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기식과 양승동, 적폐인사들 껴안고 침몰하려는 정권
[기고] 김기식과 양승동, 적폐인사들 껴안고 침몰하려는 정권
  •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 승인 2018.04.16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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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대통령의 인사, 민주당원 댓글공작단 사건으로 물타기 돼선 곤란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민주당원 댓글공작단 사건 파장이 심상치 않은 현재 정국에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두 인물이 있다. 김기식 금감위원장과 양승동 KBS 사장이다. 김기식 원장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터져 나온 댓글공작단 사건이 물타기용이든 아니든 김기식 뿐 아니라 양승동 사장까지 두 인물은 절대 용납할 수도, 용납되어서도 안 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되고 있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이 당시 국회의원들의 관행에 비춰 도덕성에서 평균 이하라고 판단되면, 위법이 아니더라도 사임토록 하겠다”며 여전히 김 원장 보호자를 자처하고 있다. 보통 양심이라면 버티기 힘들 텐데 김 원장도 놀라운 끈기를 보여주며 꿈쩍도 않고 있다. 과거부터 틈만 나면 ‘국민의 이름으로’를 내세웠다는 공통점을 지닌 대통령과 금감위원장 두 사람은 친정부 여론조사기관에서조차 높은 사퇴 여론을 모른 척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작년 5월 취임하면서 국민에게 뭐라고 약속했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고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그런 약속에 따라 오랫동안 관행이었던 블랙리스트, 국정원 특활비와 같은 사안에 관계된 사람들을 수사해 처벌하고 감옥에 보냈다. 그런데 집권 1년도 채 안 돼 도덕성에서 평균 이하의 평가를 받는 인물을 관행이란 논리로 맹목적으로 감싸고 있다. 국민은 이런 대통령의 태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대통령은 도덕성의 평균을 어떤 기준으로 내겠다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어느 면을 보더라도 김 원장이 대한민국 국민이 가진 평균 도덕성에도 한참 모자란다는 사실이다. 피감기관이 댄 돈으로 유관 상임위원으로서 외유성 해외출장을 간다는 건 300여명 국회의원 모두를 전수조사해도 평균치에서 한참 벗어난 것이 분명하다. 그게 관행이고 일반적이었다면 숱한 언론이 매번 불거질 때마다 비판 기사를 쓰는 일도 없고, 검찰이 수사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 평균 도덕성에 절대 못 미치는 김기식 원장

더군다나 그런 출장에 관광여행 코스로 인턴 여비서를 데리고 다닌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있는지 경우를 조사한다면 더욱 드물 것이다. 금감위원장과 같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필수인 자리에 임명된 공직자들 중에 김 원장과 비슷한 경우가 있는지로 압축한다면 사례는 더 희박할 것이다. 특히나 국회의원과 인턴 여비서 단둘이 해외출장을 간 사례를 찾는다면 국내 차원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있을 것 같은가.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궁색한 논리까지 동원해 김 원장을 보호하고 있다. 이렇게 비상식에 비상식을 거듭하고 있는데 김기식을 지켜달라는 국민청원이 십만, 백만을 넘는다고 무슨 소용이 있나. 대다수 국민은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이런 오만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지 않아도 많은 국민은 민주당원 댓글공작 사건으로 집권세력이 여론을 조작해왔다고 의심 하고 있다. 뇌물수수혐의와 직권남용, 정치자금법 등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돼 있는 김 원장을 무턱대로 감싼다면 민심의 큰 저항에 부딪힐 게 뻔하다.

구시대의 적폐 중 적폐 인사로 꼽을만한 김 원장을 무리하게 안으면서 시간만 끄는 것은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이다. 그런 금감원장의 권위가 설리 없고, 하겠다는 적폐청산도 제대로 될 리 없다. 안 될 줄 알면서도 그 자리에 계속 꽂겠다는 것은 이 정권이 딴마음을 먹고 있다는 의심을 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억지로 밀어붙인 양승동 KBS 사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양 사장이 세월호 사고 당일 노래방에 가서 법인카드를 긁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한 여러 거짓말도 문제이지만 세월호 사고에 대한 이중적인 위선은 심각한 문제 아닌가. 입만 열면 세월호 사고에 온 국민의 눈물과 진정성을 강요하던 사람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 사장으로 양승동과 같은 가식적인 사장이 괜찮다는 뜻인가.

적폐 중 적폐인사 무사통과는 민주주의 후퇴

문 대통령은 15일 세월호 4주기를 앞두고 진실을 끝까지 규명하겠다고 또 세월호 사고를 언급했다. 세월호 사고를 무슨 신줏단지 모시듯 하는 문 대통령은 그럼 낮에는 노란 리본을 달고 침통한 표정으로, 밤에는 노래방에서 카드를 긁는 그런 사장이 공영방송 사장에 적합하다는 뜻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세월호 가족협의회란 단체의 태도도 이해하기 어렵다. 세월호 유가족을 자처하는 이들이 인사청문회에서 양승동 사장의 낯부끄러운 이중성을 지적한 야당을 오히려 비판했기 때문이다. 가족협의회는 “이들 주장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라면 박근혜의 당일 행적, 당시 정부의 말도 안 되는 대처, 조직적으로 이뤄진 진상 조사 방해, 끊임없는 피해자 모독 등 자신들이 자행하거나 비호했던 행위들을 먼저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부터 먼저 반성하라는 유가족들은 그럼 먼저 양승동 KBS 사장 임명 반대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야당이 세월호 참사를 정략적으로 이용한다고 비난하는데, 필자는 오히려 묻고 싶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양승동 사장 사퇴, 해임을 요구하기는커녕 언론노조를 편들며 묵인하는 태도야말로 세월호 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것 아닌가. 세월호 유가족의 그런 납득하기 힘든 이중성도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에 진심으로 마음 아파하는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KBS는 세월호 4주기 전후로 또 관련 프로그램과 뉴스를 많이 쏟아냈다. 가식과 위선으로 똘똘 뭉친 세월호 노래방 사장이 만드는 그런 프로그램들이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양 사장은 이제 자신과 닮은꼴인 부사장을 불법적으로 임명하겠다고 기를 쓰고 있다. 후안무치도 역대급인 인물이다. 김기식 금감원장과 양승동 KBS 사장 두 사람 인사 문제가 민주당원 댓글공작 사건에 묻혀선 곤란하다. ‘너희들은 짖어라 나는 끝까지 간다’는 식으로 불법, 탈법을 불사했던 적폐 인사들을 끝까지 안으려는 대통령의 위험한 모험은 좌절시킬 수 있어야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국가다.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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