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체성 확립에 결정적 역할한 이승만 대통령
대한민국 정체성 확립에 결정적 역할한 이승만 대통령
  • 미래한국
  • 승인 2018.05.0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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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70주년 기획 이승만을 말한다] 복거일 작가 [인터뷰]

- 이승만 대통령의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어떤 것인가요?

어렸을 때 영상으로 뵌 그 모습이죠. 대통령께서 프란체스카 여사와 함께 밝은 표정으로 웃고 계시던 모습이 떠올라요. 그분이 생애에 하신 일들, 그런 것들은 후에 지식으로 입력된 거니까 아무래도 좀 늦죠.

- 우리 한민족 5천년 역사에서 이승만 대통령만이 하실 수 있었던 기여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제 생각에는 우리나라가 현대에 들어와 정체성을 갖추기로 했을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하신 거죠. 우리가 지금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훌륭한 이념과 체제 속에서 살게 됐는데 거기에 가장 큰 공헌을 하신 분입니다. 우리가 날마다 감사를 드려야 될 분이에요. 우남 이 박사가 안 계셨다면 지금 우리가 이렇게 자유롭고 부유하게 살 수 있겠는가 생각을 해봐야죠.

아쉽게도 그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왜냐하면 저만 하더라도 생전에 뵙지 못했지만 영상으로 친숙하게 된 상황인데 그것조차 없던 세대에겐 자칫하면 우남 이 박사를 헐뜯는 사람들의 얘기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많아요. 저는 자생적인 입력을 갖춘 셈이고요. 그런 면에서 저는 지적으로 행운아라고 할 수 있죠.

- 이승만 박사의 애국애족 정신에 관해 평점하신다면.

우남은 워낙 뛰어난 분이라 다른 사람을 보면 아마 성에 안 찼을 겁니다. 우리가 거의 불가사의하다고 느낄 정도로 뛰어난 분이 갑자기 이 땅에 나오신 거예요. 거의 모든 면에서 흠이 없는 분인데 때로는 흠이 없다는 것이 결점도 되거든요. 우남은 너무 뛰어나 그것이 나중에 자신의 뜻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졌어요. 그것이 우리가 이승만이라는 뛰어난 선각자의 모습을 읽을 수 있는 단서가 됩니다.

소설가 복고일 선생
소설가 복고일 선생

우리는 스스로 경계해야 해요. 흠이 없는 사람은 흠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때로는 흠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러면 우리는 우남에 대해 인간적으로 접근할 수 있고, 왜 그분이 이렇게 뛰어난 업적을 남겼으면서도 마지막에 실책을 범했는가 하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우리는 지도자로서의 이승만만을 볼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우남도 봐야 돼요. 그걸 놓치면 포폄(褒貶) 사이에서 편파적이 될 수 있어요.

큰 일을 하다 보면 잘못도 있기 마련

- 김구 선생이나 안창호 선생은 독립운동을 하고 임시정부에서 활동을 하신 민족의 지도자이므로 우리는 도산로, 도산공원, 도산기념관, 동상 등을 세워 기리고 있어요. 그러나 정작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건국대통령에 대한 예우라 할까, 그분을 모시는 게 아주 빈약해요.

도산이나 백범이나 그렇게 기림을 받을 만한 지도자들이세요. 해외로 망명하고 독립운동을 한다는 것은 보통사람들은 못하는 일이에요. 그런 분들은 자기 일신의 안락함, 가족들의 생계, 이런 것들을 다 버리고 그 길로 나섰으니까, 그 자체로도 참으로 대단한 일이죠. 도산이나 백범 두 분이 기림을 받는 것은 당연해요.

문제는 업적에 있어 두 분과는 비교도 안 되게 큰 분인 우남이 그렇게 폄훼를 당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요. 그러나 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워낙 위대하셨으니까 사후에까지 고초를 겪으신다고. 위대한 분이 아니었으면 훈장 받고 교과서에 몇 마디 오르는 정도에 그치지 않았겠어요?

이 분은 독립 후에도, 대한민국이 건국된 후에도 큰 업적을 남겼으니까, 원래 큰일을 하다 보면 잘못도 많이 저지를 수밖에 없잖아요?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말하자면 일을 하지 않았다는 거잖아요. 설거지를 하려면 접시를 깨는 것이니까요. 셰익스피어에 이런 구절이 나와요. ‘허물은 청동에 새겨서 기록하지만 덕성(德性)과 업적은 물로써 쓴다.’ 사람이 뭘 할 때 부족한 점, 실책, 또는 부도덕한 것들은 사람들이 다 미주알고주알 기록해요.

그러나 큰일은 물로 쓰기 때문에 사라져요. 이승만 하면, 제 나름대로는 이렇게 규정해요, ‘그 이름이 물로써 쓰인 사람’이라고. 그 업적을 잉크로 쓴 게 아니라, 청동으로 새긴 것이 아니라, 물로 썼어요. 그러니까 앞으로 물로써 쓰인 현재의 이승만을 청동으로 새기는 작업을 해야 될 사람이 나오겠죠.

- 일부 사학자는 1919년 4월 13일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된 날을 대한민국이 건국된 날이란 억지 주장을 하고 있어요. 그런 것들에 대해 정부가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일로 정하지도, 기념하지도 않고 있어요. 우리나라 청소년의 90퍼센트 이상이 대한민국의 건국을 모르고 있고, 성인들도 극소수만이 알고 실정입니다.

임시정부가 서게 된 것은 3·1운동이 기점이었죠. 그 전에는 한 10년인가, 우리가 정부를 갖지 못했어요. 그러니까 임시정부가 서고, 혹독한 환경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했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참으로 다행스럽고 또 자랑스러운 일이거든요. 그것을 기리는 것은 좋아요. 그런데 임시정부라고 ‘임시’라는 말이 들어갔으니까, 그것을 떼고 실제로 강역(疆域)과 국민이 있는 그런 실체가 있는 나라가 선 것을 기리는 것은 당연해요.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단견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임시정부는 국제사회의 승인을 못 받았어요. 단지 중국 정부의 지원 약속과 지원만 받았어요. 임시정부가 제대로 대접을 받아야 나중에 우리가 독립할 때 결정적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분이 바로 우남이세요. 그분은 평생 임시정부를 승인해 달라고 미국과 유럽의 나라들을 찾아다니신 거예요. 그분의 독립운동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임시정부 승인운동입니다.

임시정부를 가장 높이 떠받들고 임시정부로부터 홀대를 받으면서도 임시정부에 대한 충성심을 한 번도 버리지 않으셨던 분이에요. 그러므로 임시정부와 우남을 기리는 것과는 첫째 상충되는 게 없고, 둘째, 임시정부에서 ‘임시’를 떼고 온전한 정부가 된 것을 기리는 것에도 문제가 없잖아요.

그런데도 그런 잘못된 견해가 널리 퍼지는 것은 앞으로 역사학자들을 비롯하여 시민들이, 기왕이면 시민들이, 나서서 차츰 바꿔나가야 되겠지요. 지금 건국 과정과 우남 개인의 행적에 대해 억지스러운 얘기들이 많은데, 그것에 대해 일일이 분개하고 개탄하다 보면 진짜 아무 일도 못합니다. 때로는 그냥 웃어넘기고, 사실과 진실은 밝혀지는 것이니까, 때를 기다려야 되겠지요.

- 우리 국민들에게 자유주의를 구체적으로 소개하신 분이 바로 이승만 건국대통령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대통령의 자유주의에 대해 한 말씀해 주시죠.

이승만이라는 분이 평지돌출 식으로 갑자기 나온 것이 불가사의하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왕조 사회에서, 왕조의 일원(一員)이라는 것에 대해 무한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젊은 때에 과거시험에 매달리셨던 분이 어떻게 갑자기 자유주의자가 되고, 어떻게 자유주의의 본질을 잘 깨달아서 그것을 전체주의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파악하고, 그리고 나중에 대한민국을 자유주의국가로 이끌게 되었는지, 바로 그 점이 불가사의하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우리가 그런 분을 지도자로 가졌다는 행운을 우리 국민들이 늘 곰곰이 음미해 봐야 해요. 어떻게 그런 분이 나오실 수 있었나? 그런 분이 나왔다는 게 우리에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를 알아야 해요. 그리고 우리가 그분의 뜻에 보답하는 길은 우리가 잘 사는 거예요. 백범도 도산도 다 우리 국민들, 우리 후손들이 잘 살게 하려고 그렇게 평생 동안 애쓰신 거 아니겠어요?

더군다나 우남은 자식도 없잖아요? 우리 후손들이 잘 살도록 애쓰신 거니까 우리가 잘 살아야 돼요. 그리고 잘 살려면 자유주의를 지키고 경제 발전을 시켜야 해요. 지금까지는 그런 일에서 자유주의자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소수였는데, 우리 국민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언젠가는 자유주의를 지키는 일에 나서는 사람들이 다수가 되어 새삼스럽게 자유주의라는 말을 입에 올리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이 올 것으로 저는 확신해요.

이승만 하야는 민주주의 신봉의 결단

- 이승만 대통령의 말년인 1960년 4·19 학생운동으로 186명의 어린 학생들이 죽고 수천 명의 학생들이 부상을 당했는데요, 이승만 대통령께서는 자유당의 총재로서 부정선거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하야를 하셨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 한 말씀해 주시죠.

그분이 워낙 뛰어나신 분이라, 자신이 물러났을 때 올 것으로 예견되는 불안한 상태를 걱정하셨던 거죠. 이러한 걱정이 그런 불행한 결말을 가져온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똑똑한 분들은 둘러봐도 후사가 없을 때엔 미루잖아요. 그런 일은 대기업을 이끄는 분들도 마찬가지고, 무슨 큰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그래요.

신생국가로서 큰 전란을 치른 후 겨우 한 숨 돌린 상황에서 물러나시기 어려웠을 겁니다. 또 아집도 있었을 거고요. 이것이 그렇게 큰 불행으로 이어졌던 것인데, 그것에 대해 우남은 말씀하셨죠, ‘국민이 원한다면 지도자는 물러나는 것이 도리다.’ 그 표현이 참 그래요, 원칙으로서 제시한 겁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나를 실제로 하야하기를 바라고 있느냐, 하는 그런 뜻이 아니라, 원칙을 얘기하신 겁니다. 국민이 원하지 않는 지도자는 있을 수 없다는 그런 얘기거든요. 그것은 자기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 얘깁니다. 그분이 독재자라는 것은 그분에게 흔히 씌워지는 비난인데, 저는 그분은 평생 민주주의자였다고 생각합니다.

독재자였다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지요. 지금 시리아에서 지도자들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처럼 그런 식으로 행동한다는 얘깁니다. 국민이 몇 천 명 죽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한다는 얘기거든요. 지금 중국도 그렇잖아요. 공산당 정권이 독재를 하는데 천안문 사건이 나도 여전히 자기들은 잘못이 없다고 그러잖아요. 우남은 자신이 대통령인 상황에서 ‘이런 일은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있을 수 없는 일이다’하고 물러나신 거죠.

그것을 주목하면, 그분을 독재자라는 한 마디로 규정하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그분에게도 잘못이 있죠. 하지만 또 그렇잖아요, 잘못 없는 지도자가 어디 있겠어요? 그분에 대한 고마움으로 그분의 잘못을 좀 씻어 낸다면 우리가 지도자의 면목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사랑회 <이승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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