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내 나이 벌써 마흔인데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어...흔들리는 나를 단단하게 잡아준 단 한 권의 인문고전
[신간] 내 나이 벌써 마흔인데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어...흔들리는 나를 단단하게 잡아준 단 한 권의 인문고전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10.18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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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결혼, 승진 등으로 인생을 평가하는 웃픈 현실…‘진짜 나답게 사는 법’을 《맹자》에서 만나다

저자  조기준은 스물에는 뮤지컬 배우를 꿈꿨고, 서른에는 에디터가 되었으며, 마흔에는 글을 쓰고 강연하며 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남들 하는 것은 하지 않고, 남들 하지 않는 것만 골라서 한다. 취업, 결혼, 육아, 내 집 마련처럼 나이마다 풀어야 할 숙제가 존재하는 한국에서 객관식이 아닌 주관식으로 살다보니 삶에 정답이 존재하는지 항상 고민하게 된다. 옆 사람의 사는 이야기를 들으며, 때로는 고전을 읽으며 그 답을 찾아나가는 중이다. 

첫 책 《밤 열두 시, 나의 도시》에서는 마흔이라는 나이를 앞두고 맞이하게 되는 감정과 변화에 대해 털어놓았으며, 두 번째 책 《내 나이 벌써 마흔인데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어》에서는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기준으로 살아갈 때 깨닫게 되는 소박한 행복을 전한다. 밴드 ‘체리립스’의 멤버로 활동하며 싱글 앨범 <눕다>를 발표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의 빈자리를 노래하기도 했다. 마흔은 두 번째 스물일 뿐이라고 철석같이 믿으며, 특별한 인연으로 만난 여섯 고양이를 인생의 동반자 삼아 함께 빈둥거린다.
 

스물이 되고 서른을 지나 마흔을 맞이하게 되면 그려지는 지극히 고정관념적인 이미지를 떠올려보자. 결혼한 지는 몇 년쯤 되었을 테고, 아이는 하나 아니면 둘, 30평대 아파트에 살며 대출금을 갚고 있고 회사에서 직급은 늦어도 과장, 빠르면 부장. 세상은 이런 잣대에 맞춰 상대를 평가하고, 일반화하고, 이해하려 한다. 하지만 이런 삶을 마음껏 살아내고 있는 마흔이 과연 몇이나 될까.

마흔이면 당연히 이래야 한다며 ‘오지라퍼’로 돌변해 인생 훈수를 놓기 시작하는 사람들을 향해 《내 나이 벌써 마흔인데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어》는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한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켜켜이 쌓아온 삶의 지혜가 있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동양 철학사에 한 획을 그은 맹자를 위대한 사상가가 아닌 함께 고민하고 슬퍼해주는 인생 선배쯤 되는 위치에서 곳곳에 등장시킨다. 저자의 이야기가 먼저 나오고, 그에 맞는 인생 선배 맹자의 이야기가 합을 맞추니 읽는 재미와 함께 깨달음을 보태어가는 재미마저 쏠쏠하다.

《맹자》는 본디 묵직한 정치사상서이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현대인에게 어울리는 메시지가 가득하다. 물론 시대적 차이로 인해 오늘날에는 재해석해야 할 문구들도 있다. 하지만 유사점은 비교하고, 차이점은 대조하는 재미를 느끼면 어렵지 않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 결국 마흔에 접어든 자신의 현실에 비추어 동시대인들에게 전달하고픈 깨달음을 쉽게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저자의 시도가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된 것이다.

맹자의 스승인 공자는 불혹이라는 말을 통해 세상의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가 마흔이라 했지만 오늘날 마흔은 더없이 흔들린다. 잘나가는 친구 앞에서, 조기 퇴직의 문턱 앞에서, 끊어질 듯 불안한 가족관계 앞에서. 이러한 현실에 맞닥뜨리고 치이는 마흔의 솔직 과감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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