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안 한다”던 최승호 사장은 왜 신강균 기자를 잘랐나
“해고 안 한다”던 최승호 사장은 왜 신강균 기자를 잘랐나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3.2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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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이명박 저격수’ 신강균 기자 해고 사실 뒤늦게 알려져…이유 놓고 추측 ‘무성’

2005년 이상호 전 MBC 기자가 폭로한 이른바 ‘구찌 핸드백’ 사건으로 징계받았던 신강균 기자가 최근 해고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신강균 기자는 지난 7일 있었던 인사발령에서 취업규칙 위반 등의 사유로 해고 결정이 났다. 사유는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 등으로 전해졌다.

MBC 홍보부 관계자는 “해고된 것은 맞다. 구체적 사유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구찌 핸드백’ 사건이란 모 건설업체가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의 앵커를 맡았던 신강균 차장과 이상호 기자 등에게 고가의 외제 명품 핸드백을 선물하며 자사 관련 고발보도를 무마하려 했다가 폭로된 사건이다.

MBC 안팎에서는 신강균 기자의 해고가 의외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최승호 사장이 MBC 사장에 선임되기 직전 가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직원을 해고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MBC 관리감독 기관 방송문화진흥회의 사장 선임 최종 인터뷰 이틀 전인 지난해 12월 5일자 딴지일보 기사에 따르면, 최 사장은 MBC 인적 청산을 얘기한 가운데 경력 기자들에 관한 질문을 받자 다음과 같이 발언한다.

인: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을 가능성이 있거든요. 채용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면, 보도에 관해서는 어떤 조치를 하실 생각인가요?”

최: 문제 있는 보도를 많이, 반복적으로 했던 친구들이 있거든요? 그런 친구들은 책임을 물어야 되고, 교육을 좀 시킬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저널리즘에 대한 교육. 그동안 나쁜 선배들 밑에서 있었기 때문에 좋은 선배들한테 제대로 교육받게 하고, 그다음에는 기회를 공평하게 줘서 능력대로 해야죠.

인: 그래도 능력이 안 되면, 짤리는 건가요?

최: 짤리는 거는, 짜르는 거는… 내가 짤려 보니까 짜르면 안 되겠더라고요.(웃음)

최승호 사장 자신이 해고를 당해보니 사장이 되더라도 직원 해고는 할 수 없다는 취지이다.

이 때문에 미투열풍이 강한 사회분위기 상 성폭력 사건에 연루된 직원 해고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해도, 신강균 기자의 전격적인 해고는 무척 이례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신강균 기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서울시장 시절 버스개편사업 등을 집중보도 하고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과 마찰을 빚는 등 과거 언론노조 진영을 대표하는 기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혀 왔다.

사장이 되면 자신이 직원을 해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던 최승호 사장 체제 아래 신강균 기자는 왜 해고당했을까?

MBC 관계자에 따르면, 더군다나 신강균 기자는 당초 사표를 제출했지만 사측이 반려하고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 절차를 밟아 해고시켰다고 한다.

최승호 사장의 이 같은 조치에 두 가지 해석이 나온다. 일종의 본보기 사례와 보복 차원이라는 것이다.

MBC의 한 관계자는 “(신강균 해고를 보면) 최승호 사장 체제에서 핏빛 숙청이 이뤄질 것이라는 걸 예측을 할 수 있다”며 “최승호 체제가 현재 감사를 요청해 국장급 70명에 대한 법인카드 부정사용 부분에서 대대적 감사를 벌이고 있는데, 금액의 다소를 떠나 신강균을 해고함으로써 어떤 사람이든 사유가 있을 때엔 해고될 수 있다는 피바람을 예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는 정해진 수순으로 피의 숙청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우리 편인 사람에게도 이렇게 단호하게 해, (따라서) 너희도 이제 재미없을 것 같다’ 이런 식”이라며 MBC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그들에게 공포심을 갖게 하는 일종의 시범케이스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해석은 신강균 기자가 언론노조에 찍혀 보복성 차원에서 해고됐다는 해석이다. 신 기자는 지난 해 2월 김장겸 사장 취임 후 이뤄진 MBC 임원·간부 인사에서 통일방송연구소장에서 광고국장으로 발령난 바 있다. 언론노조 기관지격인 미디어오늘은 당시 신강균 기자가 영전(전보다 더 좋은 자리나 직위로 옮김)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승호 사장의 경영진이 신강균 기자를 ‘김장겸 체제에 부역한 변절 인물’로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하게 하는 대목이다.

신강균 기자 해고 사유야 어떻든 피아를 불문한 최승호 사장의 '핏빗' 인적 청산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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