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교육 풍선효과만 부르고, 서민들 자녀 영어교육 기회 박탈

-“방과 후 영어학습, 자율로 결정하도록 학교자치 강화 방침

초등학교 1・2학년 방과 후 영어학습 금지가 경기도교육감 선거의 최대 쟁점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선행학습금지법 시행에 따라 초등학교 1・2학년의 방과 후 영어학습이 금지되면서 ‘아이들의 학습기회를 제한하고 사교육 시장으로 내모는 잘못된 정책’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임해규 경기도교육감 후보는 1일 “방과 후 학습은 수익자 부담 또는 재정 지원으로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고 교육격차를 해소하는데 긍정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면서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방과 후 학습은 공교육의 보완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3월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의 방과 후 영어학습은 전면 금지됐다. 방학은 물론 학기 중에도 선행학습이 시행되고 있는 중학교와 농어촌 지역의 고등학교, 방학 때만 선행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는 전체 고등학교 역시 내년 3월부터는 금지된다.

임해규 후보는 “선행학습금지법의 도입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후속대책은 물론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강구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면서 “통칭 흙수저로 불리는 서민 자녀들이 최소한의 영어교육도 받지 못하도록 한 것은 국민의 평등권 위배”라고 지적했다.

임해규 후보는 “초등학교 1・2학년 방과 후 영어학습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학교 안에서 진행돼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어왔다”면서 “월 5만원 안팎인 방과 후 영어학습 대신 20만원이 넘는 학원에 보내게 하는 정책은 학부모들의 불만을 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초등학교 1・2학년 방과 후 영어학습 금지로 학원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물론 소득수준과 지역에 따른 영어 학력격차도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학원에 다니기 어려운 시골 아이들에게는 영어를 접할 몇 안 되는 기회 중 하나가 방과 후 영어학습인데, 이를 일률적으로 없애는 것은 공교육 정상화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여러모로 유익한 것이며, 조기에 외국어를 시작했던 중고등학생이 반대의 경우보다 학습동기가 더 높다는 것이 임해규 후보의 지론이다. 금지해야 하는 것은 방과 후 영어학습이 아니라 암기, 주입식 교육 등 ‘잘못된 영어학습’이라는 것이다.

임해규 후보는 “초등학교 1・2학년은 호기심이 제일 왕성한 시기로 외국어 교육을 하기에는 적기”라면서 “방과 후 영어학습은 당연히 허용돼야 하며, 학교자율로 결정하도록 학교자치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의 발달단계에 적합한 수준별 프로그램을 개발・지원하는 방안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초등학교 1・2학년 단계에서는 영어노래・그림동화를 통해 뇌 발달을 촉진시키는 영어학습을 지향하고, 3~6학년 영어학습에서는 스토리텔링・신문활용교육(NIE) 등 실제 삶과 연결되는 영어학습을 권장한다는 것이다. 또 5・6학년 및 중등 방과 후 영어학습은 수준에 따라 교과를 영어로 진행하는 국제화 영어 프로그램을 개발해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임해규 후보는 “영어를 배우고 싶은 어린 학생들의 희망을 빼앗지 말아야 한다”면서 “학원보다 저렴한 학교에서 영어교육 수요를 흡수하는 것이 현실적이며 공교육의 정상화”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