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플랫폼이 콘텐츠다...데이터를 활용한 콘텐츠가 성공한다.
[신간] 플랫폼이 콘텐츠다...데이터를 활용한 콘텐츠가 성공한다.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7.10 0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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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카드' 작가들은 처음부터 26시간짜리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이에 맞춰 집필하고 있었다. 우리는 작가들에게 창의적인 놀이터를 제공해주었고, 이에 따라 드라마는 더 좋아질 수 있었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있는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정치 드라마다. 정치판의 현실적인 모습을 과감하게 표현해 빠져나오기 힘든 몰입감을 자아냈고, 시청자들은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어느새인가 한 시즌을 정주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 ‘한 번에 몰아보기(Binge Watching)’ 콘텐츠는 넷플릭스만의 전략이었다. 파일럿 에피소드부터 시작하여 에피소드를 한 편씩 제작하고 일주일에 한 편씩 작품을 선보이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넷플릭스는 두 시즌을 한꺼번에 제작하는 방식을 결정했고 시청자들에게도 13편에 달하는 에피소드들을 한꺼번에 공개했다. 

넷플릭스가 이와 같이 새롭고 과감한 선택을 자신할 수 있었던 것은 3천3백만의 가입자들에게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넷플릭스는 지속적으로 가입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여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왔고, 케빈 스페이시와 데이비드 핀처의 작품들을 좋아하는 가입자들이 많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의 성공을 확신하며 제작을 결정했고, 결국 '하우스 오브 카드'는 큰 성공을 거뒀다. 이 책은 기존의 제작사와 방송사를 뛰어넘는 넷플릭스의 플랫폼과 사업 모델의 사례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이러한 변화는 영상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음악 산업 역시 시트 뮤직으로부터 출발하여 그래머폰, 레코드판을 거치며 현재의 스트리밍 서비스에 이르게 되었고 출판 산업 역시 현재 종이책, 전자책 등 다양한 생산 및 배급방식을 가지게 되었다. 

모든 콘텐츠에는 다양하고 고유한 역사가 있다. 이 책은 콘텐츠의 생태계인 플랫폼의 변화와 연관지어 그 변화의 역사를 자세히 짚어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계의 공룡들의 몰락과 뉴 골리앗의 등장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알게되면, 지금 이 시대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더 이상 콘텐츠는 콘텐츠 자체의 속성으로만 살아남을 수 없고, 데이터를 활용하여 플랫폼과 연관된 가격 정책, 마켓팅 등 시장 경제의 전체적인 부분을 고려해야함을 알려준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오래된 고정관념은 소수의 히트 상품이 매출을 책임진다는 것이었다. 과거 경영진들은 많은 자본을 투입한 블록버스터 상품만이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수익을 결정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터넷 기술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었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소비는 오프라인에서는 겪을 수 없었던 편리함과 새로운 상품에 대한 접근성이라는 큰 잠재력을 장착하고 있었고 이는 더 많은 소비자로 하여금 자잘한 롱테일 제품을 찾아볼 수 있게 했다. 

E. L. 제임스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여러 출판사들에게 출간을 거절당했고 결국 전자책 형태로 출판되었다. 처음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팬들의 후원을 받는 롱테일 분류에 속했지만, 이후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고 1억 권 이상을 판매해 블록버스터 작품의 모습도 보여주었다. 이는 두 법칙을 모두 만족시키는 새로운 형식의 제품을 보여준다. 더 이상 시장의 큰 흐름만 좇아서는 살아남는 콘텐츠를 만들 수 없다. 이제는 사람들의 사소한 소비에 대한 질문들을 통해, 소비자들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야 한다. 

데이터는 더 이상 보조적인 자료가 아니다. 그것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수단이다. 2000년대 초, NBC는 콘텐츠 사업의 주도권을 잡기위해 애플의 아이튠즈에서 철수하는 위협전략을 선보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새로운 소비방식을 읽어내지 못했던 NBC는 오히려 불법 복제의 피해를 보았고, 결국 다시 아이튠즈로 복귀할 수 밖에 없었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콘텐츠 시장에서의 그 방법으로, 이 책은 고객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제시한다. 역사적 인물들간의 랩 배틀을 제작한 유투브의 [EPIC RAP BATTLES OF HISTORY], 라디오헤드의 [IN RAINBOW] 앨범 온라인 발표,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의 POTTERMORE 홈페이지를 통한 미출간 버전 발표 등의 성공사례들이 그 타당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유투브, 넷플릭스 등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시장의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기존의 책들이 이러한 플랫폼에서 살아남기 위한 ‘콘텐츠’ 혹은 ‘브랜딩’에만 집중하거나 빅데이터 분석의 필요성같은 원론에만 그쳤다면, 이 책은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플랫폼’ 그 자체에 대한 고찰과 그 위에서 벌어진 수많은 실제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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