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진의 리더십 명상편지 - 내로남불과 공직자 처신
이용진의 리더십 명상편지 - 내로남불과 공직자 처신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4.16 0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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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부끄럽고 창피하다. 그리고 역겹다. 온 나라 사람들이 만나기만 하면 화제거리로 조롱의 대상이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높은 공직자 자리에 임명된 사람의 처신이 문제가 된 것이다. 그는 시민단체 출신으로 다른 사람들게 엄청난 도덕성을 강조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도덕성 기준은 완전 쓰레기 수준이 이른다. 그런데도 그 자리에서 물러 나라는 많은 사람들의 요구나 여론에 대해 자신은 떳떳하다고 우긴다. 정말 가소롭고 역겹다. 그것도 치졸하기 짝이 없는 짓을 하고도 말이다. 

한국 사회의 시민단체들은 자신들은 도덕성의 원조인 것처럼 떠들고 기회만 있으면 공직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도덕성, 양심성, 정직성, 책임을 주장해 왔다. 그런데 정작 자신들의 도덕성이 비판의 대상이 되니 침묵하거나 그렇지 않다고 부정만하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 자신들은 마치 예외의 대상이 되는 것처럼 처신을 하고 있다. 한국사회에 많이 회자되는 말 중에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있다. 의미는 유치하기 짝이 없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의 줄인 말이다. 지금 그 공직으로 임명된 자가 하는 짓이 전형의 ‘내로남불’짓이다. 정치적 의도로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높은 자리에 앉는 리더들의 자격 요건이나 공직자 자세에 대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우스운 일은 이런 비도덕적이고 또는 불법적인 일들을 저지르고도 아무 문제가 없는 듯이 버티고 있다는 것이 정말 가소롭다. 
 

한국경영인력연구원(BMC) 이용진 원장
한국경영인력연구원(BMC) 이용진 원장

그런데 선진국에서는 고위 공직자들의 처신이 정말 우리와는 달라도 너무도 다른 행동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사례는 공직의 무게가 얼마나 엄중하고, 공직자의 처신이 얼마나 엄정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로서 최근 미국과 영국에서 일어났다.  영국 국제개발부 부 장관은 의회 회의에 3분 지각했다는 이유로,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수장은 담배회사 주식을 사들인 사실이 공개되면서 각각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클 베이츠 영국 국제개발부 부 장관은 오후 3시로 예정된 상원 질의에 3분 정도 지각했다. 영국 노동당의 루스 리스터 의원으로부터 소득 불평등 관련 질의에 답하기로 돼 있었다. 그는 "아주 중요한 질의의 첫 부분에 자리를 지키지 못한 결례를 범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즉각 사표를 총리에게 제출하겠다"고 했다. 그가 상원에 출석해 사의를 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분도 되지 않았다. 이날 영국에서는 그가 사임 발표를 하자 의원들과 동료 공무원들은 "안돼"라고 소리치며 말렸다고 한다. 총리실은 이날 "그의 사임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공공보건 부문 수장인 브렌다 피츠제럴드 CDC 국장은 지난해 2017년 7월 취임 이후 일본계 담배회사인 'JTI' 주식을 사들였다고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가 전날 보도하자 하루 만에 그만뒀다. 그는 취임 당시 이미 필립모리스 등 5개 담배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윤리 당국이 이 주식에 대해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JTI를 비롯해 머크·바이엘 등 제약회사, US푸드 홀딩스 등 직무와 관계 있는 기업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도가 나온 후 CDC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폐암·심장질환 등의 원인인 흡연을 줄이는 것이라는 점에서 비판이 일었다. 피츠제럴드 국장이 조지아주 보건국장을 지낸 의사 출신으로 취임 전부터 활발한 금연운동을 벌여왔다는 점도 비판 소재였다. 그의 주식 거래는 재산관리인이 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피츠제럴드 국장은 변명 없이 사표를 냈다. 미 보건복지부는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2018.2.2조선일보)

앞의 두 사례는 우리나라 공직자들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공직자 모습이고 정말 부러운 일이다. 우리는 언제 이런 담백하고 정직한 공직자들을 만날 수 있을까 싶다. 자신의 과오를 부정하고 금방 드러날 일인데도 시쳇말로 ‘오리발’을 내미는 후안무치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역겹다. 의원들과 동료들이 사임은 “안돼”라고 소리칠 정도의 처신을 하는 공직자를 만나는 것은 한국에서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중국 양(梁)나라의 소명태자 소통(瀟統)이 진(秦)·한(漢) 이후 제(齊)·양(梁)대의 대표적인 시문을 모아 엮은 책을 ‘문선(文選)’이라고 하는데 문선의 악부 군자행(君子行)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군자방미연(君子防未然, 군자는 의심을 미연에 방지하며), 불처혐의간(不處嫌疑間, 혐의를 받을 곳에는 있지 않는다), 과전불납리 (瓜田不納履 , 참외밭에서는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말며),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오얏 나무 아래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말이다. 비록 이 글은 1,500년 전의 글이지만 군자, 즉 리더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가를 가르쳐 주고 있는 말이다. 참으로 동서고금을 떠나서 리더나 지도자, 공직자들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가에 대한 지침을 주고 있다. 우리들의 악습 중에 하나가 모두 문제가 있지만 “나는 아니다(except me)”라는 주장이다. 모두 자기를 빼고 말하니 문제가 해결 될 수 없다. 특히 리더나 지도자라는 사람들은 이 말 뒤로 숨는 추악한 자가 없어 져야 사회가 한층 더 맑아 질 것이다. 우리 지도자들의 도덕, 양심, 정직 지수들은 언제나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갈까? 지금의 모습들을 보면 그것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여기에 너, 나의 예외가 있을 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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