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친노·친문의 핵심으로 온라인을 지배했다
드루킹, 친노·친문의 핵심으로 온라인을 지배했다
  •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
  • 승인 2018.04.30 11: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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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네이버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김모 씨(48·필명 드루킹)로 인해 정치권이 발칵 뒤집어졌다. 경남지사 출사표를 던진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번이나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과 드루킹이 만난 배경 등을 상세하게 설명했지만 석연치 않다.

청와대까지 나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수사 당국이 조속히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란다”며 “누군가 매크로를 이용한 불법행위를 했고 정부·여당이 피해를 입었다”며 해명하기에 급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월 31일 네이버 등의 포털 뉴스에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댓글에 ‘불법 매크로’가 사용된 정황이 짙다며 해당 사례를 수집해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경찰 수사를 통해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정황이 사실로 드러났고 범인이 지난 3월 21일 체포되었다. 이들은 지난 1월 15일 매크로를 구입해 1월 17일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3명이 민주당 권리당원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드루킹이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사건은 ‘드루킹 사건’이 아니라 ‘댓글 조작 사건’으로 포털을 비롯한 언론에 지칭되고 있다.

문제는 경찰이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한 후 24일 동안 은폐만 하고 공개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24일이 지난 4월 13일 한겨레신문이 ‘민주당원이 정부 비방 댓글 조작’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단순히 민주당원이 정부 비방 댓글 조작을 했다면 경찰이 검찰에 기소하고 고발자인 민주당에 통보만 하면 끝날 일인데 24일 동안 쉬쉬하며 사건 자체를 은폐했다는 것이다.

드루킹은 권부가 소홀히 할 수 없는 인물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라 수 있는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으로부터 오사카 총영사 추천인사 이력서를 받고 이를 넘겨받은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직접 면접까지 봤다는 것은 드루킹을 권부가 소홀히 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드루킹의 본명은 김동원으로 2000년대 초중반 친노 커뮤니티 서프라이즈에서 뽀띠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 친여권 성향 논객이며,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정치 평론을 하며 활동하다 2009년부터 ‘드루킹’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2010년 3월 기계적인 주식투자를 다룬 책 ‘드루킹의 차트혁명’을 출간했다. 저자의 프로필에는 대림그룹 산하 고려개발에서 근무 이외 조그마한 기업의 상무와 조명기기 관련 업체 대표. 외환, 상품선물 트레이더라고 기재되어 있다.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 수감된 김모씨(필명‘드루킹’·맨 오른쪽 빨간색 화살표 표시 아래 노란색 리본을 착용)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난 2016년 10월 3일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9주년 기념행사에서 정치인들과 나란히앉아 박수를 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 정의당 김종대, 심상정 의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연합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 수감된 김모씨(필명‘드루킹’·맨 오른쪽 빨간색 화살표 표시 아래 노란색 리본을 착용)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난 2016년 10월 3일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9주년 기념행사에서 정치인들과 나란히앉아 박수를 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 정의당 김종대, 심상정 의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연합

드루킹은 2009~2010년에는 주식투자 관련 파워블로거로서 큰 인기를 모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평소 쓴 정치 동향과 국제 정세 분석 글을 모아둔 ‘드루킹의 자료창고’라는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며 유명세를 떨치기 시작했다.

드루킹은 국내 정치에 관한 예측과 관련해선 예리한 분석과 일반이 접하기 어려운 정보 제공이 시간이 흘러 맞아 떨어지면서 온라인상에서 상당한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아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새정치연합의 분당 예언이다. 그는 2015년 5월 동교동의 당권(공천권) 차지를 위해 새정치연합의 분당은 필연적이라고 예견했는데, 결론적으로 2016년 4월 총선 앞두고 동교동은 국민의당을 창당하여 분당해 나갔다. 드루킹은 여권에서는 유명인사로 온라인을 지배했다.

그는 철저히 친노·친문을 자처하며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안철수계와 김대중 전 대통령 추종 동교동계와 그리고 정동영과 천정배 의원 등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적대적인 태도를 취해 진보진영으로부터 분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유력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후계자로 키워줬던 일명 ‘MB아바타’라는 글을 2012년 10월경에 발표해 이러한 내용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갔다.

실제로 ‘MB아바타’라는 말이 이번 대선에서까지 이어지자 안철수 후보는 이번 대선 토론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에게 자신이 MB아바타가 맞느냐고 직접 물어보다 득표율을 깎아먹는 데 큰 역할을 하면서 3위로 낙선했다.

드루킹은 2016년 12월 코너에 몰린 박근혜-최순실이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북한과의 무력충돌이나 폭력시위를 빙자한 계엄령의 선포까지도 시도할 수 있다는 글을 올려 진보진영의 선동적 도구로 활용하게 했다.

드루킹은 “박근혜 탄핵과정에서 친이계와 국민의당 의원들에게 지속적인 문자와 전화로 탄핵가결의 압력을 넣어야 하며, 탄핵안이 가결되어도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압박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정치권에서도 문재인 전 대표가 주장했던 의원직 총사퇴로 탄핵 가결의 압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야3당은 12월 8일 탄핵안 부결 시 의원직 총사퇴로 맞서겠다고 언급했다.

대선을 앞두고는 국민의당은 친이계+동교동의 주자로 안철수가 대선 후보로 나올 것이고 새누리당 내부 분란을 예상했다. 결국 예측은 맞아 떨어졌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지난해 대선 기간 명예훼손이나 무고 혐의로 상호 10여건의 고소·고발전을 벌였다. 양당은 그러나 대선이 끝난 지난해 9월 ‘신사협정’을 벌여 쌍방 고소·고발을 취하(取下)하기로 했다.  

취하 범위는 각 당 의원과 당직자에 한정했다고 하는데 양당이 고발 취하 대상으로 합의한 사람들 가운데 ‘국회의원 및 당직자’가 아닌 일반인 사건은 드루킹 사건이 유일하다고 한다.

노무현의 생각과 이념에 동의하는 동지

그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깊다”면서 “1999년 어느날, 종로구 국회의원 하시던 노무현 대통령이 그 당시에 사이버보좌관 같은 제도를 만들어 보겠다 해서 만나게 됐다”며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1999년 제가 직장인이었을 때 서울 인사동의 한 찻집에서 노 전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다”며 “포항에서 노사모의 초기 멤버로 참여했었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해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드러냈다.

이후에도 “나는 노무현의 지지자이자 문재인의 조력자” 등의 글을 쓰며 친노·친문 성향을 강조했다. 실제 드루킹은 지난 2016년 4월 26일 자신의 블로그에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띄우는 글 - 인내심을 가지고 좀 더 지혜로워져야 승리할 수 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자신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말했다.

그는 “1999년 노무현 의원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노빠였던 적은 없었다. 포항에서 노사모가 태동할 적에 초기 멤버였던 적은 있지만 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는 노사모는 해산되어야 한다고 믿고 인연을 끊었다”라고 밝혔다.

그 이유로 “노사모가 더 존속하다가는 그 안에 있던 썩은 무리들에 의해서 이용만 당하고 타락한 조직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 된 뒤 “나를 놓아 달라”고 한 것을 보면 드루킹의 예지력이 돋보인다.

드루킹은 “저 스스로 노무현의 생각과 이념에 동의하는 ‘동지’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다”며 “그러니 무슨 팬클럽이니 빠니 하는 말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표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이 남긴 최대의 유산이 ‘깨어 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우리는 깨어 있는 시민들을 모으고,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조직을 만들어 지옥 같은 세상에서 우리 스스로를 구원하고자 한다”고 말해 그가 조직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도 이런 취지에서 발족했음을 시사했다.

실제 경제적 공진화 모임은 사이비 종교 수준의 단체로 운영되고 있으며, 드루킹 본인이 직접 강연을 하거나 국·내외 인사들을 초청해 정기적으로 강연을 개최해 단체의 결속력을 높였다.

‘문재인이 없더라도 노무현이 이루고자 했던 꿈을 향해 걸어가겠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노무현의 지지자이며 동지였다고 생각하고 살아왔고 지금은 문재인의 생각과 이념을 지지하는 사람이다.

왜 그를 지지하느냐면 그가 노무현이 이루고자 했던 꿈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설사 문재인이 없더라도, 아마 저는 그 꿈을 향해서 꿋꿋하게 걸어갔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제 생각에 동조하는 수 천 명의 사람들과 함께 걷고 있다. 그러니 제가 일개 블로거가 아닌 것은 틀림없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드루킹은 노무현의 정신을 구현하고자 문재인을 지지했지만 깨어 있는 시민들의 조직을 부정한다면 문재인 대통령도 거부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출한 것으로 이번 사건도 크게는 가치가 달라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이 “같은 생각과 이념을 바탕으로 공동체를 만든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키보드워리어가 아니다. 우리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우리는 한사람의 영웅(그가 문재인일지라도)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말이 입증된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치권의 변화에 목매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만의 계획이 있고 그것을 불굴의 의지로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자들과 문재인의 지지자들에게도 충고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해 이번 사건은 이번 예측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친노·친문인사들과의 두터운 친분

드루킹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등 친노·친문 인사들과 깊은 교류관계가 있었다. 지난 2016년 10월 3일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10·4 정상선언 9주년’에 유시민 전 장관, 심상정 의원과 같이 참석해 이들과 함께 앞자리에 앉았다.

당시 행사를 드루킹이 대표로 있던 경제적 공진화 모임, 문성근 전 최고위원이 대표로 있는 국민의 명령, 유시민 전 장관이 대표로 있는 시민광장 등이 공동으로 주최했고 시민광장이 행사를 주관했다.

2017년 8월 1일 드루킹은 자신의 블로그 ‘자료창고’에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을 만난 이야기를 게재했다. 드루킹은 “2006년도에 제가 정찬용 인사수석을 만난 적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자 파워블로거‘드루킹’으로 활동하던 김모씨(48·구속)가 자신이 활발하게 운영하던 블로그‘드루킹의 자료창고’를 최근 일부 공개로 전환했다. / 연합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자 파워블로거‘드루킹’으로 활동하던 김모씨(48·구속)가 자신이 활발하게 운영하던 블로그‘드루킹의 자료창고’를 최근 일부 공개로 전환했다. / 연합

그 당시에는 청와대에서 물러나셔서 고향에 계실 때였다. 2006년도 기억에는 한 5월 정도라고 생각이 되는데. 고향에 계신 걸 찾아뵙고 같이 막걸리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을 비교하는 정찬용 전 수석의 이야기를 게재했다.

드루킹의 블로그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에 “김정숙 여사님도 경선장에서 유세하시며 ‘경인선에 가야지’라고 하십니다. 그렇게 경인선을 기억해주시고 경인선 응원석을 찾아오셔서 따뜻한 눈 맞춤과 악수를 나눠주시며, 사진도 같이 찍어주시고 응원수건도 함께 펼쳐보여 주셨다”라고 말해 김정숙 여사도 드루킹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을 나타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인 김경수 민주당 의원은 인터넷 댓글 조작 사건의 배후설을 강력 부인하며 청탁을 거절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 이 말을 믿는 사람이 몇 명이 될까. 배후가 아닐지라도 1999년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알고 지낸 드루킹이 김경수 의원과 그저 한 두 번 만나 지낸 사이는 아니라는 것이다.

친노·친문 핵심이자 청와대 실세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드루킹 추천 인사를 면접 봤다. 유시민 전 장관이 행사를 같이 했다. 안희정 전 지사가 초청 강연에 응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경인선에 가자”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만 드루킹의 존재를 모르고 그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모른다고 하면 국민들 어느 누구도 믿지 않을 것이다.

드루킹은 경인선 블로그에 ‘새로운 대한민국 함께 만들기’라는 제목에 “우리의 목표는 문재인으로의 정권 교체를 돕는 것이며 나아가 대통령 문재인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드루킹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라며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깨어나 행동해야 우리의 현재를 결정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할 정치권력을 바로 세우고 현실을 바꿀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드루킹에게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파트너도 아니고 정치권력을 바로 세우고 현실을 바꿔야 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되었는지 궁금하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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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작 2018-04-30 12:30:05
음모론을 기사라고쓴거 실화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