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딸기 찹쌀떡’ 허위보도 한 언론노조원 감싸나? 피해자 “고통스럽다” 호소
MBC ‘딸기 찹쌀떡’ 허위보도 한 언론노조원 감싸나? 피해자 “고통스럽다” 호소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6.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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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딸기 찹쌀떡의 눈물’ 보도 피해자 안홍성 씨 “한다던 감사는 ‘감감무소식’ MBC 제 식구 감싸기로 느껴…명예회복 시켜 달라”

MBC(최승호 사장)가 자사 대표적 간판 시사프로그램의 허위보도로 피해를 당한 국민의 피해구제 호소를 사실상 외면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2013년 7월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 2580> ‘딸기 찹쌀떡의 눈물’을 통해 청년사업가에게 파렴치한 짓을 한 악덕 업주로 소개된 안홍성(49)씨가 그 주인공.

안 씨는 당시 방송에서 청년 사업가 김 모씨가 일본 장인에게 전수받은 ‘딸기 찹쌀떡’ 제조 기술을 빼앗고 쫓아낸 파렴치범으로 그려졌다.

방송에서 김 씨는 대기업을 운영하는 안 씨의 친구에게 협박을 당해 투자금 4천5백만 원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안 씨는 대기업을 등에 업고 청년사업가의 기술을 빼앗아 장사하는 등 횡포를 부린 인물로 그려져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MBC 시사매거진 '2580' '딸기 찹쌀떡의 눈물' 방송 화면 캡처 이미지
MBC 시사매거진 '2580' '딸기 찹쌀떡의 눈물' 방송 화면 캡처 이미지

그러나 방송에서 보도된 내용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장인에게 딸기 찹쌀떡 비법을 전수 받았다” “안 씨가 기술과 아이템을 가로채고 내쫓았다”는 김 씨 주장은 모두 허위였던 것.

법원 역시 안 씨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 씨는 일본 장인에게 과일 찹쌀떡 제조 방법을 전수 받은 적이 없다. 김 씨가 안 씨로부터 투자금 전액을 돌려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피해자 행세를 했던 김 씨는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의 블로그에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씨를 '가해자'로 몰았던 MBC는 정작 정정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게 안 씨의 주장이다.

실제, 해당 보도를 한 장 모 기자는 지난 달 관련 보도를 한 인터넷매체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정정 보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법원이 김 씨 주장이 허위라고 판결한 것과 관련해서도 “(기자의 판단은)법원의 판단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김 씨가 그냥 엮이기 싫어서 재판을 안 한 것도 있다”고 밝혔다.

장 모 기자는 이어 “법원의 판단이 그렇게 나왔으면 판사님이 잘 모르는 것”이라는 납득하기 힘든 답변도 덧붙였다. 또한 “안 씨가 김 씨를 내쫓았다는 것은 양측이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씨는 지난 달 9일부터 조작보도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구하며 MBC 사옥 앞에서 수차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안홍성 씨
사진제공=안홍성 씨

지난 해 12월에는 정정 보도를 요구하기 위해 MBC를 찾아가기도 했고, 최승호 사장이 선임된 이후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찾아가기도 했지만 경비원들에 끌려 나가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안 씨가 정정 보도를 요구하며 2차례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이에 답변하지 않았다.

MBC 보도로 모든 것을 잃었다는 안 씨는 현재 고시원에 거주하며 명동에서 노점을 운영 중이다.

“과거 보도 이유로 기자 징계한 MBC, 정작 허위보도 기자는 승진시키고 피해 국민 구제는 외면”

안 씨는 5일 기자와 통화에서 “1인 시위를 하던 중 지나가던 최승호 사장을 우연찮게 면담을 하게 됐다. 그때 ‘딸기 찹쌀떡’ 보도 내용과 진실을 아느냐고 여쭤봤는데, 전혀 모르시겠다면서 보도국장을 통해 확인한 후 조치하겠다고 해서 면담이 마무리됐다”며 “하지만 그 이후에도 MBC에서나 감사를 한다던 MBC 감사실에서도 연락이 온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안 씨는 “언론노조 측 김 모 위원장과 통화도 하고, 간사에게도 전부 이야기했다”며 “간사가 모든 자료를 취합해서 자기들이 판단해 조치를 취하겠다는 이야기까지 진행됐다. 지난주까지의 상황이 이렇다”고 설명했다.

이어 “(MBC 노조 측에서) 이번 주에 연락을 주겠다는 말은 했는데 아직 온 건 없다”며 “계속 1인 시위를 하면서 감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항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안 씨는 “방송이 나간 뒤 그해 MBC와 언론중재위원회에서 합의한 게 있다”며 “(김 씨가 민·형사상 패소했고, 진실이 드러난 만큼) 제 명예회복을 위해 시사매거진 2580 말고 다른 프로그램에서 내용을 다뤄주겠다는 그때 합의사항만 이행해 달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MBC가 감사를 하고 있다지만, 사실이라면 피해자인 나에게 가장 먼저 피해상황을 물어보고 사실관계를 체크하는 게 정상 아닌가”라며 “하지만 감사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없고, 조사하겠다는 이야기도 없고, 장 모 기자를 조사한다는 이야기도 없다. 이런 상식적인 절차를 무시하는 걸 보면 MBC가 감사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위 보도한 장모 기자에 대해 MBC가 제 식구 감싸기를 하고 있다고 느낀다”며 “언론노조원이라서 그런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안 씨는 “지금 MBC가 감사를 통해 과거 보도가 잘못됐다며 기자들을 징계한 것으로 안다. 그러면서 법적 판결로 명백한 조작보도를 한 기자는 승진시키고, 허위 보도로 피해를 입은 국민을 구제하는 데는 노력하지 않고 있다”며 “그런 조작보도 기자를 두둔하면서 다른 기자들을 꼬투리 잡아 해고하는 건 공평하지 않다. MBC가 공평하다면 허위보도한 장 모 기자도 해고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안 씨에 대한 허위보도 피해 구제와 관련해 진행 상황 등을 MBC 홍보부 측에 문의했으나 아직까지 답변은 오지 않았다. 미래한국은 추후 답변이 오는 대로 MBC 입장을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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