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유튜브 레볼루션...시간을 지배하는 압도적 플랫폼
[신간] 유튜브 레볼루션...시간을 지배하는 압도적 플랫폼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8.06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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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최고의 콘텐츠는 ‘톰과 제리’ 

해리포터, 배트맨도 유튜브에서만큼은 톰과 제리를 이길 수 없다. 이와 더불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영상은 다름 아닌 미스터 빈이다. 주인공이 ‘아무 말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사가 없다면 번역이 필요치 않고, 콘텐츠는 국경을 마구 넘나들 수 있다. 이처럼 유튜브에는 기존의 콘텐츠 성공 법칙이 발동하지 않는다. 유튜브는 콘텐츠 검열을 위한 게이트키퍼를 두지 않는다. 코끼리의 긴 코만 찍어대는 19초짜리 저화질 영상도, 4K 화질로 촬영한 블록버스터급 다큐멘터리도 그들이 정해놓은 가치에 의해 재단되지 않는다. 화려한 음향, 공들여 만든 화면, 빼어난 내러티브는 해당 콘텐츠가 가진 하나의 습성에 불과할 뿐이다. 그래서 좁은 방 안에서 피아노를 치며 노래만 하는 저스틴 비버, “사나이”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미국인들에게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어필했던 것이다. 
 


최적의 알고리즘, 도저히 건너뛸(SKIP) 수 없는 광고의 탄생 

호나우지뉴가 2분 30초 동안 축구공으로 묘기를 부린다. 영상은 아마추어가 촬영한 듯 심하게 흔들린다. 유출 영상이라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 영상의 정체는 다름 아닌 나이키의 ‘광고’였다. 유튜브 최초의 바이럴 영상이자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의 시작을 알리는 영상, ‘터치 오브 골드’였던 것. 이후 유튜브는 영상에 광고를 삽입하면서 일정 시간이 지나야 광고를 건너뛸 수 있는 트루뷰(True View) 기능을 도입했다. 도입 당시 광고주들의 크나큰 반발을 불렀던 이 기능은 광고를 단시간에 시청자를 사로잡는 콘텐츠로 거듭나게 만드는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 이제 트루뷰는 정교한 시청자 분석으로 기업이 원하는 표적형 광고를 가능케 한다. 가장 노련한 소비자인 Y세대와 60분 드라마를 온전히 보지 못하는 Z세대를 공략할 최적의 알고리즘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커다란 매체에 투자하기 전 광고의 반응을 살피기 위한 연구소로 제격인 플랫폼이다. 

유튜버로 성공하는 간단하지만 험난한 방법 

성공한 유튜버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당신만의 독창적인 콘텐츠를 보여주세요. 그게 사람들이 채널을 구독하는 이유니까요.” 그들이 말하는 ‘독창성’에는 전체가 아닌 마니아를 타깃으로 삼으라는 전략이 숨어있다. 나만의 콘텐츠에 열광하고 충성하는 팬들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조회 수’라는 함정에 빠져 10개의 콘텐츠 중 1개의 콘텐츠가 100만 조회 수를 기록하는 것이 채널의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건강한’ 채널은 10개의 콘텐츠가 모두 10만 조회 수를 기록한다. 많은 사람에게 어필하는 일순간의 이슈보다는 꾸준한 ‘덕질’을 이끌어야 채널이 성공한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지지를 얻은 미주리 주의 할머니 유튜버는 퀼팅 동영상으로 폐허가 된 도시의 풍경을 바꿨고, 게이 유튜버는 성정체성을 고민하는 전 세계 구독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막아낸다. 그렇게 유튜버들은 ‘깨어 있는 시간 내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 그들에게 경의를 보내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이보다 더 유튜브를 사랑할 순 없다 

로버트 킨슬은 새로운 콘텐츠를 유튜브에 가져오기 위해 끝없는 협상을 벌인다. 광고를 받기 위해 광고주에게 플랫폼과 콘텐츠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하고, 플랫폼이 크리에이터들의 성공을 잘 이끌고 있는지를 살핀다. 15억 사용자를 상대하는 이 복잡한 비즈니스에 빨려 들어간다고 느낀 순간, 이 책을 쓸 용기를 냈다. 유튜브가 거대한 비즈니스이기 이전에 공통된 이해를 구하고, 즐거움을 전하는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몸소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세계인이 유튜브에 열광하는 모습에 감사하고, 크리에이터들에게 경외를 바치며, 다양한 국가의 문화적 감수성에 공감한다. 거대한 플랫폼 안내서이기도 하지만, 이 신나는 플랫폼을 어떻게 더 오랜 시간 견고하게 지켜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한 애정이 듬뿍 담긴 ‘유튜브 브이로그’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그저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이라고만 생각했던 유튜브에 대해 마음껏 떠들고 싶어질 것이다. 그리고 차별과 권력에 맞서며 자유를 추구하고, ‘덕후’에게 충실한 이 플랫폼에 다시 한 번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 유튜브는 말한다. “Broadcast Yourself!(당신을 방송하세요!)” 그리고 유튜브의 미래는 그 메시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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