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공부의 철학... 깊은 공부, 진짜 공부를 위한 첫걸음
[신간] 공부의 철학... 깊은 공부, 진짜 공부를 위한 첫걸음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3.29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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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지바 마사야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철학자로 21세기 일본 철학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리쓰메이칸대학교 대학원 첨단종합학술연구과 준교수로 재직하면서 철학과 표상문화론을 가르치고 있다. 도쿄대학교 교양학부를 졸업하고, 파리 제10대학과 고등사범학교를 거쳐 도쿄대학교 대학원 종합문화연구전공에서 표상문화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질 들뢰즈, 자크 데리다, 카트린 말라부, 캉탱 메이야수 등 현대 프랑스 철학을 바탕으로 집필한 《너무 움직이지 마라―질 들뢰즈와 생성변화의 철학動きすぎてはいけない―ジル·ドゥル?ズと生成?化の哲?》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고, ‘공부’라는 실용적 주제를 들뢰즈와 라캉, 비트겐슈타인의 주요 철학 개념을 통해 메타적으로 탐색한 《공부의 철학勉?の哲?―?たるべきバカのために》으로 일본 언론과 출판계, 대학생들에게 크나큰 찬사를 받았다. 

예술과 팝문화를 철학적으로 고찰하면서 미술, 문학, 패션에 관한 비평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다른 저서로 《다른 방식으로―트위터 철학別のしかたで―ツイッタ?哲?》이 있고, 역서로 캉탱 메이야수의 《유한성 이후―우연성의 필연성에 대한 시론有限性の後で─偶然性の必然性についての試論》(공역) 등이 있다.

일본의 사상계를 주도하는 젊은 철학자 지바 마사야가 프랑스 현대 철학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을 되살려 독자의 인생을 바꿀 만한 ‘공부의 철학’을 제시한다. 

공부란 지식 쌓기가 아니라 기존의 환경에 동조하며 살아온 자신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으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저자는, 환경 속에서 평범하게 받아들여지는 의견에 의문을 제기하는 아이러니적 발상, 하나의 주제에서 폭넓게 가지를 뻗어 나가는 유머적 발상을 중심으로 진짜 공부, 깊은 공부를 누구나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2017년 출간 당시 일본의 학계와 언론, 출판계로부터 극찬을 받았고 그해 도쿄대 및 교토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으로 꼽힌다. 

왜 우리는 공부에 목을 맬까? 공부란 무엇이고, 왜 필요하며, 어떻게 해야 남들과 차별되는 공부를 해나갈 수 있을까? 입시와 취업 공부에 국한되지 않고 일과 삶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원천으로서 공부에 대한 열기가 높아지고 있는 요즘, 일본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철학자 지바 마사야가 이 시대 독학자들을 위해 심플하면서도 강력한 공부론을 펼친다. 질 들뢰즈의 생성변화 철학을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낸 《너무 움직이지 마라》를 통해 범람하는 지식정보 시대에 진정한 자아 발견의 길을 학문적으로 제시했던 그는, 이번 신작 《공부의 철학》에서는 자신만의 깊은 공부, 진짜 공부를 시작할 수 있도록 들뢰즈, 라캉, 비트겐슈타인 등 현대 주요 철학을 바탕으로 공부의 원리와 방법을 체계적으로 모색한다. 

그에 따르면 공부란 지식이나 정보를 마냥 쌓아올리는 일이 아니다. 기존의 환경에 동조하며 살아온 자신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으로 이동하는 일이다. 즉 자기 자신을 파괴하고, 새롭게 변신하며, 자기만의 언어를 갖는 일이다. 이는 곧 깊은 공부, 향락하는 공부로 이어져 내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힘을 갖추도록 한다. ‘공부와 언어’, ‘공부와 사고’, ‘공부와 욕망’, ‘공부의 기술’ 등 네 가지 주제를 통해 이제까지 간과되었던 공부의 구조와 무의식에 깊게 다가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여타의 공부법 책들과 완연히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지바 마사야의 역작 《공부의 철학》은 2017년 4월 출간 당시 일본의 학계와 언론, 출판계로부터 극찬을 받았고 그해 도쿄대 및 교토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으로도 꼽힌다. 

취업 준비로 영어를 공부하든, 비즈니스 기획안을 작성하기 위해 경제를 공부하든, 정년퇴직 후 철학이나 종교를 공부하든, 누구나 저마다의 목적을 갖고 공부한다. 그러나 공부란 무엇인지, 왜 우리에게 공부가 필요한지를 넓은 시야에서 메타적으로 질문하는 사람은 드물다. 지바 마사야가 《공부의 철학》을 쓴 이유는 이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현대는 그야말로 ‘공부의 유토피아’다. 인터넷의 발달로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고, 수준 높은 입문서가 쏟아져 나오는 등 학습 환경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또 2000년대 말부터 확산된 SNS와 스마트폰으로 말미암아 언제 어디서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곧 우리가 정보의 자극에서 한시도 벗어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깊게 생각할 새도 없이 정보가 쏟아지고, 끝도 없이 흘러드는 정보에 즉각적 공감을 강요받는다. 수많은 정보들에서 무엇을 가려내고,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자신의 생각을 개진해나가기가 어렵다. 《공부의 철학》은 이런 정보의 과잉 상황을 공부의 유토피아로 적극 활용하면서 자기 나름대로 깊게 사고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정보의 바다에서 쉴 새 없이 밀려오는 파도에 휩쓸리며 동조하는 삶을 중단하려면 ‘나는 이것을 공부했다’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그냥 공부가 아닌 깊은 공부, 삶의 뿌리에 작용하는 근본적 공부인 ‘래디컬 러닝Radical Learning’이 필요하다. 지금 사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인생을 살고 있다면 깊이 공부하지 않아도 괜찮다. 또한 깊이 공부하지 않아도 인간은 살아갈 수 있다. 주변에 맞춰 살면 된다. 그러나 생활에 무언가 변화가 일기를 바라고 기존의 자신을 전복하길 원한다면 ‘변신을 위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저자에 의하면 공부란 변신이다. 기존의 자신을 파괴하는 것이다. 기존의 자신이란 주어진 환경과 관계 속에서 보수적으로 살아온 나, 환경의 당위(코드)에 동조해온 나이다. 그런 자신을 파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사고방식, 다른 화법을 사용하는 환경으로 이동하면 된다. 이 말은 물리적 공간을 바꾸라는 뜻이 아니다. 물건처럼 만질 수는 없지만 우리 삶을 이미 강력하게 지배하고 있는 언어의 세계를 바꿔보라는 이야기다. 이를테면 언어를 소통의 도구가 아닌 언어 그 자체로 대하면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 듯 자유자재로 사용해보는 것이다, 마치 시처럼. 사용하는 언어의 범주가 달라지면 기존 환경에 유착했던 자신을 변신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공부의 본질은 언어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며, 이것이 바로 변신을 위한 깊은 공부의 시작이다.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는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다. 기존의 환경과 관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다. 그러려면 기존의 동조를 멈추고 새로운 동조로 옮겨 가야 한다. 그 일환으로서 ‘동조에 서툰 말’을 사용하는 것이다. 동조에 서툰 말은 ‘자유로워지기 위한 사고 기술’과 대응한다. 사고법은 크게 볼 때 아이러니(츳코미)와 유머(보케)로 나뉜다. 주어진 환경에서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의견에 의문을 제기하며 ‘깊이 파고드는 사고법’이 ‘아이러니’라면, 하나의 주제에서 폭넓게 가지를 뻗어나가며 ‘한눈파는 사고법’이 ‘유머’라 할 수 있다. 모든 것에 의문을 품으며 수직으로 깊어지는 아이러니적 사고와 한 가지 주제에 또 다른 주제를 덧대며 수평으로 확장되는 유머적 사고, 이를테면 종적 사고와 횡적 사고를 적절히 병행하다 보면 주어진 담론, 환경, 관계에서 엇나가는 발언을 하는 나, 그럼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탐지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 비로소 자기 목적적인 공부, 자기 향락을 위한 공부, 공부를 위한 공부의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공부의 철학》은 공부의 원리만을 설명하는 책은 아니다. 왜 깊은 공부가 필요한가, 어떻게 공부를 시작할 것인가를 ‘언어와 사고’를 중심으로 살핀 이후,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찾아 깊이 파고드는 공부의 기술을 제시한다. 저자에 의하면 공부란 어떤 전문 분야에 참여하는 일이다. 공부의 본령은 신뢰할 수 있는 문헌을 읽는 일이고, 유서 깊은 학문의 세계로 진입하는 일이다. 따라서 신중한 관찰과 실험, 자료의 독해에 뿌리를 둔 전문서, 연구서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입문서를 잘 골라 읽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입문서라는 게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쓰인 책이라 해도 새로운 학문을 접하는 일은 낯선 언어를 접하는 일이기에 자신의 체감과 맞지 않아 불편하고 이물스러울 수 있다. 잘 모르겠다며 덮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공부란 궁극적으로 이질적인 세계관을 얻는 일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언어와 사고에 동조하다 보면 자신의 감각이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공부를 계속하는 힘이 된다. 

저자는 애초에 공부란 한도 끝도 없으니 언제든 시작할 수 있으며 언제든 중단해도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 작심삼일 공부는 나쁜 것이라는 편견을 훌쩍 뛰어넘는다. 다만 중단했다면 반드시 재개하라고 강조한다. 중단과 재개의 반복 경험을 쌓는 것이 바로 공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부를 계속하려면 일상생활 속에서 공부의 타임라인을 유지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저자는 에버노트 등 노트 애플리케이션을 추천한다. 여러 개의 노트북(폴더)을 작성하여 여러 분야의 공부를 동시 평행적으로 진행하면 그 사이에서 상승효과가 일어난다는 것. 애플리케이션을 거점으로 삼는다면 한동안 공부에서 멀어져 있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다. 

읽는 일 못지않게 쓰는 일도 중요하다. 쓰기의 기술은 ‘쓰면서 생각하는 습관’에 의해 향상된다. 따라서 한 줄의 문장, 한 편의 글을 완성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연상되는 바들을 자유롭게 써나가면서 생각을 수집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이때 아웃라이너라는 앱이 편리하다. 아웃라이너로 목록 쓰기를 하면 사고를 짧게 끄집어내어 임시 고정하는 작업이 절로 이루어진다. 이것을 철학적으로 표현하면 ‘공부의 유한화’다.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오히려 가능성이 무궁해진다. 긴 문장 쓰기가 어려울 때는 아웃라이너 등을 통해 사고를 임시 고정하면서 축적해가는 글쓰기를 해본다. 목록이 어느 정도 쌓이면 한 편의 글, 한 권의 책을 완성하기가 수월해진다. 깊은 공부에 대한 탐색이 이렇듯 글쓰기로 수렴되는 이유는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기는 삶이 가능해지면 자신이 진정으로 기뻐하는 향락적 공부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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