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성공하려면
자유한국당이 성공하려면
  •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
  • 승인 2018.05.24 11: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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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 현재 여론조사기관들이 발표하는 자유한국당 정당지지율과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자유한국당 후보들의 지지율을 보면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 없네’라고 할 정도로 처참하기 이를 데 없다.

자유한국당의 정당 지지율을 살펴보면 한국갤럽 기준으로 12%내외, 좀 더 높게 나오는 리얼미터 기준으로 17%내외로 2016년 11월 최순실게이트 이후 계속 이 수치에서 머무르고 있다.
박근혜 정권 위기를 가져온 세월호 침몰 핫이슈에도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49.7%(리얼미터 2014년 4월 28일)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보면 여당도 놀랄 정도로 격세지감이다.

20대 총선이 자유한국당 멸망의 시작

자유한국당이 이렇게 망가진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데는 이견(異見)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20대 총선 친박세력들의 탐욕과 무능으로 빚어진 공천에서 시작되었다. 그들은 국민의 뜻과는 반대로 새누리당을 친박정당으로 만들려 했기에 심판을 받은 것이다.

20대 총선 과정에서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막말 파동이 보수 분열과 자유한국당 지지율 하락의 전주곡이 되었다. 막말 파동 전 45%대를 유지하던 당 지지율이 파동 이후 40.7%(리얼미터 2016년 3월 17일)로 하락하기 시작해 총선이 끝난 시점에서는 31.8%(리얼미터 2016년 4월 14일)로 급락했다. 총선 패배에 대한 반성 없이 당권을 장악하려는 친박들의 탐욕스러운 행태에 당 지지율은 28.5%(리얼미터 2016년 5월 2일)로 다시 하락했다.

이후 28%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한 당 지지율(리얼미터 기준)은 최순실게이트 정점 시기인 2016년11월 21일에는 당 지지율은 19%, 박근혜 전 대통령 직무 긍정은 9.7%를 기록하며 최악을 맞이했다.

보수가 망한 것이 아니라 보수정당이 망한 것

자유한국당의 낮은 지지율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을 맞이하면서 보수의 자부심과 정통성,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원인도 있지만 홍준표 대표의 리더십 부재도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실제 보수 지지자 중에선 “아무리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려 해도 홍준표 대표 하는 모습을 보면 도저히 지지할 수 없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폭망하고 다시 판을 짜야 한다”고 토로하는 이들이 많다.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수분열과 자유한국당 폭망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맞지만 언제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 잘못만 탓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홍준표 대표가 당을 추슬러 여권과 맞서야 한다. 그러나 ‘허언(虛言), 공언(空言), 환언(換言), 막말’로 당을 단합시키기는 커녕 분란만 일으켜 쓸데없는 해명과 변명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만 소모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한국당 2기 혁신위원회의 신보수주의 혁신안 발표 행사에 참석해 “한국 보수진영이 궤멸한 가장 큰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국민 앞에 거듭 태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는 당 지지율 이야기만 나오면 정부의 방송 장악과 언론 핍박, 포털 조작, 여론조사 조작으로 민심이 왜곡돼 있다고 항변한다.

홍준표 대표의 지방선거 사천(私薦) 논란도 불신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누구를 공천했냐는 것이 아니라 원칙과 기준 없이 자기가 선호하는 사람들을 대거 공천했다는 논란도 있다.

대한민국 보수성향 유권자수는 50%가 넘는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41.1%로 당선되었지만 보수성향의 유권자는 홍준표 후보(24%), 안철수 후보(21.4%), 유승민 후보(6.8%)로 52.2%로 아직도 견고하다.

표를 보면 굳이 설명을 안해도 보수층이 얼마나 두터운지를 알 수 있다. 특히 보수정당 최초로 치열한 경쟁을 벌인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지지율을 보면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 합 63.9%가 말해 준다. 그러나 촛불시위와 대통령 탄핵 사태를 거치면서 보수성향 유권자 상당수가 중도나 진보로 옮겨갔다. 최근 갤럽의 ‘한국 사회 통합실태 조사’를 보면 2016년 보수와 진보의 비율이 26%로 대등했으나 1년 만에 21%대 31%로 진보가 10%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 대표는 결국 자유한국당을 지지할 숨은 보수 이른바 ‘샤이 보수’가 많다고 한다. 이들이 문재인 정부에 불만은 있지만 ‘낡은 보수’에 대한 환멸도 커 자유한국당 지지로 복귀할 확률은 높지 않다.

이들이 가장 분노하는 것은 자유한국당이 20대 총선 대패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을 거치면서 잘못을 수용하지 않고 반성도, 변화할 의지도 없으면서 남 탓으로 돌리는 일이다.

보수의 얼굴이라도 새 피로 수혈해 반성과 변화의 모습을 나타내야 하는데 6·13 지방선거에서 무경선 공천 후보들을 보면 거의가 ‘친박’에 ‘올드보이’들이다. 새로운 인물들을 영입해 무대에 내보내면 경쟁력이 떨어져 낙선할 수 있다. 그러나 인재 육성 차원에서라도 그런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들의 마음의 문을 열게 해 다음을 도모할 수 있다.

다가올 21대 총선과 20대 대선에서 자유한국당이 승리해 정국의 주도권과 통일 과정의 주인공이 되려면 국가와 시민사회를 이끌 보수의 새로운 가치를 제시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보수의 가치와 철학의 재정립, 인물 재구성, 당 구조와 시스템의 전면적 재편이 필요한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핵심 가치인 ‘경쟁’이 뿌리 내려야

홍준표 대표와 자유한국당은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한반도 비핵화 음모를 파헤치고 구체적인 핵 폐기 절차나 방법을 제시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북핵 포기에 대한 지원과 대가를 감시감독하고 북한인권과 탈북자 문제 등을 조건으로 달아 북한을 또 다른 비핵화 가도(街道)로 이끌어야 인정받을 수 있다.

‘멍청한 당’이라고 비아냥을 받던 영국 보수당이 어떻게 유럽의 모든 정당에서 가장 성공한 당이라 평을 받는지를 분석한 ‘정당의 생명력’ 저자 박지향 서울대 교수는 “결속과 충성심”,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처”, “국가경영 능력과 ‘통치에 적합한 정당’ 이미지”, “국민의당”, “조직과 선전” 등 5가지 요인을 제시했다.

박지향 교수는 디테일하게 제시했지만 영국 보수당의 성공은 결국 자유민주주의 핵심 가치인 ‘경쟁’을 실천한 결과다.

자유한국당에 ‘경쟁’이라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활성화되었다면 친박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양립(兩立)을 부정하는 탐욕스러운 짓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경쟁’은 당원들의 충성심을 갖게 하며 책임정치 구현으로 변화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 ‘경쟁’을 통해 국가경영능력이 향상되고 국민들에게 통치에 적합한 정당이라고 인식되어 국민의 당으로 자리매김한다.

보수우파의 중심 자유한국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가 예상된다. 참패가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승리를 해야 할 21대 총선과 20대 대선이 기다리고 있다.

승리의 원동력은 ‘경쟁’을 통해 확보된다. ‘경쟁’은 당원들에게는 결속을 다지게 하며 국민들에게 감동과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경쟁’은 패배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 성립된다. 패배를 한 세력들은 향후 보수우파 혁신 과정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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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gss 2018-06-04 13:30:52
윤상현.... 에휴... 싫어도 너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