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이사 노리는 부적격자들
공영방송 이사 노리는 부적격자들
  •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 승인 2018.07.1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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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 지원자 다수가 부적격 인물들, 이대로라면 희망 없다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방송통신위원회가 KBS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후보자 공모절차에 돌입한 이후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KBS 이사 공모에 지원했거나 지원한다는 후보자들 면면이 가관이다. 야당 권력에 줄 대 낙하산 타려는 인간, 그동안 어디서 뭘 했는지 듣도 보도 못하다가 마치 썩은 고기를 노리듯 갑자기 등장한 하이에나 같은 KBS 출신들, 좌우를 넘나드는 철새 행보로 줄 잘 타 출세가도를 달려온 사람 등 하나같이 자질 미달 부적격자들뿐이다. 더 기가 찬 얘기는 전직 KBS 사장이 이들 중 특정 인사를 지원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유력하단다. 기가 막힌다. 언론노조나 좌파 쪽 사정은 별개로 KBS 이사 자리가 탐욕스러운 기회주의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돼 있다는 현실은 진영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얼마나 만만하면 언론 현실에 대해 아는 것도, 활동한 한 것도 없는 무식자들과 기회주의자들이 인맥과 학맥, 권력자 지원만 믿고 KBS 이사가 되겠다고 달려들겠나.

언론 무식자 한국당이 제대로 망친 사례

공영방송 이사 공모가 시작된 지난 2일 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성태 (비례대표)의원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언론의 자유를 심대하게 훼손하고 있는 양승동 KBS사장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권의 독선과 오만 그리고 공영방송 정상화라는 명분으로 무차별 보복을 일삼는 정치세력의 독주를 막아야한다” “우리 자유한국당은 이런 상황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향후 하반기 상임위 차원에서 반드시 이를 저지하겠다” 김 의원은 이런 말과 함께 KBS, 방문진, EBS 이사 선임에서 여야 정당 추천을 없애고 시민단체와 노조 등이 이사회를 구성하려 시도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런 한국당 의지가 진짜인지 여부는 당연하게도 차기 공영방송 이사 선임 결과로 증명될 수밖에 없다. 한 가지 한국당이 착각하면 곤란한 것은 편향된 시민단체와 언론노조만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국당이 그간 자기들 정당 몫으로 추천한 인물들의 과거사를 되짚어보면 안다. 상당수가 낙하산을 타고 들어가 공영방송 이사직을 자기 위신 세우고 특권이나 누리는 고급 아르바이트 자리 정도로 여겼던 사람들 아닌가.

필자는 한국당이 그간 공영방송 이사 선임 문제를 허투루 다룬 결과가 현재의 언론지형이라고 말하고 싶다. 좀 과장된 표현일지 모르지만 그만큼 언론의 중요성이나 자리의 엄중함을 간과했다는 얘기다. 박근혜 정권 시절 권력 주변에서 호가호위하던 자들이 낙하산으로 내려 보낸 은행장 출신 조 모씨가 공영이나 다름없는 보도전문채널 YTN 사장이 되더니 결국 언론노조 기쁨조 노릇이나 실컷 하다 임기도 못 채우고 쫓겨나다시피 한 사례를 보면 알지 않나? 이명박 정권 시절에는 추천은 우파정당 추천을 받아 놓고 내내 상대진영 이로운 짓만 하다 떠난 방문진 이사 경우도 있었다. 그런 한심한 짓들을 거듭하던 한국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증거는 지난 번 뉴스통신진흥회(연합뉴스) 이사 추천도 엉망이었다는 점이다. 의외의 인물이 추천돼 배경을 알아보니, 당시 실세와 가깝다는 것 외에는 다른 추천 사유를 찾아보기 어려운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당이 명심해야 할 점

방통위가 관례대로 KBS와 방문진 이사 선임을 하게 된다면 여야 구도가 바뀐 지금 한국당은 고작해야 몇 자리 추천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과거 다수 이사를 차지할 때도 별 역할도 못한 그 자리들인데, 소수 이사로 쪼그라든 현실에서 어떤 큰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10 중 7을 잃어도 3은 취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언론개혁에 있어서 “돌격 앞으로만” 외치다 손해만 보고 진영에 피해나 끼치는 투쟁형보다 머리를 쓸 줄 아는 전략형 인물들을 이사에 선임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이사들 중에서도 자기 본분을 잊지 않고 공영방송 이사로서 충실히 일해 온 사람들이 있다. 올바른 보도와 경영을 감시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음해도 당하고, 노조로부터 온갖 공격을 당하면서도 묵묵히 제 역할을 해온 사람들이다. 필자가 이전 칼럼에서 언급한 연속성 원칙 측면에서 이런 ‘알곡’은 반드시 연임시켜 역할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풍문에 현재 KBS, 방문진 등 이사 공모에 도전한(할) 인물들은 KBS 출신만 해도 10여명이 넘고 외부 인사까지 합하면 1백 명이 훌쩍 넘는다고 한다. 재론하지만 대다수는 인맥, 학맥, 권력자 뒷배를 타고 때마다 한 자리 노리는 떳다방 전문꾼들과 알짜 아르바이트를 노리는 보신주의자들이다. 공영방송 이사직을 자기 이름 알리고 정치권 진입 발판으로 삼으려는 출세주의자들이다. 한국당은 아무리 어수선한 당 상황이라 할지라도 차기 공영방송 이사 추천은 관행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학맥, 인맥, 온갖 연줄은 단호하게 자르고 개혁적 인사들로 추천하여 문비어천가가 지배하는 답답한 현실을 타파할 필요가 있다. 그러자면 MBC와 KBS를 넘나드는 비정상적인 연임, 진영을 넘나들어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불분명한 정체성, 자리만 탐하는 협잡 인생들은 절대 배제하고 올바른 인물들로 공영방송 이사 자리를 채워야 한다.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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