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
“국민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
  •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18.07.0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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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학 연구자 김충남 박사는 국가가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대통령 개인의 자질도 중요하지만 성숙한 국민 의식과 능률적인 정부 조직의 정비가 우선이라고 말한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권의 참모를 역임한 후 하와이 동서센터에서 대통령학을 연구한 김 박사는 <성공한 대통령 실패한 대통령>(1992), <대통령과 국가경영>(2006)이란 책을 내며 대통령 전문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 대통령이 갖춰야 할 리더십은 어떤 것입니까?


역사의식, 국가관이 확실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정당을 이름만 바꿔서 새로운 것처럼 하지만 이는 정치에 대한 불신만 높이죠. 미국에서는 후보들이 출마할 때 공화당에선 ‘링컨 대통령의 철학을 계승한다’, 민주당에선 ‘트루먼, 루스벨트의 리더십을 잇는다’고 말하죠. 레이건 대통령이나 대처 총리는 원칙을 세워놓고 계속 이끌어 나갔어요. 지도자가 왔다 갔다 하면 국민이 당황하게 되는 거죠.

김충남 박사
김충남 박사


조직에는 군대, 기업, 정치 세 가지가 있습니다. 이 세 개중 정치 조직이 가장 낙후돼 있죠. 군대나 기업은 쌓아온 노하우가 있는데 대통령은 달라요. 할 일은 많은데 참모들은 아마추어들이고 적도 많고 비판도 많고 장애물도 많죠. 대통령이 나라를 이끄는 일이 제대로 안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준비해야 하는데 지금 정치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요. 그러니 국민들은 기대했다 실망하는 일이 반복되는 거죠.

대통령은 마음으로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냐, 정직하게 올바로 살아왔느냐, 사회를 긍정적으로 보느냐가 중요합니다. 특히 안보정신은 필수적 자질이죠. 대통령이 안보정신이 없으면 사람 쓰는 것부터 시작해 모든 게 막히거든요.

또한 포퓰리즘이 나라를 망칩니다. 포퓰리즘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용기 있는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최고 책임자로서 국가와 행정부의 제도적 절차를 통해 이끌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제도를 무시하면 안 되죠. 제도는 헌법과 법에 정해진 절차를 중요시한다는 건데 우리나라는 대통령 마음대로 합니다. 대통령은 연설 등으로 국민과 소통함으로써 신뢰를 확산시킬 수 있어야 해요. 이를 제도적인 리더십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속담에 ‘훌륭한 정치인은 미래를 내다보고 보통의 정치인은 다음 선거를 내다본다’는 말이 있죠. 우리는 전부 현실에만 매달려요. 10년을 내다보고 국민에게 이를 제시해 이끌고 나가야 합니다. 민주주의에는 리더십 못지않게 팔로우십이 중요해요. 국민이 성숙해져야 해요. 국민이 훌륭하면 좀 부족한 대통령도 훌륭한 대통령을 만들 수 있습니다. 국민이 국가경영 원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협조하며 나가야 해요.

- 제도적인 리더십과 참모진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승만이나 박정희 같은 분들은 그 자신이 탁월했던 분 아닙니까.

세월이 달라졌죠. 이승만 대통령은 일찍이 우리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미국에 건너가 최고의 교육을 받으며 독립 운동을 하신 분입니다. 박정희 대통령도 일제시대 교육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일본이나 만주에서 안목을 넓혔기 때문에 스케일이 다른 거예요. 일반 국민 수준보다 리더가 훨씬 앞을 내다볼 수 있었어요. 요즘엔 인터넷 시대고 국민 교육 수준도 높아지니까 리더가 따라오라 해도 다 똑똑해서 따라가지를 않아요. 지금은 뛰어난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에 대통령도 그 사람들보다 조금 나은 사람일 뿐입니다. 과거에는 개인의 카리스마가 힘을 발휘했지만 현대의 리더는 조직이 이끌어 나간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인적자본을 잘 이용해서 효과를 발휘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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