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말기술... 일 결정력을 높이는 말 사용법
[신간] 말기술... 일 결정력을 높이는 말 사용법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6.14 0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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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잭 퀄스는 지출 관리 전문가이자 저자 및 강연가이다. 예일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했으며 노스웨스턴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5년 이상 기업 리더와 비즈니스맨들에게 비용 관리의 방법을 가르쳐왔으며 이를 통해 기업들은 수천만 달러를 아낄 수 있었다. 맥킨지, 올리버와이만, 액센츄어의 파트너 컨설턴트로서 비용 절감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자신이 창립한 인보이스 인사이트를 통해 《포춘》 ‘500대 기업’ 및 연방·주 정부에 소프트웨어 및 BPO(업무처리 아웃소싱) 솔루션을 제공했다. \바잉 엑셀런스 등 다수의 스타트업을 공동 창립했으며 현재 두 곳에서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아마존 1위에 오른 『How Smart Companies Save Money』와 『Same Side Selling』(공저)이 있다. 그의 저서들 중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이 책은 2017년 북미도서상(the North American Book Awards 2017) 중 재무, 리더십 및 관리, 기업가정신 부문에서 골드메달을 수상했다.

나폴레옹 제국을 멸망으로 이끈 결정적 말실수 

“탈영과 기근, 질병 때문에 병력이 3분의 1이나 줄었습니다.”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우리 군은 점점 불리해집니다.” 장군들이 걱정과 불만을 토로했다. 이윽고 막사 안이 조용해지더니 키 작은 한 남자가 입을 열었다.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돌아가기엔 너무 늦었다.” 

1812년, 나폴레옹은 40만 군대를 이끌고 네만 강을 건너 모스크바로 진격했다. 그러나 질병, 기근, 전투 피해, 탈영 등으로 모스크바까지 절반도 못 가서 20만 명, 모스크바에 이르러서는 10만, 그리고 다시 파리로 돌아올 때는 1만 명으로 병력이 줄었다. 영웅의 한마디에 39만 명이 사라진 것이다. 불세출의 군사 천재 나폴레옹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저자는 심리학과 신경과학에서 널리 연구되어온 ‘확증 편향’에서 답을 찾는다. 즉 인간에게는 자신이 옳은 결정을 내렸음을 증명하는 쪽으로 특정한 데이터를 찾아 특정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확증 편향은 대화 속에서 한 문장으로 등장하여 생각과 논의를 방해하고, 결국 잘못된 결정으로 이끌어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한다. 나폴레옹에게 제국의 멸망이라는 대가를 치르게 한 비싼 문장은 “너무 늦었다”였다. 

잘못된 결정으로 이끄는 9가지 문장과 대응 기술 

저자는 비싼 문장이 대개 ‘어쩔 수 없다’, ‘특별하다’, ‘아깝다’ 중 하나의 변형이라 말하며, 일과 삶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9가지 문장을 분석한다. 

우선, ‘어쩔 수 없다’는 말은 스스로에게 능력이 없다고, 다른 방법은 감히 꿈도 꾸지 말라고 거짓말을 한다. 이 한마디 말로 우리는 사업의 기회를 빼앗기고, 관계 개선의 기회를 놓치며, 불행한 상황으로 떠밀린다. 파생되는 말 중 “너무 늦었다”는 과거에 내린 결정이 미래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너무 바쁘다”는 실제로 시간이 부족한 상황 때문이 아니라 그럴 것 같은 심정 때문에 미래를 개선할 수 있는 일들을 고려조차 못하게 한다. “당장 그것부터 하자”는 결정을 재촉하면서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은 선택지를 배제하게 한다. 

다음으로, ‘특별하다’는 말은 우리에게 잘못된 기대를 불어넣고 수많은 예외를 요구한다. 파생되는 말 중 “우리는 다르다”는 원칙을 피해 가려는 예외를 만들고, “믿어보자”는 경솔함으로 인한 파괴적인 결말을 초래한다. 또한 “우리는 원래 이렇게 한다”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피하려는 구실이 된다. 

마지막으로 ‘아깝다’는 말은 희소성이 결정을 내리는 데 절대적 기준이 되어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한다. 파생되는 말 중 “그 사람 없으면 안 된다”는 일에서나 삶에서 대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존재에 휘둘리게 만들고, “고객은 언제나 옳다”는 오히려 고객 불만으로 이어지게 한다. “그 정도는 우리가 직접 하자”는 비용 초과와 퀄리티 저하를 낳는다. 

넷플릭스와 레고, 그리고 4년이나 사귀었는데 어떻게 헤어지냐는 친구에게 

저자에 따르면, 확증 편향에서 벗어나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의심 없이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말을 분석하고, 때로는 과감하게 버릴 수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이와 관련한 두 기업의 사례가 주목할 만하다. 

우선 넷플릭스의 사례다. 넷플릭스는 원래 우편으로 영화 DVD를 대여하는 회사였다. 인터넷 대역폭이 증가하면서 온라인 스트리밍 구독자 수가 기존의 우편 구독자 수를 넘어서자 넷플리스는 두 회사를 분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는 고객과 투자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고, 실제로 분리 발표 후 몇 달 사이에 주가가 반 토막이 났다. 그다음 행보는 놀랍게도 분리 계획의 과감한 철회였다. 철회를 논하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너무 늦었다”고 말했을 테지만, 넷플릭스는 ‘때늦은’ 방향 전환을 선택했고, 결국 이 선택은 옳은 결정이었다. 

레고 역시 1998년 반세기 역사에서 처음으로 적자를 내자 위기를 느꼈다. 레고는 시장 설문 조사를 통해 비디오 게임, 거의 완제품에 가까운 장난감, 레고 TV 등 새로운 상품 라인을 출시했다. 그러나 고객을 따르다가 2003년 오히려 3억 달러의 적자를 지고 가까스로 파산을 면했다. 정신을 차린 레고는 두 배로 늘어난 파츠의 가짓수를 30퍼센트 이상 쳐낸 뒤에야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고객은 언제나 옳다”는 말이 레고에게는 잘못된 결정으로 이끄는 비싼 문장이었다. 

‘비싼 문장’은 비즈니스 세계뿐 아니라 무언가를 결정해야 하는 모든 일상적 대화에도 적용된다. “엔진 수리에 150만 원이나 썼거든. 그래서 계속 타고 다니기로 했어.” “4년이나 사귀었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헤어져요.” “그 사람은 믿을 만하다니까요!” 

하나 더! 미국 독립전쟁 당시 조지 워싱턴의 오합지졸에 당한 한 영국군 장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무 같은 데 뒤에 숨어서 우리가 전진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총을 쏘고, 그러고 나면 또 곧장 위로 물러나는데, 이렇게 불공평하게 전쟁을 하는 법이 어디 있는가!” “전쟁은 원래 이렇게 법이다”라는 말은 목숨을 요구하는 꽤 비싼 문장인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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