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동조합 “‘진실과 미래위원회’가 감사와 인사조치하는 건 명백한 불법”
KBS노동조합 “‘진실과 미래위원회’가 감사와 인사조치하는 건 명백한 불법”
  • 김신정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5.2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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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미래위원회의 감사업무 수행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감사실, 법무실은 의견 공개해야”

KBS(양승동 사장)의 이른바 적폐청산 기구인 ‘진실과 미래위원회’가 내부 감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명백한 방송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내달 출범할 ‘진실과 미래위원회’는 MBC 정상화위원회와 비슷한 성격으로, 이 기구가 조사, 확인 등 감사업무를 수행하고 이에 따라 직원들 징계를 하는 것은 명백히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KBS 교섭대표 노조인 KBS노동조합은 25일 성명을 내어 “KBS 내부감사는 방송법에 따라 감사가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비감사부서 즉 ‘진실과 미래위원회’가 내부감사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명백한 방송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감사원의 판단에 따르면 ‘진실과 미래위원회’가 관련자를 조사, 감사하고 인사조치 및 징계를 요구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양 사장이 임시기구를 만들고자 하는데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그 임시기구는 법과 사규가 정한 범위 내에서 추진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KBS 내에 존재하는 불합리하거나 비효율적인 제도와 정책을 개선하는 시도는 순수해야 한다. 그 어떤 정치적 의도나 불순한 목적이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며 “감사실과 법무실은 어떤 의견을 달았는지 공개하라. 두 부서가 감사원의 지적을 모르지 않았을 테니 양 사장에게 어떻게 보고했는지 낱낱이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 이하 전문 -

(KBS노동조합 성명)

감사원, 비감사부서의 감사업무 수행 불가

진실과 미래위원회는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KBS에 존재하는 불합리와 비효율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역대 사장들 모두 혁신단과 같은 임시기구를 만들었다.

그런 기구를 통해 KBS의 발전과 비전을 세워가는 것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법과 원칙 위에서 매우 엄격한 기준을 갖고 이런 일들을 수행해야 한다.

우리는 공영방송이자 국가기간방송으로서 여러 가지 법들의 적용을 받는다는 점에서 MBC와 매우 다르다.

지난 수요일(23일) 이사회에서 ‘KBS 진실과 미래위원회’ 설치를 위한 안건 논의가 있었다.

매우 우려스러운 것은 양 사장의 법과 규정을 무시하는 막가파식 정책 추진이 본 위원회 설치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점이다.

# 위원회의 감사업무 수행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진실과 미래위원회’는 불공정 보도와 방송, 부당 징계, 인사 전횡, 제작자율성 침해 사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위원회가 조사 후에 관련자에 대한 인사 및 징계 요구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비감사부서가 감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명백히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2016년 감사원은 ‘KBS 자체감사 운영실태 감사 보고서’에서 KBS의 감사가 아닌 비감사부서가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자체감사기구인 감사의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지적하였다.

감사원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에 자체감사기구(KBS 감사)의 설립 및 직무범위 등에 관한 규정을 둔 취지는 자체감사업무는 자체감사기구가 전담하여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자체감사활동의 독립성 및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적시하였다.

즉 ‘진실과 미래위원회’가 조사, 확인 등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명백히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다.

과연 양 사장이 이 사실을 몰랐을까? 아니면 알고도 뭉개고 강행하려고 한 것일까?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법과 사규를 무시하는 양 사장에게 이런 법률 위반쯤은 이제 아무것도 아닌 것인가.

# 방송법·정관·직제규정에 내부감사는 감사만 실시할 수 있어

방송법 제63조 제2항 ‘내부감사는 정관이 정한 바에 따라 공사의 감사가 이를 실시한다’고 되어 있다. 이를 근거로 KBS 정관 제19조 제4항은 ‘감사는 방송법 63조 2항이 규정에 의하여 업무 및 회계에 관한 내부감사를 실시한다’고 하였다.

KBS 내부감사는 방송법에 따라 감사가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비감사부서 즉 ‘진실과 미래위원회’가 내부감사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명백한 방송법 위반이다.

# 감사원, 비감사부서의 감사업무 수행 불가

감사원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과 ‘방송법’에 따라 자체감사기구가 아닌 집행기관 등 비감사기구에서 조사, 확인 등 감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감사가 아닌 비감사부서가 직원에 대한 조사, 점검, 확인 후 징계양정검토 등 사실상 자체감사업무를 수행하지 않도록 ‘인사규정’ 개정까지 요구하였다.

감사원의 판단에 따르면 ‘진실과 미래위원회’가 관련자를 조사, 감사하고 인사조치 및 징계를 요구하는 것은 불법이다.

양 사장이 임시기구를 만들고자 하는데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그 임시기구는 법과 사규가 정한 범위 내에서 추진되어야 마땅하다.

KBS 내에 존재하는 불합리하거나 비효율적인 제도와 정책을 개선하는 시도는 순수해야 한다. 그 어떤 정치적 의도나 불순한 목적이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원회 설치 건이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었다면 분명히 감사실과 법무실의 검토를 거쳤을 것이다.

감사실과 법무실은 어떤 의견을 달았는지 공개하라. 두 부서가 감사원의 지적을 모르지 않았을 테니 양 사장에게 어떻게 보고했는지 낱낱이 공개하라.

2018. 5. 25

KBS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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