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돈키호테의 말...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인이 들려주는 인생의 지혜
[신간] 돈키호테의 말...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인이 들려주는 인생의 지혜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4.12 0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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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안영옥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교에서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진리 사상 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스페인 동 대학교에서 스페인 고급 문화과정과 스페인 말라가 대학에서 고급 문학과정을 수료했다. 1988년부터 현재까지 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7년에는 오르테가 이 가세트 재단 초빙 교수, 2002년과 2005년에는 스페인 외무부 초빙 교수를 지냈다. 

저서로는 『돈키호테를 읽다』, 『스페인 중세극』, 『스페인 문화의 이해』, 『올라, 에스파냐』, 『왜, 스페인은 끌리는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스페인 문법의 이해』, 『작품으로 읽는 스페인 문학사(공저)』, 『열정으로 살다 간 스페인어권 여성(공저)』 등이 있고 번역서로 『돈키호테』 1, 2권, 『엘 시드의 노래』, 『좋은 사랑의 이야기』, 『라 셀레스티나』, 『세비야의 난봉꾼과 석상의 초대』, 『인생은 꿈입니다』, 『케베도 시선』, 『예술의 비인간화』, 『피의 혼례』, 『예르마』,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세 개의 해트 모자』, 『죽음의 황소』, 『러시아 인형』 외 다수가 있다.
 

인생을 더 깊게, 더 나답게, 더 당당하게 살아가는 법! 

[돈키호테처럼 꿈에 미쳐 보는 것, 그것이 열정이고 그래서 삶입니다.] 완역본 『돈키호테』의 번역가 안영옥 교수가 돈키호테가 남긴 지혜의 글귀를 뽑아, 자신의 생각과 체험을 얹어 전한다. 익히 알려졌듯, 『돈키호테』는 17세기에 출간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문학 고전이다. 낡은 갑옷에 구부러진 창을 들고 말 위에 올라 탄 주인공의 이미지는 자신의 신념과 꿈을 좇아 돌진하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로 대중들의 마음속에 각인돼 있다. 오늘날 『돈키호테』가 뮤지컬, 애니메이션, 영화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한층 더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돈키호테라는 인물이 우리 시대의 결핍을 강하게 건드리기 때문이다. 바로 현실의 벽 앞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주체적인 자아]와 [도전이 주는 기쁨]이다. 안 교수가 『돈키호테의 말』을 통해 독자들에게 환기하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돈키호테의 말』은 현실에 지쳐 희망을 접고 사는 이 시대의 보통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돈키호테가 불온한 세상을 향해 던진 말들과, 영원한 동반자 산초와 나눈 대화 글을 길잡이 삼아 인생의 지혜를 나눈다. [각자가 자기 운명의 창조자이다], [사람이 자기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그를 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을 이기는 것이야 말로 인간이 바랄 수 있는 가장 큰 승리다]와 같은 촌철살인의 명문들은 독자들을 향해 세상 앞에 주눅 들지 말고 어깨를 쫙 펴고 걸으라는 응원처럼 들린다. 특히 각 글편에는 가족과 제자, 어린 시절 친구와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등 동시대인들과 나눴던 이야기와 크고 작은 고민들이 에피소드로 담겨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일상과 조직, 관계 속에서 겪는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삶을 바라보는 자세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작은 도전들이 모여 인생이 된다 

이 책은 [일상의 작은 도전들이 모여 인생이 된다]는 진리를 확인시켜 준다. 저자는 오십 중반의 나이에 바이올린을 시작한 한 친구의 이야기를 전한다. 한 곡을 마스터하기까지 1년이 걸렸다는 친구는 [해보니 되더라고. 이 정도라도 하니 그게 어딘가 싶어서 재미가 나〉 하며 깔깔깔 웃는다. 한동안 마음의 병으로 상비약을 챙겨야 했던 친구는 〈이렇게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니 내가 살아 있는 거 같아. 매일매일이 먹구름이었고 내일이 온다는 게 두려웠는데, 떨치고 나서니 삶은 찬란한 태양이었어〉라며, 인생의 후반기에 진짜 인생을 되찾았음을 전한다. 100세의 일본 할머니가 마라톤에 나서고, 프랑스 할아버지가 22세에 그만둔 사이클을 다시 시작하여 105세에 대회에서 완주를 하고, 113세의 시리아 할머니가 더 나은 삶을 찾겠노라며 조국을 떠나 5천 킬로미터를 걷는다. 매번 이런 뉴스가 화제에 오르는 건 우리 스스로가 도전하는 삶에 얼마나 목말라 하고 있는지 보여 주는 방증이다. 

저자는 결국 우리 인생은 [내 것]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고 충고한다. 돈키호테처럼 인생을 [나]의 무대로 만들지 못하고 내가 그 무대의 주인공으로 서지 못하면, 결국 우리 인생은 누군가의 소품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충고한다. 인생이란 공연은 한 번뿐이고, [하늘은 우리에게 두 번의 인생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어려운 모험일지라도 이 일에 도전해야겠다는 욕망으로 내 심장은 가슴 속에서 터질 것 같다]고 한 돈키호테처럼, 타인과의 비교에 휘둘리지 말고 나다운 삶, 내가 진짜 원하는 인생을 찾아 돈키호테처럼 당당하게 밀고 나가라고 독자들을 격려한다. 

미래의 돈키호테들을 위하여 

저자가 가르치던 제자의 사연은 또 다른 울림을 전한다. 불우한 환경에서 학업과 일을 병행해야 했던 소녀는 돈과 초라한 성적표 때문에 모 기업의 스페인 연수 장학생 모집에 지원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저자는 제자에게 [네 삶 자체가 스펙]이라며, 회사에 직접 접수하도록 조언했다. 결국 학생은 선발됐고, [자기만을 위한 온전한 자유를 처음 맛본 소녀는] 토르메스 강가에 서서 온몸으로 내리는 비를 맞으며 눈물을 쏟았다. 

저자는 인생에는 수많은 시련과 고통이 있지만, [그 불행을 해결하게끔 불행 속에서도 빠져 나갈 문을 항상 열어 놓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시련을 삶의 박차로 본다면, 필사적으로 노력할 기회가 된다]고 강조한다. [난제들을 해결하도록 하여 지혜를 쌓게 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하여 강해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사막에서 여행자는 오아시스를 바로 눈앞에 둔 지점에서 숨을 거둡니다. 앞이 보일 것 같지 않은 가장 깜깜한 그 순간만 견뎌 내면 시련은 끝나고 행복의 문이 열린다는 게지요.]

오늘날 돈키호테는 무모한 행동가의 대명사로 통하고 있지만, 특유의 진실함과 용기는 시대를 관통하며 뭇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창이 구부러졌을지언정, 갑옷이 녹슬었을지언정, 비틀거리는 말에 몸을 싣고 변함없이 길을 나서는 돈키호테는, 자신의 꿈과 인간적 가치를 향해 온 몸으로 밀고 나가는 자세야말로 어떤 처세술보다 인생의 가장 큰 무기가 된다는 점을 보여 준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진정 나다운 삶을 어떻게 발견할 것인지, 어떤 가치를 우선해야 하는지, 세상과의 불화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리더는 어떤 자세를 갖춰야 하는지 등 새로운 인식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현실의 벽 앞에서 거듭 좌절하는 이들을 향해 저자는 돈키호테의 이 한마디를 꾹꾹 눌러 전한다. [용기 있는 자는 비겁함으로 내려가 그 한계에 접하는 것보다 무모함으로 올라가 그 한계에 이르는 편이 낫다.] 이 책이 [미래의 돈키호테]라는 꽃을 피우기 위해 애정 어린 손길로 거리에 뿌려진 씨앗으로 비춰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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