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방탄보도'에 앞장선 MBC, 두 눈 뜨고 못 봐줄 뉴스
‘김기식 방탄보도'에 앞장선 MBC, 두 눈 뜨고 못 봐줄 뉴스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4.12 13: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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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체제 MBC, 문재인 정부 권력 입맛에 맞는 보도만…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김기식 금감원장 비리 의혹, 적극적인 축소보도와 물타기로 점철

김기식 금감원장의 외유성 출장 및 정치자금 땡처리 의혹 등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면서 게이트로 번질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MBC 간판 <뉴스데스크>는 김 원장 의혹 관련 일관되게 축소보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데스크는 김 원장이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는 첫 의혹보도가 지상파 3사 가운데 가장 늦었다. SBS <8시뉴스>가 5일 <김기식 신임 금감원장,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 출장 논란>이란 리포트로 가장 먼저 보도한 이후 KBS <뉴스9>이 6일 <직원 동행·비용 부담…금감원장, 해외출장 논란에 “…”>에 이어 8일에서야 <한국당 "외유성 갑질 출장 vs 김기식 "업무상 출장">이란 리포트로 보도했다.

SBS와 KBS가 평일에 보도한 것과 달리 MBC는 평일보다 시청률이 떨어지는 휴일(8일) 보도에, 내용도 타 방송과 달리 김 원장에 제기된 구체적 의혹에 대한 전달 없이 야당의 비판에 김 원장이 해명하고, 관행적 차원이라며 자유한국당을 언급한 민주당 주장과 임명철회는 없다는 청와대의 입장을 섞어 보도했다. 김 원장 의혹은 축소하고 야당의 정치공세라는 측면을 부각시킨 전형적인 물타기 보도였다.

야당이 김 원장을 검찰에 고발하고, 국회의원 임기 종료를 열흘 앞둔 상황에서 남은 정치자금을 이용한 이른바 땡처리 출장을 다녀왔다는 추가 의혹이 제기된 10일에도 뉴스데스크의 축소보도는 이어졌다.

이날 MBC는 <'김기식 공방'에 오늘도 파행…국회 정상화 불투명>이란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관련 의혹을 보도했다. 그러나 MBC는 “김 원장이 국회의원 임기 종료 직전이던 지난 2016년 5월 말, 정치자금으로 해당 비서와 함께 유럽으로 외유성 출장을 갔다는 것”이라며 야당의 의혹제기라는 측면을 강조했다. 제기된 추가 의혹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며 이에 대한 김 원장의 해명 등의 문제점은 전혀 짚지 않았다.

특히 MBC는 이 리포트에서 김기식 원장에게 제기된 추가 의혹 몇 줄에 해당 보도와 무관하게 엉뚱한 방송법 개정안을 섞어 보도했다. 뉴스데스크는 김 원장의 추가 외유 의혹에 바로 이어서 “바른미래당은 김 원장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 가능성까지 거론했습니다.”라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방송법 개정안 처리 요구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이 새로운 방송법 개정 구상으로 맞섰습니다”고 보도, 방송법 개정안 이슈를 끌어들이는 전형적인 물타기 행태를 보였다.

김 원장에게 제기된 의혹은 단 몇 줄로 전달한 뒤 야당의 비판을 부각시키고 곧 바로 방송법 개정안 이슈를 끌어들임으로써, ‘김기식 의혹=야당 정치공세=국회 비정상’이라는 프레임을 짜는 모양새였던 것. 김기식 금감원장 의혹은 전혀 문제없다는 청와대의 단호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김기식 정국이 이어지는 것은 야당에 의한 집요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며, 국회 파행의 책임은 정치공세에만 올인한 이 같은 야당의 책임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보도였다.

반면 이날 SBS와 KBS 보도는 제목부터 달랐다. SBS와 KBS 보도 역시 여야공방 구도의 보도였지만, 이들 방송사의 보도는 적극적인 물타기를 시도한 MBC와는 확연히 달랐다.

SBS는 <"김기식, 땡처리 출장" 추가 폭로…거세지는 野 압박>이란 제목의 리포트에서 야당의 의혹제기와 민주당의 반박 청와대 입장까지 기계적 중립을 지킨 보도를 이어갔다. 내부에서조차 김기식 게이트 보도가 미흡하다고 지적이 나온 KBS 역시 이날 <野, ‘출장 논란’ 김기식 검찰 고발…與 “흠집 내기”>란 리포트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의혹제기에 이어 민주당의 반박, 청와대와 김 원장의 입장을 이어 보도하면서 기계적 균형에 초점을 맞췄다.

김기식 비리 의혹 제기된 것도 축소보도, 앞장서서 물타기, 망가진 현실 보여준 MBC

11일 뉴스데스크의 ‘김기식 방탄보도’는 타 방송사와 더 큰 차이를 보였다. MBC는 이날 <한국당 추가 의혹제기에 민주당 역공…'외유' 난타전>, <[새로고침] 국회의원 해외 출장, 어떻게 남의 돈으로 가능?> 등 2꼭지의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앞선 리포트의 경우, “자유한국당이 김기식 금감원장에 대해서 의원 시절 부적절한 후원금과 강연료 문제가 있다며 추가로 의혹을 제기했다”며 “민주당은 흠집 내기라면서, 김성태 원내대표도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 출장을 간 사실이 있다고 맞받았다”고 보도, ‘여야공방’ 구도식 보도는 여전했다. 하지만 리포트는 한국당의 지적을 소개한 뒤 “또 자유한국당과 일부 언론이 김 원장의 외국 출장에 비서 대신 굳이 여비서 동행이란 표현을 써온 건 인권유린 행위이자 악의적 흠집 내기라고 지적했다”며 민주당 측의 주장과 반박을 조목조목 전달하며 무게를 실어줬다.

또한 민주당이 맞불 형태로 꺼내든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의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을 보도하며 “(김성태 원내대표야말로) 갑질의 최정점에 있었다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습니다.”라고 지적한 제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발언을 부각시켰다. 리포트는 그러면서 “한국당 측은 공무상 출장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확전으로 치달았다”고 덧붙였다. 의혹은 축소하고 상대당의 의혹은 부풀리는 전형적인 물타기식 보도행태였다.

뉴스데스크는 이 같은 첫 번째 리포트에 이어 두 번째 관련 리포트 <[새로고침] 국회의원 해외 출장, 어떻게 남의 돈으로 가능?>을 내보내며, 김기식 금감원장에 제기된 의혹은 국회의원의 관행이었다는 취지에 초점을 맞췄다. 축소보도와 물타기, 시종일관 김기식 방탄보도로 일관한 행태였다.

반면, SBS는 이날 <與, '총력 방어' 속 전전긍긍…김기식 "사퇴 안 해">, <靑 "김기식 해임할 정도 아냐"…입장 유지하는 배경은>, <"셀프 후원·직원 퇴직금…땡처리 외유" 김기식 논란 계속>, <남에겐 엄격 자신에겐 관대?…김기식 과거 발언 재조명> 등 4꼭지를 집중 보도했다. KBS는 <野, 금감원장 추가 의혹 제기…與 “흠집 내기”>란 리포트로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김기식 금감원장 의혹 보도 관련,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 논란이 거셌던 MBC, KBS 두 공영방송사의 보도는 민영방송사인 SBS에 한참 못 미쳤다. 특히 MBC는 KBS보다도 더 심한 친정부 방탄 보도행태를 보여, 최승호 사장 체제의 MBC가 시청자의 기대를 저버린 채 권력 견제라는 언론기능을 사실상 포기한 현실을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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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hyun Baek 2018-04-12 14:28:06
김기식 금감원장 관련 의혹 - 사퇴 반대

범법행위라면 수사기관에 맡기고
도덕성이라면 금융 및 재벌 개혁과의 경중을 따져야 하고
정치적이라면 국회의원 전수 조사를 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