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의 독일 통일 이야기 - 동독 민중봉기, 독일 '통일의 날', 그리고 서독 내 좌우 이념대립
권영세의 독일 통일 이야기 - 동독 민중봉기, 독일 '통일의 날', 그리고 서독 내 좌우 이념대립
  • 미래한국
  • 승인 2018.04.03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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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6월 17일 동독주민들은 동독 공산당 정부의 압제에 항거해 베를린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대규모의 시위를 벌입니다. 당황한 동독정부 및 소련군은 탱크가지 동원하여 비무장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진압하였고 그 과정에서 최소한 수십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고귀한 생명을 잃게 됩니다. 같은 해 7월 3일 서독의회는 동독주민들의 희생을 기려 위 항거일을 국경일로 지정하며 '독일 통일의 날'로 로 명명합니다. 
 

전 국회의원, 전 주중대사 권영세
전 국회의원, 전 주중대사 권영세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1960년대 중반 무렵 빌리 브란트의 사민당은 기민/기사당과의 연정에 참여하면서 이 국경일을 폐지할 것은 주장하기 시작했고 60년대 후반 정권을 잡은 이후에는 의도적으로 그 기념행사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습니다. 동독을 자극함으로써 막 시작한 동방정책에 부담이 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였지요.

 당연히 보수 우파정당 기민/기사당은 이런 태도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을 하였습니다. 당시에 희생된 이들 뿐 아니라 앞으로 동독주민들이 더 이상 이런 희생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분명히 짚어야 한다는 논리였지요. 이것 외에도 서독정치에서 동독관련 이슈는 거의 예외없이 좌우파 정당을 사사건건 대립시키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사실 독일인들의 에토스는 우리와 사뭇 다릅니다. 그럼에도 위의 모습은 요즘 우리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분단이라는 특수상황은 서로 다른 에토스를 가진 민족사회의 작동 양상을 서로 비슷하게 만들 만큼 큰 영향력을 가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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