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성공과 우연의 상관관계를 과학으로 분석하다
[신간]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성공과 우연의 상관관계를 과학으로 분석하다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5.04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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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플로리안 아이그너는 양자물리학 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플로리안 아이그너는 오스트리아의 저명한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양자물리학자이다. <퓨처존>(Futurezone.at)을 비롯하여 여러 매체에 과학과 관련된 칼럼을 쓰고 있는 그는 미신이나 신비주의적 주장들을 하나하나 파헤쳐 과학적으로 반박해내는 것이 주특기이다. 많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과학과 미신'(Science and Nonsense)이라는 칼럼이 대표적이다. 

인간의 삶이 거대한 행운 게임임을 밝히는 그의 첫 책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원제: Der zufall, das universum und du, 우연, 우주 그리고 당신)는 오스트리아 과학부와 오스트리아 북매거진 <부흐쿨투어>(Buchkultur)에서 선정한 '2018년 올해의 과학 도서상'을 수상했다.

세상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 작은 차이가 거대한 결과를 유발하기도 한다는 카오스 이론(나비효과),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증명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 그리고 양자물리학, 적자생존 이론과는 정반대로 이타주의의 결과로 알아보는 진화생물학, 재미와 지식이 들어 있는 각종 심리 실험. 우연이 얼마나 인간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지를 말하기 위해 저자가 풀어놓은 이야기들은 이렇듯 여러 학문의 경계를 넘나든다. 

파동함수나 양자중첩 이론 등 어려운 물리학 이론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여 대중 독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이 책의 장점은 방대한 지식의 넓이라기보다는 촘촘하고 다양한 심리 실험들의 예시라 할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생존자 편향' 현상인데 이 심리 용어는 이 책의 핵심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기도 하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성공한 사람이나 사례에 집중하여 문제를 해석하다 보면 크나큰 오류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개념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인데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비행기 엔지니어들의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이들은 무사히 귀환한 전투기들을 조사하다가 총탄을 맞은 부분들이 비행기의 특정한 부분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데, 이를 보고 총탄에 맞은 부분들을 더 튼튼하게 보강해야 한다고 결론 내린다. 그러나 통계학자였던 아브라함 왈드는 이것이 어리석은 결정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총탄을 집중적으로 맞아도 무사귀환했다는 점으로 미루어보면 오히려 격추되어 귀환하지 못한 전투기들이 더 중요한 부분에 총탄을 맞았을 거라고 추측했던 것이다. 그의 판단은 매우 적중했으며 오늘날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응용되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가 아니라 실패한 사람들의 사례를 제대로 파악해야 실패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는 원칙으로 말이다.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며 원인 없는 결과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과학적 사고라고 피력했던 아인슈타인과는 정반대로 '원인이 없는 결과는 매우 다채롭다'고 주장하는 과학 책,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 안에는 이와 같이 우리가 몰랐던 다양한 심리 실험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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