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사무실의 정치학... 권력 게임에서 자기방어와 자기이익을 얻어내는 인간관계의 기술
[신간] 사무실의 정치학... 권력 게임에서 자기방어와 자기이익을 얻어내는 인간관계의 기술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3.2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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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잭 고드윈 박사는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 정치 영역 전반에 두루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정치학자이다. 기업과 대학, 정부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그는 서아프리카 가봉에서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그의 인생 경력을 시작했다. 하와이 대학에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과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에서 국제비즈니스 경영학석사MBA 과정과 정치학 학사 과정을 이수했다.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다섯 차례나 선발되었으며, 집안에서도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유능한 숙련공이며, 미국우표수집학회의 평생회원이자 국제평화 정책협의회의 회원이다. 

그는 3권의 논픽션과 1권의 첩보소설을 저술했으며, 그 중 《클린터노믹스Clintonomics》는 전 미국방장관 레온 파네타Leon Panetta가 ‘필독서’라고 불리기도 했다. 《사무실의 정치학》은 기업과 정부에서 일했던 개인적 경험과 일화들, 그리고 역사, 문학, 영화에서 가져온 여러 원형들을 소개하는 방식을 통해 독자들이 대인관계, 정치, 리더십에 대하여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무실은 어떤 공간인가? 사무실은 일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힘을 겨루는 작은 정치판이기도 하다. 40여 년간 기업과 정부, 대학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정치학자 잭 고드윈에 따르면, ‘정치는 권력의 획득, 분배, 사용에 관한 것’으로, 모든 종류의 조직 안에서?정부, 기업, 단체, 그리고 친목 모임 및 가정에서도?일어난다. 직장이나 조직에서는 상사가 권력의 주체가 되고, 친구 사이라면 직업, 경제력, 리더십 등이 권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정에서도 부모와 자녀, 부부 사이에서도 권력의 역학 관계는 존재한다. 이러한 역학 관계는 우리의 자존감, 인간관계,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 책은 직장은 물론이고 자신의 주변 어디에서나?고용인과 피고용인, 상사와 부하직원, 교사와 학생, 부모와 자녀, 그리고 친구, 동업자, 배우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권력 게임에서, 권력이 강한 사람에 맞서 자신을 지키고 더 효과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얻어내는 기술을 배우기 위한 책이다. 저자는 ‘나의 목표는 정치적 자기방어에 관해 가르침을 주는 것, 권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권력이 강한 사람들에 맞서 어떻게 스스로를 방어할 것인가를 알려주는 것’이며, 궁극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 ‘당신 자신의 원칙에 인도되는 주체적 결정의 행위자가 되는 것’이라고 이 책의 집필 목적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저자는 스티븐 킹의 ‘글쓰기 공구상자’의 개념을 빌려와 ‘정치의 공구상자’를 만들고, 다양한 정치적 공구들을 설명한다. 이러한 공구상자 안에는 ‘다양한 유형의 권력들, 그것들을 정확히 필요한 만큼 잘 사용하는 방법, 그리고 누군가가 당신에게 불리하게 권력들을 사용하고 있을 때 그것들을 인지하는 방법’, 우리가 몸담고 있는 조직 안에서 자신의 지위와는 무관하게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방법 등 다양한 도구가 담겨져 있다. 만약 당신이 더 많은 정치적 통찰, 더 많은 권력, 더 많은 성공을 거두길 원하고, 권력의 횡포로부터 자신과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고 싶다면, 그리고 더 많은 주도권을 가지고 당신의 삶과 인간관계를 이끌고 싶다면, 이 책은 그러한 삶을 살도록 당신을 도와줄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미투 운동의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2017년 10월 하비 와인스타인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이 운동은 우리나라에서는 법조계를 시작으로 문화예술계, 학계, 정치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권력형 성폭력은 유명인들에게 가려져 있지만, 우리의 삶 곳곳에 만연하다. 심지어는 직장은 물론이고 가정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심각한 것은 이러한 권력형 범죄 행위가 성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며, 조금만 돌이켜 보더라도 우리사회, 우리 주변이 수직·수평적으로 얼마나 권력의 오남용에 곪아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수많은 문제의 중심에 있는 ‘권력’이란 무엇인가? 이 책에서 저자는 권력이란 ‘한 인간의 다른 인간에 대한 통제를 용이하게 하는 것이라면 뭐든 권력’이 될 수 있으며, 정치는 ‘권력에 관한 것’이고, ‘이 목적에 기여하는 사회적 관계라면 뭐든 정치라 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즉, 인간관계에 있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통제하면, 그것은 권력이 되고, 그 상황은 정치적 상황이 된다. 이를 받아들이면 인간은 모두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래서 저자는 정치와 권력에 대한 우리의 호불호와는 무관하게 정치는 인간 본성에 내재된 것이고, ‘모든 인간은 정치적 동물’일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반복적으로 우리가 싫든 좋든 정치적 동물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스로가 정치적 동물임을 받아들일 때 권력의 민낯과 진지하게 대면할 수 있고, 진지하게 대면할 때 비로소 그것에 맞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인간을 공격적으로 만드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측면과 인간을 조종하는 문화적이고 집단적인 힘이 어떻게 인간을 조종하는지, 그리고 권력 행사의 다양한 수단인 징벌적·보상적·조종적 권력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권력의 민낯을 설명한다. 하지만 정치와 권력에 대한 우리의 부정적 인식과는 무관하게 정치와 권력은 그 자체로 나쁜 것이 아니며, 이를 사용하는 인간의 도덕성과 철학의 부재가 문제임을 지적한다. 그래서 권력의 올바른 사용과 진정한 리더십을 위해 지속적인 배움에 대한 사랑을 통한 자기숙달과 인간관계의 정치적 기술의 숙지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나아가 ‘다양한 유형의 권력들을 알아두고, 인지하며, 그리고 사용하는 것은 우리의 리더십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이고, 리더십은 ‘굴복을 강요하기 위해 처벌의 위협이나 보상의 약속에 의존하지 않’으며, ‘조직도 상에서 당신이 놓인 위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추종자의 반응으로부터’ 나오는 것임을 명확히 한다. 저자는 이러한 ‘리더십을 갖출 때 당신은 평범한 정치적 동물과 뚜렷이 구별’되는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이러한 것들을 얻을 수 있도록 우리를 안내할 뿐이다. 저자는 철학, 심리학, 정치학, 역사, 문학, 영화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일화들을 인용해 대인관계, 정치, 리더십을 설명한다. 하지만 정치적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에게 그 내용은 추상적일 수도 있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어린아이에게 밥을 먹여주듯 친절하지 않으며, 우리에게 더 많은 상상력을 가지고 스스로 길을 찾도록 도울 뿐이다. 낚시하는 방법을 배웠으면, 현장에서 그것을 활용하고 수정하고, 다시 행동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이 책은 우리가 대면하는 정치적·사회적 상황을 정치와 권력의 패러다임으로 바라볼 수 있게끔 도와주는 안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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