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역사 속 경제 이야기.... 화폐통일 진시황부터 거시경제학자 제갈량까지
[신간] 역사 속 경제 이야기.... 화폐통일 진시황부터 거시경제학자 제갈량까지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10.12 0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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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대 환율 전쟁을 통해 보는 유로존 

유럽은 10년 동안 줄기차게 줄다리기를 한 끝에 겨우 유로존을 성사시킬 수 있었고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일부 국가들이 탈퇴하면서 또다시 혼란스런 상황에 빠져들었다. 이에 비하면 진나라는 원시적이고 거친 방법을 사용해 화폐 통일을 추진했다. 황제의 명령에 따라 기존에 사용되던 6국의 화폐들은 한순간에 모두 폐기되었다. 

유로존의 경우 화폐 통일 이후 모든 나라가 자신들의 조폐권을 유럽중앙은행에 맡겼기 때문에 각 나라 사이에 의도적인 평가절하 현상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점은 자원의 유통과 무역에 도움이 되어 거래비용이 절감되는 동시에 유럽 국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더욱 높아지는 효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통일된 화폐는 지역 간의 발전 불균형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문제점이 있었다. 2009년부터 만연해진 유럽 재정위기는 바로 이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삼가분진을 통해 보는 영국 브렉시트 

경제 측면에서 볼 때는 진나라로 통일되어 있을 때와 삼가분진 이후 상황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영국이 국민투표로 결정한 브렉시트와 비교해 분석하고 있다. 삼가분진 이후 위나라가 가장 먼저 이회의 개혁정치를 실행했고, 이후 한나라에서도 신불해의 개혁이 단행되었다. 조나라는 무령왕 때에 군사개혁을 추진했다. 이처럼 각 나라는 자신들의 상황에 맞는 부강정책을 실시했고 필요한 인재를 유입했다. 한편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유럽연합의 경우 제도를 혁신할 동기가 부족했다. 

제갈량의 탁월한 경제외교 

제갈량은 텅 빈 국고를 채울 방법을 고심하던 유비에게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내놓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유비에게 창고 안에 있는 군량미를 풀어 민간의 금은보화를 구입하고 그다음에 대전을 발행해 다시 곡식을 사들이라는 것이었다. 양적 완화 정책은 무분별하게 화폐를 발행하는 정책이 아니라 중앙은행이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이용해 시장에서 유동성이 낮은 자산을 구매하는 것이다. 제갈량은 정부 지도자이자 중앙은행의 총재인 유비에게 시장에서 유동성이 높은 곡식(단기 채권)을 활용해 금은보화(장기 채권)로 교환하라고 건의한 것이다. 

만약 통화가 동전인 상황에서 시장에 곡식이 많아지면 곡식의 가치는 하락하는 반면 동전의 가치는 상승한다. 그리고 동전의 가치 상승은 디플레이션을 의미한다. 이때 대전 발행은 유동성이 아주 높은 자산인 국채를 내놓는 것과 같다. 그러면 곡식이 많은 사람은 곡식을 팔아 국채를 사고 싶어 할 것이므로 일부 곡식은 다시 유비에게 돌아오게 된다. 이처럼 교묘한 방법을 이용해 제갈량은 유비가 정치적으로 부하들의 신임을 얻는 동시에 재정 문제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이 밖에도 게임 이론을 적용해서 적벽대전을 살펴보고, 혼합 전략 균형의 관점으로 기산 공방전을 분석하는 등 현대 경영학 이론을 고대 역사적 사건에 접목시키며, 장단기 국채 교환의 묘수, 비교우위 이론 등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탁월한 경제외교를 펼쳤던 제갈량의 이야기, 토너먼트 이론을 활용한 사마소의 인재 경영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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