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스토리두잉....최고의 스토리텔링은 내 손으로 직접 행하는 것
[신간] 스토리두잉....최고의 스토리텔링은 내 손으로 직접 행하는 것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5.10 0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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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안병권은 서울대 농생물학과 졸업.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개념조차 희미하던 1990년대 중반 농산물 쇼핑몰 ‘정농’을 오픈하였고, 1999년에는 유기농산물 전문쇼핑몰 이팜을 오픈하는 등 농업 분야에서 전자상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FTA 시대 농촌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도시와 소통해야 하며, 인터넷이 그 소통을 가능해 줄 거라고 믿고 있는 필자는 20여 년간 농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농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겪은 희로애락과 그들의 의미 있는 삶이야말로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콘텐츠이자 상품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야기농업’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프레시안》의 농촌쇼핑몰 키워드 가이드로 활약했고, 현재 이야기농업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각종 지자체에서 이야기농업과 마케팅에 대한 특강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도시와 통하는 농촌쇼핑몰 만들기》 , 《이야기농업》 등이 있다.

일기 쓰고 돈 버는 농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소셜네트워크 시대가 도래했다. 농부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지는 생산과정과 농업적 삶은 농업생산물과 농촌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메말라가는 도시민들의 영혼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 전통문화와 우리의 삶이 담긴 고향의 의미, 그리고 사람 사는 재미와 감동이 담긴 ‘농촌 이야기’를 통해, 농민들이 자신을 드러내야 할 시대가 온 것이다. 

오랜 기간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이용해 농어촌과 도시를 이어주기 위해 노력해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농민들에게 ‘스토리두잉’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 인터넷을 통해 농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야말로 단순한 마케팅 요소로서 물건이 잘 팔릴 때 필요한 기술적인 의미를 넘어서서 우리 모두의 ‘달라진 삶’이고 ‘당당하게 꾸는 꿈’이라고 말한다. 또한 ‘스토리두잉’은 우리 사회가 일방적으로 강요한 농부들의 수동적이고 자괴적인 생활문화를 혁신하는 면에서 의미 있고, 보편적이지만 건강하게 살아가는 ‘농업적 삶’이 지닌 유무형의 가치를 높이는 운동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니까 쓰세요!

“뭔가 글쓰기를 하고 싶어도 워낙 글재주가 없어서 안 돼요. 농번기에는 약 먹고 죽고 싶어도 그 약 먹을 시간이 없어서 못 죽어요. 피곤하고 몸이 파김치가 되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수가 없어요. 나이가 많아 뭐가 뭔지 통 모르겠어요. 이제 배워서 뭐하게요. 어떻게 쓰나요? 머릿속에서는 이야기가 뱅뱅 도는데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캄캄해져요.” 

저자가 ‘이야기농업학교’를 운영하면서 많은 농민들에게 들었던 말이다. 그럴 때마다 저자는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쓰세요’라고. 하루를 되짚어보고 쓰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자고 제안한다. 

1부에서는 대한민국 농업의 현대사를 통해 스토리두잉의 가치와 의미를 이야기한다. 또한 스토리두어로서 나아가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2부에서는 자기 이야기를 시작하기 쉽지 않은 농민들을 위해 자료수집 방법에서부터 콘셉트와 키워드를 떠올리고, 시나리오와 스토리보드 만들고, 농촌 동영상 만드는 스토리두잉 일련의 과정을 보여주며 쉽고 자세하게 설명한다. 농부들에게 강의를 하며 항상 소통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농민들에게 강연하듯 친절하고 알기 쉽게 이야기농업의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세상을 보는 태도’에 관한 이야기이다. 농업의 공익성을 외면한 채 그저 값싸게 대량생산하는 것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그저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수입하면 된다며 비교열세 운운하는 우리 사회에서 농민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스토리두잉의 궁극적인 목표는 농민이 자신의 손으로 삶의 조각들을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통해 도시와 소통하고, 자신의 삶과 영혼을 전혀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3부에서는 ‘스토리두잉’이 농어촌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어떤 이익을 가져오는지, 실제 이야기농업이 활용되고 있는 사례의 분석을 통해 여러모로 조망해본다. 스토리두잉으로 자신이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장을 담그는지 알려주고 싶다는 용화영농조합법인 산마루 조순희 님 이야기, 당근 이야기에 심청전을 접목시키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동이네 당근농장을 홍보한 이정미 님, 외할머니에서 엄마, 그리고 외할머니의 추억이 담긴 음식으로 농가 버섯요리전문점 나경의 이야기, 자생 닥나무를 의인화한 영상스토리로 자신이 하는 일을 널리 알리고 싶어 한 전통한지 체험농장 박정란 님의 이야기, 오랜 시간 농사짓고 가공하여 만드는 민들레차를 망부가 정읍사와 엮어 표현한 민들레뜨락 김송순 님 이야기 등. 대한민국 농어촌 곳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이 스토리두잉으로 디자인된 다양한 사례가 등장한다.

이들 사례는 독자들에게 스토리두잉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 방법은 물론 농어촌의 청사진을 그려볼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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