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금융의 모험... 세상에서 가장 지적이고 우아한 하버드 경제 수업
[신간] 금융의 모험... 세상에서 가장 지적이고 우아한 하버드 경제 수업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8.31 0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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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미히르 데사이는 하버드경영대학원 금융학 교수, 하버드법학대학원 법학 교수. 금융?세법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브라운대학교에서 역사학과 경제학을 전공했고, 하버드경영대학원 MBA를 거쳐 하버드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우수강의상 수상을 포함해 세 차례나 학생들이 뽑은 명강의에 선정됐다. 미국국가경제연구소NBER의 공공 경제 및 기업 금융 프로그램에서 자문역을 맡고 있으며, 다양한 주제의 연구 성과를 《이코노미스트》 《비즈니스위크》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을 통해 소개해 왔다. 또한 해당 분야의 학술적 업적에 힘입어 수차례 미국 의회에 증언자로 초대받았다.
 


오늘날은 교육과 주택 투자에서 노후 인생 설계까지 금융 없는 삶을 상상하기 힘든 시대다. 그럼에도 우리 대부분은 금융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다. 또 수많은 전문 인력이 금융 산업에서 일하거나 장차 그 일에 종사하기를 꿈꾼다. 

하지만 금융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탓에 많은 금융인이 직업과 삶에서 가치와 보람을 찾기 어려워한다. 금융은 과연 인간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것, 가치를 창출하기보다 빼앗아 가기만 하는 사악한 것일까? 금융에는 어떤 삶의 지혜도 없는 것일까? 

하버드경영대학원 미히르 데사이 교수는 이러한 무지와 통념을 깨뜨리기 위해, 인문학의 눈으로 금융을 통찰한다. 수식과 그래프 없이 오직 이야기만으로 금융의 주요 개념들을 이해하는 신선하고 매력적인 지적 향연이 펼쳐진다. 

실용주의의 창시자 찰스 퍼스가 금융의 본질을 깨우쳐 주고,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이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알려 준다. 《성경》 속 달란트의 우화가 가치 창출의 논리를 담아내고, 서사시인 존 밀턴이 가치 평가를 재해석한다. 

식민지 시기 미국 최고 갑부의 몰락과 그리스 비극이 파산과 회생의 원리를 들려주고, 조지 오웰과 현대 미술의 거장 제프 쿤스가 레버리지의 위력과 그것이 가진 함정을 보여 준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미히르 데사이 교수는 2015년 MBA 졸업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마지막 강의’에서 금융에 인간성을 복원하는 아주 특별한 주제를 다루기로 했다. 

금융이 무엇인지 알려 주는 풍성한 삶의 이야기들에 재치와 아이러니를 가미한 그의 강의는 이전까지 한 번도 구경하지 못한 방식으로 금융 본연의 기능을 설명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주체를 못 할 만큼 뜨거웠다. 

인생과 현장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금융의 지혜에 목말라 있었던 학생들의 오랜 간절함이 해소된 것이다. 그 마지막 강의를 바탕으로 한 책이 바로 《금융의 모험》이다. 

“나는 금융과 시장이 인간성에 배치된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이 둘의 통일을 시도하는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러한 통일을 통해 금융을 바로잡고 또 알기 쉬운 것으로 만드는 것이 내가 지향하는 목표다.”

이를 위해 데사이 교수는, 둘 사이에 아무 연관성이 없을 것이라는 통념에서 벗어나, ‘인문학’의 프리즘을 통해 금융을 바라보고자 시도한다. 금융의 핵을 이루는 관념과 이상을 문학과 역사와 철학 속에서 이해하면, 금융에 대한 “공감력도 커지고 부패에 대한 저항력도 더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금융이라면 겁부터 먹는 이들을 위해 수식과 그래프 없이 오직 ‘이야기’만으로 금융을 설명하고자 한다. 

1688년 상인이면서도 필력을 휘날렸던 호세 데 라 베가는 금융을 “가장 공정하면서도 가장 사기가 심하고, 세상에서 가장 고상하면서도 가장 악명 높으며, 지구상에서 가장 우아하면서도 가장 상스러운 것”이라고 묘사했다. 

금융을 선과 악이 공존하는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특히 금융 위기 이후로는, 금융을 기만적이며 악명 높고 저속하다고 여기는 시각이 세상에 만연해 있다. 

하지만 금융은 정말 사악하기만 한 걸까? 데 라 베가가 보았던 금융의 또 다른 한 측면, 가장 공정하고 가장 고상하며 가장 우아한 면모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데 라 베가가 포착한 금융의 이 본질은 그동안 잊혀 버렸다. 금융은 의심스러운 행태가 만연한 저열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분명한 원칙을 지키면서 삶에 긍정성을 보태는 값진 것이 될 수도 있다. 

오늘날 금융은 외부자(일반인)가 좀처럼 알 수 없도록 장막에 가려 있는 한편, 많은 내부자(금융계 종사자)가 자기 직업의 이미지 실추로 인해 고통과 불편을 겪고 있다. 어떻게 하면 금융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되고, 그와 동시에 긍정적인 면모도 되찾을 수 있을까? 

《금융의 모험》은 인문학적 통찰을 통해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명쾌하고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금융과 인문학이 ‘통섭’하자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문학(소설, 시, 희곡), 역사, 철학, 과학, 종교, 심리학, 미술, 대중문화(영화, 음악, 만화, 스포츠)를 넘나드는 모험이 금융의 중요한 개념들을 알기 쉽고 흥미진진하게 풀이해 주기 시작한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속 여주인공 리지 베넷은 능숙한 ‘리스크 관리자’고, ‘포스트모던 키치의 왕’으로 불리는 현대 미술가 제프 쿤스의 작업 방식은 ‘레버리지’ 전략의 전형이다. 

《성경》 속 달란트의 우화에서는 ‘가치 창출’의 냉혹한 원리를, 멜 브룩스의 영화 〈프로듀서〉에서는 현대 자본주의의 핵심 문제인 ‘주인-대리인 문제(기업 거버넌스)’를 배울 수 있다. 데사이가 보기에 금융의 원리는 우리 삶의 결정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도 해답을 제시한다. 

둘 사이를 이어 주는 고리가 차고 넘친다. 파산은 우리에게 실패에 대처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합병의 교훈은 결혼 시장에 적용되며, 자본 자산 가격 결정 모델은 인간관계의 참된 가치를 설명해 준다. 

전체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마다 금융의 주요 개념들을 주제로 다룬다. 1장은 통계와 확률, 보험과 도박 이야기로 ‘금융의 본질’을 설명한다. 세상은 우연으로 가득한 위험한 곳인데 여기서 규칙을 발견하여 리스크에 대처하려는 것이 보험과 금융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2장은 리스크 관리의 핵심 전략인 ‘옵션’과 ‘분산’에 대해 설명하고 이것이 우리의 개인적인 삶과 인간관계에도 적용됨을 보여 준다. 3장은 자산 운용과 투자에서 중요한 요소인 ‘가치 창출’과 ‘가치 평가’를 다룬다. 

4장은 현대 자본주의의 핵심 문제인 ‘기업 거버넌스’ 즉 ‘주인(주주)-대리인(경영자) 문제’를 이야기하고, 5장은 ‘합병’을 결혼에 빗대어 설명한다. 6장은 빚을 지렛대 삼아 수익을 추구하는 ‘레버리지’에 대해 설명하고, 7장은 ‘파산’을 윤리적 실패나 죄악이 아닌 실패에서 다시 일어서는 ‘회생’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본다. 

마지막 8장은 금융의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 줄, 금융의 훌륭한 개념에 따라 살아가는 삶의 비결을 이야기한다. 

《금융의 모험》은 세상에서 가장 복잡하고 가장 잘못 이해되고 있는 분야인 금융에 관해 신선한 관점과 전복적 통찰을 열어 준다. 저자는 금융이 “가치를 창출하기는커녕 빼앗아 가는 산업”이라는 ‘사악한’ 이미지를 벗고 그 심층에 자리한 ‘인간성’을 회복하도록 이끈다. 

이를 통해, 일반인은 금융의 근본 개념들을 한층 쉽고 분명하게 이해하고, 금융계 종사자는 자기 직업의 핵을 이루는 금융과 인간의 문제를 다시 배워 자긍심과 보람을 되찾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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