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팽개친 KBS1라디오, 친문·언론노조 일색
공정성 팽개친 KBS1라디오, 친문·언론노조 일색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6.11 14: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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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진행자 다수가 방송법, KBS 제작 가이드라인,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등에 위배되는 인물

친문, 언론노조 색채를 강화한 KBS1라디오(97.3MHz) 개편과 관련해 새 진행자로 영입한 인물들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특정 성향의 이념·정파성이 두드러지면서 방송법과 KBS 공정성 가이드라인 등에 못 박은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서다. KBS는 이번 개편으로 KBS1라디오를 명실상부한 ‘뉴스시사 채널’로 정립시킨다는 목표이지만 또 다른 편파 시사 채널로의 탈바꿈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5월 28일부터 개편한 KBS1라디오 편성안에 따르면, 매일 오전 7시 25분부터 9시까지 최강욱 변호사가 진행하는 ‘최강욱의 최강시사’가 방송된다. 최 변호사는 MBC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여권 이사이다. 임기가 남은 김장겸 전 MBC 사장 해임에 이어 최승호 사장 체제가 들어서는 데 앞장섰다.

1라디오 대표 프로그램인 ‘KBS 열린 토론’ 진행을 맡은 건축가 출신 김진애 박사도 비례대표로 18대 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김용민 라이브’ 진행을 맡은 김용민 시사평론가는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진행자 출신으로, 여러 차례 막말 구설에 올랐다.

퇴근길 시사 프로그램 ‘김 기자의 눈’을 진행하는 김경래 기자는 KBS 기자 출신으로 언론노조가 만든 뉴스타파 소속이다. KBS 공영노조는 “김경래 기자는 KBS에서 뉴스타파로 옮긴 자”라며 “KBS에 기자가 없어서 좌편향 매체인 뉴스타파 기자에게 프로그램을 맡긴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공영노조가 사실상 특혜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경제전문기자로 ‘박종훈의 경제 쇼’를 진행하는 박종훈 기자는 KBS 기자협회장 출신이고 ‘오태훈의 시사본부’를 진행하는 오태훈 아나운서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부위원장을 지냈다. 박종훈 기자와 오태훈 아나운서 두 사람은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현 여권에 의해 축출된 고대영 전 KBS 사장을 수뢰 후 부정처사 및 국정원법, 방송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 고발에 앞장선 바 있다.

낮 2시 30분에는 10년 전 ‘KBS 열린토론’을 진행했던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정관용의 지금, 이 사람’을 진행한다. KBS 측은 “이 시대 리더, 이슈의 인물 뿐 아니라 소리 없이 우리 사회를 지켜내는 숨어 있는 인물을 발굴하는 인터뷰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정 교수는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 이사를 지냈다.

편향된 인사들이 진행하는 KBS 프로그램

문제는 극소수를 제외한 새 진행자 대부분이 뚜렷한 이념, 정파성을 띠는 등 편향적 인사들로, 방송법과 KBS 제작 가이드라인 등에 위배되거나 위배할 가능성이 높은 위험군에 속한다는 점이다. KBS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부적격자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KBS 공정성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일반준칙 ‘공정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KBS의 모든 뉴스와 시사, 교양 프로그램은 공정해야 한다. 즉 KBS 뉴스와 시사, 교양 프로그램이 방송될 경우 그로 인해 억울해 하거나 손해 보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시청자가 특정한 사안에 대해 편견 없이 이해하도록 전체를 아우르는 균형 있는 시각과 관점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진행자에 대해서는 “방송에 출연하는 진행자, 기자, 아나운서 등은 KBS를 공적으로 대표하는 얼굴이기 때문에 공정성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진행자와 기자는 일반적 사안에 대해 전문적 관점에서 논평할 수 있으나, 갈등적 사안이나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밝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진행자는 KBS가 추구하는 방송 정책이나 기준을 숙지하고 프로그램의 공공성, 독립성, 객관성이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정치인이나 찬반이 뚜렷한 주제를 놓고 대립하는 연사들이 출연할 경우에는 출연자가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펼 수 있도록 균형 있게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진행자는 토론자의 견해가 공정하게 대변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갈등적 사안을 다루는 프로그램에서는 논쟁 당사자의 견해를 잘못 대변하거나 차별적으로 대우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는 “프로그램은 공정해야 한다. 즉 시청자가 특정한 사안을 편견 없이 올바로 이해하도록 어느 한 편으로 치우침이 없이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균형된 시각과 관점을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공정성과 관련해 “KBS가 추구하는 공정성은 방송법이 규정하는 이념에 기초한다. 방송법 제5조는 방송의 공적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방송은 민주적 기본질서를 존중하면서 민주적 여론 형성에 이바지해야 한다. 특히 방송은 지역 간, 세대 간, 계층 간, 성별 간 갈등을 조장하지 말아야 한다. 제6조는 공정성과 공익성에 대해 규정한다. 뉴스는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하며, 방송은 차별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KBS가 추구하는 공정성이란 특정 견해, 세력, 집단에 편향되지 않은 내용을 방송함으로써 구현된다”고 못 박고 있다.

방송심의기준과 선거법은 무용지물?

특히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는 “선거기간 중에는 선거와 직접 관련이 없는 특집기획프로그램의 경우에도 특정한 후보자나 정당에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정 후보자나 정당에 대한 지지를 공표한 자 및 정당의 당원을 선거기간 중 시사정보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출연시켜서는 안 된다”는 규정도 있다. 6·13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개편된 KBS1라디오 새 진행자들 가운데에는 공공연히 특정 정당 지지 의사를 공표하거나 정당에 소속됐거나 노골적으로 지지해온 인물들이 있다. 이 대목은 향후 얼마든지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2조(정치인 출연 및 선거방송) 제1항은 “방송은 정치와 공직선거에 관한 문제를 다룰 때에는 공정성과 형평성에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돼 있다. 특히 제2항은 “방송은 정치 문제를 다룰 때에는 특정정당이나 정파의 이익이나 입장에 편향되어서는 아니된다”고 돼 있다. 약 2주 뒤인 지방선거에서 새 진행자들이 과연 이 규정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양승동 KBS 사장은 KBS1라디오 개편설명회에서 새로 영입된 진행자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그동안 시사뉴스 중심의 KBS1라디오가 힘든 시기를 지냈다. 어렵게 영입한 분들이시다. 앞으로 공영방송의 위상을 다시 세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양 사장이 어렵게 영입했다는 새 진행자들 가운데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은 공정성에 대해 명확히 규정해 놓은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인물들로 보인다. 노골적인 편향 인사들로 채운 KBS1라디오가 방송법과 KBS 제작가이드라인, 공정성 가이드라인,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등을 무시한 채 일방 독주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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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동 2018-06-25 20:13:32
그동안 공감토론 청취자였고 정보를 얻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었는데...
지금의 열린토론의 내용과 진행방식은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