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리치 파머...한국의 젊은 부자 농부들
[신간] 리치 파머...한국의 젊은 부자 농부들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6.29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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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살에 감자기업 록야를 창업한 동갑내기 박영민, 권민수 공동대표는 회사 롤모델로 거침없이 ‘테슬라와 하림’을 꼽는다. 테슬라는 2003년 설립된 미국 자동차 회사로 경제 잡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 기업이다. 이들은 두 가지 측면에서 테슬라와 록야가 비슷하다고 말한다. 하나는 기술기업이라는 점이다. 록야는 꼬마감자를 재배하는 기술 특허를 갖고 있다. 기존의 꼬마감자 시장이 일반 대지에서 키운 감자 가운데 작은 것을 선별해 팔았다면 록야는 오직 꼬마감자를 키우기 위해 고안된 재배기술 속에서 탄생했다. 다른 하나는, 록야는 기술 특허를 독점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작은 시장을 독점해봤자 사업을 키우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우수한 농민을 발굴해 영농 기술을 전수하고 생산되는 감자를 계약재배를 통해 확보한 뒤 식품기업에 파는 사업을 통해 2015년 63억 원의 연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소의 체온을 확인해 병을 예방하고, 발정기를 체크해 송아지 출산에 도움을 주는 ‘라이브 케어’를 개발한 유라이크코리아의 김희진 대표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2011년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그녀는 우연히 구제역 관련 뉴스를 접하게 된다. 전국의 소와 돼지, 염소 등 가축 348만 마리가 도살 처분됐다는 소식이 남일 같지 않게 느껴졌다. 축산학과를 졸업한 아버지를 따라 목장을 누비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날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당시 사물인터넷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던 그녀는 자신의 연구를 축산업에 적용하고 싶었다. 관련 기계 제작 업체를 찾아 전 세계를 누빈 끝에 협력사를 발굴하고, 4년간의 연구를 거쳐 소의 미세한 체온 변화를 감지해 실시간으로 농장주에게 알려주는 ‘라이브케어’라는 제품을 개발했다. 그리고 유라이크코리아는 매출 100억 원대를 바라보는 유망 벤처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밖에도 이 책에선 무지개 방울토마토로 60억 원의 연매출을 올린 농장주, 남들보다 빨리 온라인 직거래에 뛰어들어 휴대폰 쌀 고객 1만 명을 확보한 스마트 농업인, 버려지던 시래기로 대박을 터뜨린 귀농인, 귀농 3년 만에 생산성 상위 1퍼센트 딸기 농장을 만든 대기업 출신, 30억 원 이상의 연매출을 올리는 꽃송이상추 농부, 외국 농부에게도 기술 전수하는 버섯 명인과 연 30만 개의 화분을 파는 꽃 명인 등 농업, 축산업, 임업 등을 망라한 분야에서 성공과 부를 거머쥔 ‘부자 농부’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내가 지금 35세라면 당장 한국에서 농지를 사겠다.” 미국 ‘월가의 전설’로 통하는 투자 대가 짐 로저스가 한 농업 관련 포럼에서 던진 말이다. 로저스가 농업을 ‘기회의 땅’으로 보는 근거는 뭘까. 그 핵심은 ‘바닥론’이다. 농업은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필수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에 밀려 장기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로저스는 그러나 세계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에 따른 식량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농업이 되살아날 시점이라고 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드론, 로봇 등 첨단 농기계들이 농업 생산성과 농민들의 삶을 바꿔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경쟁의 정도가 다른 산업에 비해 크게 낮기 때문에 젊은이들에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책은 농업인들의 성과물뿐만 아니라 그들이 실행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시행착오를 함께 전달한다. 농업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으려는 독자들에게 통찰력(인사이트)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젊은 귀농인이나 귀농 예정자들에겐 책에 소개된 ‘리치 파머’들이 훌륭하고 모범적인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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