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를 어떻게 바꾸는가?
[신간]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를 어떻게 바꾸는가?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3.28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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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손을춘은 국회 공무원으로 20여 년간 근무하면서 입법과 정책 현안들을 조사ㆍ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일을 해 오고 있다. 환경노동위, 예산결산특위, 입법조사처에서 고용 분야를 담당하였고, 교육과학기술위, 기획재정위에서 교육과 조세 분야 업무를 수행하면서 다양한 정책 검토 경험과 안목을 쌓아 왔다. 노동자의 안정된 생활과 복지에 관심이 많아 재직 중에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에서 노동복지정책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공인노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는 국회 법제실 재정법제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고용과 일자리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다양한 정책 분석 경험에서 얻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집필한 이 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직업과 일자리의 미래를 예측하고, 급변하는 직업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가와 개인이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해야 할 것인지,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직업 환경은 더욱 변화무쌍해졌다. 그때그때마다 필요한 경우에만 일을 맡기는 긱 이코노미가 활성화되고 비정기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필요한 곳에 제공하고 보수를 받는 크라우드 워커 등이 생겨났다. 특히 인공지능은 사물인터넷, 핀테크와 같은 다른 기술과 접목하여 사람들의 일자리를 더욱 축소시키고 있다. 이처럼 변화된 사회에서는 더 이상 평생직장, 평생직업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은 이처럼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직업 세계에서 각 개인이 적응해서 살아남고, 나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 문제를 다루었던 기존의 책들은 번역서여서 국내 상황과 달리 이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거나 개인에게 먼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이 책은 국내 경제, 사회 환경에 개인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미래를 예측할 안목을 키워 준다. 

과거에도 산업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사라지는 일자리들이 있었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이 상용화되어 방직공장에 동력을 제공하자 직조공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기도 하였고, 컴퓨터식자시스템이 도입되어 디지털 파일로 신문을 인쇄하기 시작하자 식자공과 조판공이 구조 조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신기술의 보급에 따른 새로운 직종이 생겨나고 관련 서비스 분야 일자리가 대거 생기면서 전체 일자리 수는 줄어들기보다는 오히려 늘어났다. 하지만 이러한 선순환은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오늘날에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인공지능과 로봇,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의 결합으로 생겨난 기계들은 점점 더 인간을 대체해 가고 있다. 그 결과 새로 생겨나는 직업보다는 사라지는 직업이 훨씬 더 많아졌다. 

혁명적인 기술 변화는 우리 사회의 일자리 시장을 과거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꾸고 있다. 뉴스에 오르내리는 대량 실업 사태는 더 이상 낯선 현상이 아니다. 인건비 절감과 경영 혁신 등을 이유로 많은 기업이 직원을 줄이는 대신 자동화를 택하는 추세다. 서비스업 분야에 나타난 무인화 바람도 예사롭지 않다. 바리스타 로봇이 인간을 대신해 커피를 서비스하는 카페 X가 등장했고, 맥도날드에서는 주문을 받는 직원 대신 손님이 직접 주문할 수 있는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있다. 아마존 등의 물류업체가 드론 택배를 모색하면서 택배업에서도 사람들이 설 공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울러 인천국제공항 등에 등장한 청소원 로봇처럼 4차 산업혁명은 서민들의 생계형 직업까지 위협하고 있다. 무엇이든 설계도만 있으면 만들어 내는 3D 프린터 역시 치과기공사를 비롯해 여러 분야의 제조공들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한마디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근간이 되는 기술들은 지금까지 인간의 직업에 도움이 되었던 촉매적 기술보다는 구인을 축소시키는 파괴적 기술에 더 가깝다. 저자는 이러한 냉정한 현실을 가감 없이 독자에게 보여 주는 한편, 어떻게 해야 이러한 정글 같은 직업 생태계에서 현명히 대처할 수 있는지, 그 방안까지 제시한다. 

과거와 달리 비정규직이나 기간제 근로처럼 보다 유연화된 고용 환경 속에서 문제없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우선 ‘고비용-고정 지출’의 생활 구조를 ‘저비용-유연 지출’로 바꿔야 한다. 고비용-고정 지출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갑자기 불어 닥칠 실직 위기를 넘기기란 쉽지 않다. 이외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구직자나 재직자 모두 장기적인 안목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에는 수입원의 다각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점도 있다. 고비용-고정 지출이 처음과 달리 나중에 문제가 되는 것은 하나뿐인 수입원이 갑자기 사라졌을 때 이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소소한 수입원이라도 다각화한다면 갑작스런 실직 등의 위험에도 수입이 극단적으로 줄어드는 위험을 막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책을 쓴다거나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 단기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활동 등을 들 수 있다. 크라우드 워커나 긱 이코노미처럼 자신의 재능을 다른 사람에게 서비스하고 일정 부분 수입을 얻는 일은 이미 외국에서 또 하나의 고용 형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저자는 국내에서도 이러한 제2의 수입원이자 새로운 고용 형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 밖에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어떠한 직업관과 능력을 키워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외에도 저자는 앞으로 어떤 직업이 유망하고, 또 어떤 직업이 사라질 것인지 등을 날카롭게 분석해 대비할 수 있게 해 준다. 사실상 기존의 직업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모두 변화를 겪고 사라지거나 다른 직업으로 대체될 것이다. 변호사처럼 전문직으로 여겨져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겼던 직업들도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점점 더 밀려나는 추세다. 인공지능 변호사인 두낫페이(DoNotPay)는 의뢰인과의 채팅을 통해 교통 범칙금이 부당하게 부과되었는지를 판단해서 승소할 수 있는지 여부까지 알려준다. 기술이 발달하면 다른 분야의 법률 자문까지도 인공지능 챗봇이 대신하게 될 것이다. 반면 3D 프린터가 제조업에서 자리를 잡아 가게 되면 3D 프린팅 설계 엔지니어 같은 신종 직업이 유망 직업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외에도 빅데이터 엔지니어나 유품 정리사 같은 신종 직업 정보들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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