 이 혼란을 견디지 못하면 기업은 힘을 잃는다. 우리의 자리를 빼앗기면 죽는다는 강박관념이 어쩌면 스타트업을 죽인다. 이런 스타트업이 해야 할 일은 더욱 유니크를 추구하는 것이다.

위대한 것은 모두 유니크했다. 유니크는 유일하기에 비교할 수 없다. 독점과 비슷하다. 독점은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작은 시장 독점은 큰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하지만 사라지기도 쉽지 않다. 유니크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성공보다 성장, 성장보다 존속이 우선이다.

스타트업이 가치 있으려면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초기 스타트업이 더 중요하게 여길 것은 존속이다. 청운의 꿈을 품고 덤벼들지만 2년 내 흐지부지 사라진다. 성공보다 성장, 성장보다 존속이 더 중요한 이유다. 성공 또는 성장하지는 못했어도 존속이 유지되기만 하면 기회는 찾아온다. 하수는 성공을 꿈꾼다. 중수 스타트업은 성장을 꿈꾼다. 고수처럼 득도한 스타트업은 존속의 중요함을 인식한다. 안타깝게도 많은 스타트업이 죽음계곡을 통과하지 못한다. 현재 존속하고 있다면 당신 스타트업은 아직 유니크하다. 유니크를 추구할 시간은 남아있다. 위대해질 기회도 있다.

스타트업이 단순히 기존 회사에 반대되는 것들을 모아놓거나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를 살짝 바꾸어 내놓은 것에 불과하다면, 결코 유니크한 기업이라고 할 수 없으며,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 기존 제품과 기존 서비스보다 좋은 것, 즉 베스트는 스타트업 경쟁력이 아닐 수 있다. 스타트업 본질은 시장에 없는 또는 시장에 있지만 아무도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 부분을 유니크하게 부각할 수 있어야 한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이 아이디어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면 대박 칠 것 같다. 비슷한 것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이나 구글플레이에서 검색해본다. 이미 비슷한 제품과 서비스가 차고 넘친다는 것에 놀라고 실망한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할 게 너무 많은 과잉시대다. 사람들이 제품을 집어 들거나, 마우스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가 클릭하는 지점이 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네만과 아모스 트버스키 교수는 유니크의 속성은 사람들의 선택이 일어나는 지점이라고 말한다. 선택 과잉의 시대, 사람들은 이제 비교우위를 선택하는 대신 구별성, 나의 관심과 통하는 상호성, 특정 카테고리에서 10배 이상 뛰어난 탁월성을 가지는 속성인 유니크를 만나면 고객은 그 제품을 집어 들거나 그 사이트를 클릭한다. 선택과 클릭에 부담 주었던 모든 것이 한꺼번에 해체된다.

유니크는 어렵다. 하지만 선택받으려면 유니크에 미쳐야 한다.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다. 세상에 나온 모든 실행비법은 단 하나다. ‘의식하게 하는 것이다.’ 의식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게 해야 한다. 자주 보이면 행동할 확률이 높아진다. 유니크라는 단어와 간단한 실행지침을 눈에 잘 띄게 노출하는 것이다. ‘어려운 일을 해내려면 쉽게 시작해야 하고, 큰일을 해내고 싶다면 작게 시작해야 한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다.

유니크가 생기려면 일단 갈망하고, 길게, 멀리, 크게 봐야 한다. 자신의 유니크는 자신을 세밀히 응시하고, 한 걸음 물러나 쳐다보고, 제3자의 어색한 시각으로 관찰해야 찾을 수 있다. 자신만의 길을 갈 때, 주변에 휘둘리지 않을 때, 가슴 뛰는 일을 할 때, 재미있어 미칠 것 같을 때, 자기 자신이 되기로 결심할 때 생긴다.

모양을 바꾸고, 크기를 늘리거나 줄이고, 못 먹을 것을 먹고, 전혀 다른 A와 B를 연결시키고, 그리고 전혀 다른 C로 이끈다. 하늘 나는 새들의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여러분 앞에 있는 노트북을 빨간 딸기처럼 먹을 수 있어야 하고, 검정색 샤프펜슬이 파리로 변할 수 있어야 하고, 품의서나 기안서에 고정된 문장으로 보이는 ‘~승인하고자 결재를 올립니다.’를 ‘눈도장 찍기 위해 보여줍니다’로 바꿀 수 있어야 하고, 마우스를 딸깍거리며 클릭할 때마다 불우이웃돕기 성금이 쌓이게 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야 한다.

눈앞에 있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현실적이든 비현실적이든, 그 어떤 무엇이든 독특하게 변환시켜야 한다. 살짝 미친 것 같은 생각을 자유롭게 외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문화가 생겨야 유니크 해진다. 회사정책과 전혀 맞지 않는 제안이라도, 기존 것과 조금이라도 다른 것을 제안하면 박수치고 환호해야 한다. 왜?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이 스타트업 본질이기 때문이다.

인어공주에 나오는 대사다. 어릴 때는 인식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가슴에 들어온다.

“네가 간절히 원한다면 넌 할 수 있어! 하지만 넌 하고 또 하고 해야 해. 그럼 마침내 할 수 있을 거야”

베스트보다 유니크해야 생존확률이 높다. 아니 위대해진다.


정강민 (jkm8346@naver.com)

미세영역연구소 대표
서울창업허브 공식 창업 멘토 (기업가 정신, BM/사업계획서, 세무/회계, 투자유치, IPO, 인사/노무, 교육, 조직문화)
재능공작소 크레버 코치 (기업가 정신, 세무/회계, 투자유치, 책쓰기 코치)
한국디자인씽킹연구소 감사
(재)한국지식재산관리재단 전문위원
 

 
저서
 
<스타트업에 미쳐라> (부제 : 탁월함보다 진정성이다)
< 혼란스러움을 간직하는 방법> (부제 : 퇴사, 그 흔들림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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