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미·북 정상회담 후 한반도 정세
[심층분석] 미·북 정상회담 후 한반도 정세
  • 송대성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18.06.21 11: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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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온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미·북 정상회담은 모두발언, 단독회담, 확대회담 총 145분 동안 진행된 후 ‘6·12 미·북 정상회담 공동성명’이 발표됐다.

그 핵심 내용은 “(1)미국과 북한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 국민의 바람에 맞춰 미국과 북한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로 약속한다. (2)양국은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 (3)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4)미국과 북한은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수습을 약속한다.” 는 내용이었다.

이 내용을 하나 씩 검토해 보기로 하자.

성명1 “미국과 북한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 국민의 바람에 맞춰 미국과 북한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로 약속한다”이 내용은 미국과 북한이 노리는 바가 상호 다르다. 미국은 북한과 새로운 관계를 통해 한반도 북녘 땅 북한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도 달성하고, 북한에 투자도 하면서 중국의 품에서 북한을 빼내 오겠다는 의중이 있을 수 있다.

북한을 적으로 내몰면서 전쟁을 하기 보다는 북한을 품에 안고 의도하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저의를 품은 것 같다. 미국은 사람을 해칠 수 있는 못된 승냥이 놈처럼 주변을 돌면서 성가시게 하는 북한이란 괴물을 일단 쇠밧줄로 묶어서 길들이겠다는 저의를 갖고 회담에 임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이 급박하게 비수(匕首)를 드려대면서 핵을 포기할 것인가 죽음을 택할 것인가 선택하라는 미국의 강박행위를 차단하고, 미국과 수교를 통해 제재를 완화 내지 제거하고, 종국적으로 핵보유국으로 타협을 보겠다는 계산 하에 “새로운 관계를 약속한다”라는 표현으로 합의를 본 것 같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 저의들이 나타날 것이다.

 성명2 “양국은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미국의 입장에서는 일단 북한을 쇠밧줄로 묶어만 놓으면 평화체제를 구축하든 종전선언을 하든 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의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두고 남북한과 중국이 끈질기게 평화 문제를 개입시킴에 거부하는 명분보다는 적극적으로 함께 다루겠다는 전략적인 변화를 담은 내용이다. 한편, 북한은 ① 종전선언→②평화체제 구축→③ 주한미군 철수→④연방제 통일이라는 북한의 숙원 과제를 미국의 승인 하에 당당하게 진행하겠다는 저의를 갖고 본 내용에 합의를 봤다고 볼 수 있다.

성명3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미국이 남북한 간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날개를 달아준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면서 사실상 남북한과 중국이 한 덩어리로 결속되고 있는 상황을 타개키 위해 동맹국 문재인 정부도 밧줄로 묶어 두겠다는 저의를 갖고 있다. 이 내용은 회담 전에 미국이 마치 북한을 살해라도 할 것처럼 위협하면서 강요했던 소위 CVID(북한 핵에 대해 ‘확실하게, 검증하고, 돌이킬 수 없이, 비핵화’)라는 용어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CD’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로 변화됨에 수많은 사람들을 낙담케 한 내용이다.

그러나 기자회견한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을 들으면 표현 자체는 포괄적으로 되어 있지만 당장 분명한 CVID 실천단계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향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는 표현은 “북한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란 사술적인 표현에 구애되지 않고 철저히 비핵화를 추구한다는 포괄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북한은 아무런 구체적인 목표도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시간표도 제시되지 않는 이 내용이 두려워 비핵화를 한다는 것은 어림도 없다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내심 만족해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내용을 두고 전문가들은 사실상 북한의 비핵화는 실패했고, 북한은 실제 핵보유국이 된 셈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변함없는 신념과 실천력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성명4  “미국과 북한은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수습을 약속한다”이 합의 사항은 미국이 인권 차원에서 얻은 소득이다. 트럼프는 정치의 계절에 두고두고 북한으로부터 오는 유해(遺骸)를 통해 정치적인 치적으로 자화자찬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듯이 유골송환 장사를 하는 셈이다. 북한은 본 유해송환을 통해 인권 차원에서 나쁜 이미지를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본 내용을 합의했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 정체성 와해의 시작

미·북 정상회담 4가지 합의 사항은 ‘북한의 비핵화 장기적 해결 + 미북 수교 합의 성공’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미·북 간에 이러한 합의는 향후 (1)남북한 관계, (2)미국과 한반도 관계, (3)중국과 한반도 관계, (4)한국의 국내 문제 등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먼저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을 따져 보자.

지난 4월 27일 남북한 간에 합의 발표된 판문점 선언이 남북한의 공조 속에서 소위 ‘만리마 속도’로 실천될 것이다. 판문점 선언의 핵심 내용인 (1)남북관계 개선(과거 남북 선언과 모든 합의 철저히 이행, 고위급 회담 등 각 분야의 대화·협상 진행,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남북공동행사 추진 및 국제경기 공동참가, 8·15 이산가족 상봉 진행, 동해선·경의선 철도와 동로 건설 등 10·4선언 합의 사업 적극 추진), (2)한반도 긴장상태 완화(모든 공간 일체 적대행위 전면 중지, 5월 1일부터 확성기 방송 및 전단 살포 중지 및 수단 폐기,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 지정(우발적 군사충돌 방지, 안전한 어로활동 보장, 협력·교류를 위한 군사적 보장 대책 시행, 5월 중 장성급 군사회담(국방장관 회담, 군사당국자 회담)), (3)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불가침 합의 재확인. 단계적 군축 실시, 군사적 신뢰구축에 따른 단계적 군축, 올해 안 종전 선언, 평화협정 전환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추진, ‘완전한 비핵화’를 남북공동의 목표로 확인) 등 내용들이 그 동안은 미국 때문에 주춤거렸으나 이제부터는 미국의 보장을 받으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다.


남한의 경제물량들은 ‘우리민족끼리’ 캠페인 속에 봇물처럼 북으로 흘러들어가는 북류(北流) 현상이 일러날 것이다. 북한의 숙원 과제인 “① 종전선언→② 평화협정 체결→③주한미군 철수/한미동맹 파괴→④ 연방제 통일” 로드맵은 남북합작과 친북세력들의 지원 속에 가속화되어 실천될 것이다. 기존의 대한민국적 가치들은 구조적인 붕괴의 위협에 처할 것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도 체제 수호 차원에서 큰 도박을 하고 있다. 미국의 비핵화를 위한 생존위협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생명 유지는 한시적으로 보장 받았으나 미북 수교라는 쇠사슬이 목에 채워졌다.

판문점 선언과 미북 수교를 통해 북한으로 흘러들어갈 남한공기와 국제공기는 북한의 체제를 흔들고 녹이는 가장 무서운 요소가 될 수 있다. 아무리 북한이 독충과 해충이 날아들지 못하게 높게 방장을 친다고 해도 100% 완벽하게 독충과 해충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 김정은은 더 큰 도박에 걸려 있는 상황이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향후 남북한은 기존 체제 유지 차원에서 심한 도전들을 받게 되어 있다.

미국과 중국, 한국보다 북한에 공들일 것

향후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미국의 북한과 관계 정상화가 최우선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북한이라는 괴물을 목에 쇠사슬 채워 미국이라는 철통 속에 가둬 두고 길들이면서 비핵화도 하고, 비즈니스도 하고, 평화체제도 구축하려고 하는 것 같다.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모든 사람은 ‘북한의 비핵화’가 미국이 추구한 최우선 회담 목표인 줄 알았는데 회담을 하고보니 북한을 포함해서 모두가 미국에게 기만당한 셈이다. 미국이 노린 최우선 주제는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미국-북한 관계정상화’란 것이었다. 온 동네 다니면서 못된 짓 할 가능성이 높은 얄미운 괴물 북한의 목에 쇠밧줄 채워 미국의 철통 속에 가두는 일이 최우선 과제였다.

그 목표를 달성키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도 아들보다도 어린 김정은을 앞에 두고 칭송도 하고, 손등을 만져도 주고, 북한에게 아첨하는 영상물까지 만들어 돌리면서 미국 철통 속에 북한 유혹 진입 작업들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은 당장 물불가리지 않고 목을 베는 여포가 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누가 목을 벤 지도 모르게 목을 베어 오는 조조의 기법을 선택했다고 볼 수도 있다. 미국이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해 친교를 하게 되면 중국이나 러시아가 김정은 목을 벨 수도 있다.

향후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해 중국 품에서 북한을 빼오는 작업에 우선순위 1위를 두고 한반도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비핵화라든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미연합방위체제 운용 등은 일단 북한과 진정한 친교만 되면 다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주제라고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주한미군 철수 주제도 논의될 수 있고, 한미 연합군사 훈련 중지 주제도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미동맹의 손상 등에 그렇게 심각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반도 정세는 격랑의 파고가 높을 수밖에 없다.

2017년 9월 14일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양국간 해군의 관계 증진을 위한 MOU를 체결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한미동맹이 해체되면 더 이상 볼 수 없는 모습이 된다. / 미해군 홈페이지
2017년 9월 14일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양국간 해군의 관계 증진을 위한 MOU를 체결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한미동맹이 해체되면 더 이상 볼 수 없는 모습이 된다. / 미해군 홈페이지

한미동맹 손상은 불가피

2차 세계대전 이후 시대 따라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중국-북한관계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인 것이 사실이다. 북핵 문제로 인해 미국의 비수가 북한의 목을 노리고 다가올 때 중국은 북한을 비호하면서 미국에게 평화의 깃발을 흔들면서 한반도 평화체제를 강조해 왔다.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치르면서 중국이 주장한 내용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미국이 북한과 관계정상화를 선포하자 제일 당황하고 있는 것이 중국일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 북반부는 당연한 중국 영역’이라는 전통적으로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개념이 심한 도전을 받고 있다. 중국은 북한과 관계를 “한국전쟁에서 피 흘리면서 함께 싸운 형제지국이며 중국 스스로 버릴 수 없다”는 주장을 하면서 형으로서 동생 지원 개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70여 년 중국의 북한 관리는 미국에 비해 너무 무책임했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미국과 관계를 맺고 있는 남한은 지구촌에 우뚝 선 번영국가가 되어 있고, 중국의 형제국가 북한은 ‘세계최빈국’, ‘잔혹한 독재병영국가’, ‘불량국가’가 그 대명사다. 이제 그 불량국가가 그 형의 품을 빠져 나가 잘 살게 만들어주겠다는 불구대천지 원수 미국 품으로 가려고 한다. 중국은 심술을 부리면서 놓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에 대해 향후 감언이설이 계속될 것이고 북한은 이러한 중국을 잘 이용할 것이다.

남·북한, 미국, 일본이 한 덩어리 되어 반중적인 블록이 형성되는 상황을 중국은 상상하기 싫을 것이다. 그래서 향후 중국은 한반도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탈미종중(脫美從中) 정책을 구사할 것이다. 현 정부와 북한 김정은 정권은 ‘우리민족끼리’ 정신을 강조하면서 공동 합작하여 반대한민국적인 가치들을 더 적극적으로 남한 사회에 전파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민국적인 가치로서 북한의 가치에 위배되는 가치들에 대해서는 반통일적인 가치 혹은 적폐청산할 가치로 몰면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폐기처분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을 주적으로 삼는 국민 안보 의식은 급락할 것이다. ‘북한은 우리의 형제요 동포이지 우리의 적이 아니다’라는 가치들이 교육과 사회문화 속에 강조될 것이다.

제일 주적 북한에 대해 적에 대한 인식을 약화시키고, 그 적을 상대로 전쟁을 하려고 하는 의지도 능력도 국가가 앞장서면서 약화시킬 것이다. 한국안보역량의 핵심전력인 한미연합방위력이 약화될 것이다. 종전선언이 실시되고 가짜평화체제가 남북한 간에 체결되면 ‘한국의 적은 없다’는 인식이 국민들 간에 팽배하면서 주한미군이 한국에 주둔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 속에 자연스럽게 한미연합방위체제는 붕괴를 하게 된다.

미국은 북한과 수교하는 마당에 주한미군을 한국에 두고 남·북한과 갈등을 일으킬 이유도 없다. 엄청나게 파고 높은 격랑의 현장 한반도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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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연 2018-06-22 12:01:50
가짜애국보수언론인 미래한국 이제는 이런기사들 쓰지말고 정치색이 없는 기사들이나 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