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가 비정상인 나라, 한국
좌파가 비정상인 나라, 한국
  • 김운회 동양대 교수
  • 승인 2018.06.2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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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좌파는 이상하게도 귀족성, 중산층적 성격을 띠면서도 봉건왕조를 옹호하는 특성을 띤다. 북한은 봉건왕조적 반동성, 종교성, 반인권성 등이 중첩된 적대적 모순을 가진 체제다. 따라서 현재 북한에 대해 가장 분노해야 할 그룹은 좌파 지식인들이어야 한다. 이것은 진보를 꿈꾸는 자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도덕성이기도 하다.

진정한 의미에서 좌파의식이 투철해도 기존 운동권의 대세에서 벗어나는 것이 두려워 자신의 생각을 밝히지 못하는 수많은 ‘새도우 좌파(Shadow Left)’들이 북한의 5대 금기사항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경우다. 고급 좌파들의 대부분이 여기에 속할 것이다. 이들은 한국인 특유의 ‘집단성’과 ‘동조성’ 때문에 그룹에서 소외되기를 원하지 않아서 침묵하거나 외면한다.

북한의 대남공작은 일반국가가 할 수 있는 행태가 아니다. 이미 정상 국가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최악의 반동 왕조 국가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태영호 공사는 물론이고 탈북자들도 이구동성으로 북한을 ‘김일성 왕조의 노예국가’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할 정도로 북한을 감싸고 도는 한국 좌파들의 행태가 심히 의심스럽다.

5대 금기라니? 신성불가침인가?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이 北인권법 대신 ‘삐라 훼방법’을 만들어 대북 전단 살포를 원천 봉쇄하려고 했다. 한 일간지 사설은 ‘한국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가장 무성의하게 대처하고 있는 나라가 되었다’고 논평했다. 민주당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다. 유엔 총회는 2005년 이후 매년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미국은 2004년, 일본은 2006년 북한인권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북한인권 법안은 2005년 17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이후 18대에서도 폐기되었고 19대 국회에서도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이 이에 반대해 계류 중이다가 지난 회기에 통과되긴 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사문화되고 있다. 민주당에게 있어 북한 동포는 우리 민족이 아닌지, 아니면 민주당이 북한 눈치를 보는 것인지, 아니면 북한과 입장이 똑같은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최근 소위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MBC의 6월 13일 선거방송에서 전원책 변호사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제기했다. 당시 전 변호사가 유시민 작가에게 “진짜 진보라면 북한의 김일성 김정은 체제, 이 독재체제에 대해서 항의를 하고, 인권 문제를 거론해야 합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문제 삼아야 해요” 하자, 유시민 작가는 “변호사님. 보수시니까 보수의 일을 똑바로 하시죠. 남의 집 살림에 간섭하지 마시고”라고 했다.

JTBC 예능프로그램 ‘썰전(5. 24)’에서는 박형준 교수가 태영호 전 공사의 발언을 언급하자 유시민 작가는 “태영호는 얘기하지 말자. 얘기할 가치도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에서 태영호 공사를 “쓰레기 같은 인간”으로 비난한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닌지 크게 우려스럽다.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은 “태영호 공사가 국회에서 책 출판 기념회를 하자마자 북은 한국이 태영호 공사를 손보지 않는 한 남한 정부와는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며 야료를 부렸다. 북한이 그러는 것은 그러려니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쪽의 운동권 출신들이 북한의 그런 시비에 발맞춰 ‘태영호 죽이기’에 나서는 꼬락서니엔 정말 구역질이 나지 않을 수 없다. 김정일 김정은의 노예제 사회를 비판하는 태영호 때문에 ‘평화 팔이’ 장사가 안 된다는 게 저들의 18번이다”라고 개탄했다.

JTBC ‘썰전(2018. 5. 10)’에서도 유시민 작가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이 사람은 계몽군주가 될 가능성이 있기에 대화하자는 것”이라며 “그래서 기대하고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유 작가는 “소년 가장(김정은 위원장)과 일용직 가장(문재인 대통령)의 만남이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태영호 공사가 자신의 책 <3층 서기실의 암호>에서 밝힌 ‘봉건왕조 노예국가’를 옹호, 지지하는 듯한 발언으로 들리기에 충분했다.

이는 이른바 진보진영의 오피니언 리더로 80년대 학생 민주화 운동의 대명사이기도 한 정치평론가인 유시민 작가가 한 말로는 믿을 수 없는 대목이다. 만약 그렇다면 유시민 작가는 그 동안 세계 최빈국 한국을 선진국으로 끌어올린 박정희에 대한 결사적인 비판을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당시 한국의 독재는 북한과 비교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한데, 북한 체제에 대해서 한없이 관용하면서 계몽군주를 운운한 것은 이해할 수도 없고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다.

일반인들에게 유 작가는 좌파 가운데 비교적 지식수준이 높은 교양인으로 알려진 사람인데도 이 정도인데 다른 좌파들은 말할 것도 없다. 이것이 이상한 한국 좌파의 현실이기도 하다. 도대체 마르크스나 엥겔스를 비롯한 어느 신좌파 누가 이를 수긍할 것인가? 희한한 일이지만 한국 좌파는 마르크스주의자가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덕목을 거의 갖추고 있지 않다.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이상한 금기들이 있다. 이른바 ‘5대 금기사항’이다.

2014년 국민대통합위원회의 ‘갈등관리포럼’에서 대남 공작원 출신의 김동식 연구위원(국가안보전략연구소)은 종북 세력에게는 대북비판 5대 금기사항이 있고 이것은 종북 여부의 판별 기준이라고 한다. 즉 ① 지도자, ② 주체사상, ③ 체제, ④ 인권, ⑤ 세습 등에 대한 비판은 금기사항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기독교도가 하나님을 부정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나아가 한국 좌파가 일종의 정치적 피라미드 조직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마르크스(좌파) 진리체계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마치 베드로가 예수를 세 번씩이나 부정한 것처럼 이들은 좌파의 근본 교리를 5번 이상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베드로는 이후 크게 회개하고 몸을 바쳐 기독교를 수호하여 순교했지만 한국 좌파들에게서는 도무지 그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들이 가는 길이 극히 위태로워 보인다.

북한의 3대 세습은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가장 훌륭해서 세운 것?

2012년 5월 민주노총(민노총)이 북한의 핵개발과 3대 세습을 사실상 정당화하는 내용의 통일 교과서 <노동자, 통일을 부탁해>를 처음으로 발간하여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학습 자료로 활용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 책에 따르면 “북한의 3대 세습은 (김정은이)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가장 훌륭해서 세운 것”이라는 북한 정권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 책을 전교조 등 산하 조직에 제작비 1만원을 받고 판매하였고, 이후 산하 조직별로 통일학교를 열고 이 교과서로 교육했다.(조선일보 2012. 6. 16)

이들은 도대체 마르크스 주의나 신좌파를 제대로 알고나 있는 것일까? 아무리 공부가 부족해도 너무 세계 좌파의 흐름을 모른다. 민노총은 김대중 정부 이후 강력한 세력으로 성장해 마치 전 국민이 노동자의 10%밖에 안 되는 노조의 노예처럼 되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김정은의 세습을 옹호하는 민노총의 고용 세습도 활발해 노동귀족화의 대표적 실례로 곱힌다. 이는 극심한 청년 실업 상황에서 명백한 불법으로 청년들의 공정한 취업 기회를 가로막고 그들을 절망시키는 악덕 행위다. 민노총은 고용 세습을 주도해 민노총 산하의 사업장 노조의 37.1%가 노조원의 고용 세습을 하고 있다.(다른 노조의 평균은 25.1%). (2016, 고용노동부 ‘단체협약 실태’ 전수조사)

한국 좌파는 이상하게도 귀족성, 중산층적 성격을 띠면서도 봉건왕조를 옹호하는 특성을 띤다.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상위 10%의 기득권(대기업 정규직, 공무원, 교사 등이 주축으로 세계적 수준의 임금과 연금 혜택을 누림)을 대변하는 좌파 정부가 정권을 장악, 이들이 친북 또는 종북적인 올드 레프트 프레임(Old Left Frame)에 빠져 있다. … 탐욕스런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이나, … 전교조 선생들이 어떻게 좌파가 될 수 있겠나?”라고 개탄한다(조선일보 2017. 6. 7).

회개하는 진정한 좌파로 돌아가든가

좌파는 자본주의 현실 속에서 사회를 보다 도덕적으로, 또 인간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진보의 철학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좌파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이데올로기 속에 함몰되어 있다.

만약 한국 좌파가 진정한 진보주의자라면 무엇보다 북한을 철저히 궤멸시키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왜 그럴까? 북한 정권은 변증법적 유물론에서 말하는 객관적 모순이자 적대적 모순이기 때문이다. 적대적 모순이란 반드시 지양(止揚)을 통해서만 해결된다. 역사적 반동인 봉건주의는 자본주의보다 더 해롭고 위험한 것이다. 이것을 시민 계급과 연합해 먼저 타도하는 것이 1순위다. 변증법적 유물론의 측면에서 북한 체제는 이중적 적대적 모순이 중첩된 구조로 봉건왕조적 반동성, 종교성, 반인권성 등이 중첩된 적대적 모순을 가진 체제다. 따라서 현재 북한에 대해 가장 분노해야 할 그룹은 좌파 지식인들이어야 한다. 이것은 진보를 꿈꾸는 자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도덕성이기도 하다. ‘인간의 해방’을 위한 이데올로기가 가장 저급한 형태의 ‘사이비 종교국가’가 된 북한을 옹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좌파의 지적·도덕적 수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한국 좌파는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러면 왜 한국 좌파가 이렇게 기괴한 형태가 되었을까? 이것은 필자가 동료나 독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여러 가지 경우가 있을 것이다.

첫째, 이념적 성향이 좌파여서 북한도 좌파 국가로 인식하는 경우다. 대다수가 여기에 속할 것이다. 이 경우는 마르크스주의 이론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또 김일성 일가에 대해서도 왜곡된 지식으로 교육받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소련이 붕괴되고 많은 자료들이 공개되어 김일성의 실체가 많이 밝혀지기 전에 세뇌교육을 받은 경우다. 따라서 이들에게 좀 더 많은 정보와 바른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미망(迷妄)에서 나올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점은 필자가 다른 칼럼(다시 메피스토에게로?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언급했으므로 생략한다.

둘째, 이른바 ‘생계형 좌파’들이다. 생계유지를 위해서 좌파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우다. 현실적으로 좌파는 우파와는 달리 끈끈한 유대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필요에 따라 상부상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우파와는 달리 좌파는 대학 시절, 좌파 관련 학생활동을 하고 졸업 후에도 사회생활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각종 시민단체나 NGO 등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는 좌파그룹을 떠나고 싶어도 대책이 없기 때문에 한국 좌파를 벗어나기 어렵다. 이들은 이데올로기적 헤게모니를 장악한 언론 및 문화예술계의 다양한 진지들로부터 끊임없이 이론적 공급을 받아 세뇌가 된다.

셋째, 진정한 의미에서 좌파 의식이 투철해도 기존 운동권의 대세에서 벗어나는 것이 두려워 자신의 생각을 밝히지 못하는 수많은 ‘새도우 좌파(Shadow Left)’들이 북한의 5대 금기사항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경우다. 고급 좌파들의 대부분이 여기에 속할 것이다. 이들은 한국인 특유의 ‘집단성’과 ‘동조성’ 때문에 그룹에서 소외되기를 원하지 않아서 침묵하거나 외면한다. 필자는 주변에 이런 경우를 많이 보아 왔다. 그러나 이것은 책임회피일 뿐만 아니라 역사적 과오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의 행위는 종북, 친북 세력을 결과적으로 옹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넷째, 북한의 음성적 재정 지원을 받은 경우다. 예컨대 능력 있는 비즈니스맨이 해외 상사 등에 근무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대남공작원에 의해 재정 지원을 받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조총련 등을 통해 국내에 유입된 자금을 통해 학비 등을 지원받았을 수도 있다. 요즘은 드문 경우지만 과거 70년대 80년대에는 해외 생활의 형편이 어려워 이런 경우가 많이 있었다고 한다. 이 경우 북한의 공갈과 협박을 벗어날 수가 없게 되고 북한에서 시키는 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남북문제연구소가 발행한 <북한의 대남 전략 해부(1996)>에 따르면, 우수한 학생을 지도하고 언론계에 보내는 공작 자금 등으로 80년대에는 연간 200억 엔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흘러들어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심각한 경우로 대남공작 가운데 주요 인사들의 성적(性的) 일탈 등의 약점을 잡아서 해당자를 괴뢰처럼 조종하는 경우다. 주로 지도급에 속하는 인사들이 대상이므로 국가의 운명과 관련해보면, 매우 치명적이고 위험한 경우가 된다. 이 경우는 영국의 온라인 신문<텔리그라프>, 김기삼(전직 국정원 간부)의 저서(2010), 신석호 동아일보 기자의 증언(‘이제 만나러 갑니다’) 등을 통해 일부가 공개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한국의 경우는 철저히 은폐되어 있어 정확한 사정이 밝히진 바는 없다. 방북자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통일이 되어 밝혀지면 매우 충격적인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이 덫에 걸리면 영락없이 김정은 정권의 괴뢰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혹시 당신도 북한의 꽃뱀부대에?

1992년 김정일은 공식 방북한 주중 이탈리아 대사 일행을 환대한답시고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보기에 민망한 자신의 ‘기쁨조 쇼’를 보여주자 이탈리아 외교부 국장이 “나는 기생 파티가 익숙지 않아 이 자리가 좀 불편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결국 이 공작은 실패했다(태영호 <3층 서기실의 암호>).

2008년 2월 국제외교안보포럼에서 우헌근 전 총경은 “운동권 좌경 의식화 교육에 남녀 혼숙 있었다”고 증언했다. 우 총경은 좌경세력들이 “소위 의식화 교육을 하면서 남녀가 한방에서 벌거벗은 상태로 교육하고 돌아가면서 함께 잠까지 잔다. 전문 사진사를 고용해서 현장에 잠입해 사진과 비디오 촬영을 해 명백한 증거 자료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르노를 연상시키는 이런 식의 의식화 교육을 하는 이유는 혁명전사로서 성적 수치심을 해소하고 그들로부터 벗어나려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라며 그것이 주사파의 기본 원리라고 부언했다.(코나스 2008. 2. 21) 믿기 어려운 증언이지만 이것이 만약 사실이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2018년 3월 6일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제1차 자유한국당 전국여성대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미투 운동은 우리 당을 겨냥한 운동이었지만 전개과정을 보니 죄다 좌파진영의 사람만 걸려 들어갔다”며 “1980년대 성(性) 공유 의식을 진행한 운동권 인식의 연장선상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8일 당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해 “좌파들이 1980년대 이념 교육을 하면서 마지막 순서에 성 수치로부터 해방이라는 타이틀로 성 공유 의식을 했다”고 주장했다.

2014년 영국의 온라인 신문 텔리그라프는 북한이 고위층 방북 인사에게 여성을 보내 유혹하게 한 뒤 비디오를 찍거나 아이를 갖게 해서 이들이 친북 활동을 하도록 협박하고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즉 북한에는 정치가, 사업가, 기자 등을 성적으로 유혹해 이용하는 ‘씨받이 프로그램’이 있음을 북한 고위 인사가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주로 통역관이나 가이드 매니저 등의 여성을 이용해 유혹하고 이 그물에 걸린 인사들을 공갈 협박해 친북활동을 종용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북한 권위자 시게무라 교수(와세다 대학)는, 한 일본 정치인이 "평양의 숙소에서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알몸 여성이 내 방에 있었다”고 하면서 "북한의 작전이 명백하다. 이들 여성은 아이를 가졌고, 침실의 비디오를 찍은 걸 알고 있고 협박 수단으로 썼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일본 사회당 의원과 요미우리신문 기자도 이 덫에 걸렸다는 것이다.(<The Telegraph> 2014. 12. 27).

문제는 북한의 이 기괴한 작전들이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일본 사회당을 대상으로 자행되었다는 것이다. 친구를 악용하는 가장 저급한 ‘양아치 전략’이다. 일본 사회당의 경우 의원들 가운데 북한 여성과의 사이에 자식까지 둔 정황이 계속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꽃뱀들의 정체는 물론 여러 형태가 있을 것이다.

대표적 예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산하의 해외정보국(35호실)에는 ‘모란꽃 소대’라는 여성 특수 부대, 이른바 ‘꽃뱀 부대(모란꽃중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뱀 부대’는 20대 초반의 젊고 출중한 미모의 여성들로 구성되는데 이들은 먼저 비밀 초대소에서 공작 교육과 외국어 교육 등을 받은 후 유럽 주요 도시의 유흥업소나 식당에서 실전에 대비해 예행연습까지 하여 주로 정부와 정보기관 군부 등 첨단 산업의 실세들에게 접근한다고 한다.(TV조선 2014. 9. 10)

북한 고위층이었던 탈북 시인 장진성 씨는 “ ‘씨앗 심기’ 작전에 넘어간 인사가 수십 명에 이른다고 밝히면서 북한의 정권 유지를 위해선 금기가 없다. 씨앗 심기 공작은 그들이 저지를 수 있는 일 가운데 아주 사소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TV조선 2014. 12. 29)

또 한 가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있다. 2011년 아름다운재단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2008년 시민단체 활동가 건강권 지원 사업 선정자 명단’에 따르면,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이하 실천연대) 소속 16명과 한국진보연대 소속 22명을 지원한 것으로 나온다. 지원 내역은 당뇨병검사·간염검사, 매독 - AIDS검사 등 건강검진이다. 친북 활동가들에게 매독 - AIDS검사 비용을 지원해주는 것이 ‘아름다운’ 기부(?)가 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일반적 건강검진에 매독과 AIDS검사가 왜 있어야 하는지 아름다운재단은 이 부분에 대한 적절한 해명을 해야 한다. 실천연대는 주한미군철수·국가보안법철폐·연방제 실현이라는 북한의 대남적화(赤化)노선을 추종해 오다가 2010년 7월 대법원에서 이적단체로 판시된 단체이다. 진보연대는 자체 강령에서 소위 “미군에 의한 양민학살과 사죄배상, 한미상호방위조약 주한미군 완전철수, 한미 자유무역협정 반대” 등 반미주의를 골자로 “反민주, 反민족적 부정축재자 재산몰수” 등의 주장을 펴고 있다.

앞서 본 북한의 대남공작은 일반 국가가 할 수 있는 행태가 아니다. 이미 정상 국가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최악의 반동 왕조 국가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태영호 공사는 물론이고 탈북자들도 이구동성으로 북한을 ‘김일성 왕조의 노예국가’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할 정도로 북한을 감싸고도는 한국 좌파들의 행태가 심히 의심스럽다.

김운회  동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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