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혁신·통합 새로운 시민세력이 주도해야
보수혁신·통합 새로운 시민세력이 주도해야
  •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
  • 승인 2018.04.20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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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품격’ 사라지고 ‘종북 타도’ 외치는 꼰대 이미지만 남아

최순실게이트가 불거지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재에 의해 탄핵이 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자유한국당 지지율 15~20%은 변하지 않고 요지부동(搖之不動)이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발생된 다수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은 반사이익을 담기는 커녕 그나마 갖고 있는 지지 기반도 사분오열하며 흩어지고 깨지고 있다. 그 이유는 자유한국당이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시각을 명확히 하지 않아 집 떠난 중도보수층이 아직도 돌아 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친박 자유한국당 홍지만 대변인이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고자 내놓은 ‘세월호 7시간; 논평이 도리어 자유한국당에 부메랑으로 작용하게 했다는 점이다.

홍지만 대변인은 “권력 정점에 있으면서도 그런 광풍을 저지하지 못해 결국 국정농단이라는 죄목으로 자리에서 끌려 내려온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고 했다.

또한 중도보수층을 끌어 와야 할 홍준표 대표는 품격 낮은 막말과 내뱉은 말에 대한 잦은 번복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 가고 있다. 홍 대표의 비호감 정치가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의 반발을 자극하며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은 커녕 정체에 한 몫 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당 시절 백골단 행태’ 등 경찰을 향해 막말을 쏟아 부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장 보수적인 조직인 경찰을 적으로 돌린 우(愚)를 범한 일은 치명적이다. 홍 대표는 지난 7·3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국민이 됐다고 할 때까지 혁신하고 또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혁신위원회를 만들어 자유한국당을 연말까지 강력하게 쇄신하고 혁신하겠다”고 말해 인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홍 대표는 “양당 구도로 치러지게 되면 승리를 위해 떠난 민심을 거둬 담을 깨끗한 그릇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이 됐다고 할 때까지 혁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시킨 것 하나로 만족하고 자유한국당을 사당화하고 있다. 민심을 거둬 담을 깨끗한 그릇을 만들기는 커녕 당선 가능성을 들어 구태의연한 인물들과 자기의 경쟁이 될 만한 사람들을 피해 한물간 올드보이들만 공천하고 있다.

지난 11월 28일 청년들을 만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새인물 발굴을 선언하며 청년·여성 후보들을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우선 공천하겠다는 약속은 휴지통에 내버렸다. 이 모든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라고 외치며 태극기 흔드는 친박세력들과 적당히 타협하며 혁신을 외치는 모순이 낳은 결과다.

보수 궤멸에는 시민사회의 책임도 커

지난 2014년 6월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던 문창극 총리 내정자가 새누리당 지도부의 지탄을 받고 물러났다. 그러나 보수우파시민사회 진영에서는 그 이유를 밝히라고 정권에 항변한 적이 없었다.

한 보수우파 지도자는 지난 2016년 11월 2일 프레스센터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여 하야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라”라는 기자회견을 주도했다.

그런 사람이 그해  11월 19일 서울역 앞에서 “정해진 임기를 마치는 것이 대통령의 헌법적 책무”라며 주장해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보수우파시민사회 지도자들은 박 전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가, 사드 배치 지연으로 한미동맹 훼손, 과거사로 인한 한일관계 악화 등 국가정체성 파괴에 쓴 소리 한번 못했다.

또한 지난 20대 총선 친박들의 탐욕으로 참패했는데 비판은 커녕 되레 김무성 당 대표를 욕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아바타 역할을 자처했다. 일개 의원이 만취해 당 대표에게 막말을 쏟아 부어도 그 잘못을 지적하는 보수우파시민사회 지도자들이 없었다.

그들은 각종 세미나, 집회에서 내 뱉는 말이 “종북, 빨갱이”로 이 프레임으로 대한민국의 난제(難題)를 해결하려 했다. 그들 말대로라면 촛불집회 나온 국민들도 전부 “종북, 빨갱이”이다.

지난 2017년 8월 15일 보수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 도로에서 열린 8·15구국국민대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연합
지난 2017년 8월 15일 보수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 도로에서 열린 8·15구국국민대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연합

사실은 2012년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40%의 보수가 동참했는데 말이다. 보수우파시민사회가 박 전 대통령 탄핵정국 상황을 제대로 진단해 박 전 대통령에게 진언했다면 정권을 허무하게 내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버팀목이 되면서 견제해야 할 보수우파시민사회가 제대로 된 방향 제시보다는 권력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었던 결과다. 박근혜 탄핵 반대와 대한민국 수호를 외치면서 사익(私益)을 추구하려는 탐욕이 보수우파시민사회를 병들게 한 것이다.

탄핵정국 당시 겉으로는 박근혜 탄핵 반대를 외치면서 속으로는 탄핵되고 구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보수우파시민사회 지도자들이 많았다. 이들이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수호할 의지가 있었다면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했어야 했다.

탄핵을 반대하는 일부 태극기세력의 법치 훼손은 이해가 가지만 보수우파 지도자, 그리고 지식인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의 법치부정 행위는 지탄 받아야 한다. 그들은 헌법을 판단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불복하고 버스를 탈취해 공권력을 유린하는 행위를 옹호하기도 했다.

그렇게 뽐냈던 ‘보수 품격’ 자랑은 어디가고 ‘종북 타도’ 외치는 꼰대의 이미지와는 별반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 줬다.

생활밀착형 콘텐츠 개발해야

보수우파시민사회는 “종북, 빨갱이” 타령에서 생활밀착형 콘텐츠를 개발해 현재와 미래의 불확실성과 불안감에 대한 해소 노력에 전력해야 한다.

작년 8월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정책에 반대하는 소수의 보수우파시민들이 국민들에게 어필할 콘텐츠로 무장해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무력화시켰다. 그 당시 그들은 문재인 정권 타도도 외치지 않았고 박근혜 무죄도 외치지 않았다.

국민들이 스스로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로 승부를 건 것이다.‘김상곤 퇴진, 전교조 타파’를 외칠 것이 아니라 학부모들이 피부에 와 닿는 문재인 정권의 잘못된 교육정책을 비판해야 한다. 전교조를 비판할 것이 아니라 전교조 교사의 이율배반적인 행동과 위선을 찾아내 고발해야 한다.

그것은 학생들과 같이해야 한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폭을 외칠 것이 아니라 트럼프가 대한민국을 지켜야겠다는 의지를 갖도록 한미동맹의 역사성을 알려야 한다.

문재인 정권 퇴진을 원한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인정하고 법치의 잣대로 부정한 통치행위를 발굴해 폭로해야 한다. 법적으로 보장된 단체, 체계적인 조직이 갖춰진 단체가 아니라도 좋다. 한 사람이라도 좋다.

하나라도 잘하는 단체와 사람이 서로 협력한다면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 2020년 총선에서의 승리 그리고 20대 대선에서 보수우파가 정권을 창출해야 대한민국의 번영과 국민의 안전을 위한 정책을 주도해 나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권의 독단과 독주를 견제하며 국가정체성의 중요성에 무감각한 정권 내부에 널리 퍼져 있는 운동권세력을 감시해야 한다. 보수우파는 법치 준수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법 테두리 안에서 개혁을 추구하고 원칙을 준수하는 점에서 존경을 받아 왔다.

또한 어떤 난관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건국의 주체가 되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는 등 대한민국 역사적 정통성 창조의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그 이면에는 현대사 성취에 대한 자긍심으로 무장된 보수우파시민사회의 지도자들의 헌신적 역할이 있었다.

보수우파시민사회는 환골탈태하여 열정으로 무장하고 헌신으로 실천하는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보수우파시민사회는 뜨거운 산업화세력과 건전한 민주화세력이 하나가 되어 자유민주주의라는 자랑스러운 보수우파의 가치를 이어가는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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