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토닥토닥, 숲길...일주일에 단 하루 운동화만 신고 떠나는 주말여행
[신간] 토닥토닥, 숲길...일주일에 단 하루 운동화만 신고 떠나는 주말여행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10.22 0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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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여진은 번역가.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따라 가족들과 숲과 오지 마을을 여행했다. 오랜 친구이기도 한 남편과 주말마다 여행을 다닌 지도 20년 가까이 흘렀다. “저축하듯 작은 여행이 쌓여 삶이 더욱 소중해졌다”는 그녀는 일상생활과 단절되지 않으면서도 완벽하게 쉬고 오는 주말여행 습관을 만들었다. 이런 베테랑답지 않게 길에 사마귀 한 마리만 있어도 무서워서 잘 지나가지 못한다. 그래서 남편 휴대전화에 ‘박쫄단’으로 저장되어 있다.

숲길을 느릿느릿, 시골길을 기웃기웃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주말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여가시간이 확대되고 경험과 내적 만족에 집중하면서 여행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찾아가는 관광 명소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시끄러워서 오히려 피로감이 남고 여행의 만족도가 떨어진다. 

이 책의 지은이들은 “유명한 여행지 모퉁이만 돌면 훨씬 아름다운 곳이 많다”면서 우리를 분주한 관광지가 아닌 한적한 자연으로 이끈다. 꼬불꼬불한 숲길은 굽이마다 다른 풍경이 있어 사색하기 좋고, 마을 입구의 오래된 나무 아래 평상에서 먹는 도시락은 맛집 못지않게 근사하다. 나무들이 얽혀 지붕이 생긴 오솔길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몸소 느끼게 한다. 화려한 볼거리나 핫한 카페 없이도 숲길을 느릿느릿, 시골길을 기웃기웃 거니는 것만으로도 휴식과 위안이 된다. 

바쁜 생활 속에서 여행을 다니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지만, 지은이 부부는 주말이 되면 편한 운동화에 작은 가방 하나만 둘러메고 집을 나선다. 주중에는 직장인으로, 주말에는 여행자가 된 지도 20년 가까이 흘렀다. 이 책을 펼치면 회사 눈치를 보며 연차를 궁리하지 않아도 주말을 활용해 힐링할 수 있는 매력적인 숨은 여행지가 가득하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춘천은 호수를 따라 산책은 물론 자전거, 나무 카누, 레일바이크 등 다채로운 즐거움이 있고, 안동에 들어서면 오래된 숲과 서원이 펼쳐지며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횡성의 울창하고 깨끗한 숲은 깊이 들어갈수록 몸과 마음이 정화되고, 남해 바닷가 마을에 가면 파도가 들어왔다 나갈 때마다 데굴데굴 웃는 몽돌 소리 때문에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서울 근교의 숲길부터 평소에 지나친 고즈넉한 시골 마을까지 부부는 그동안 가본 여행지 중에서 아름다운 풍경과 맑은 공기를 기본으로 사계절 누구나 걷기 좋은 산책길을 안내한다. 

일 년에 한두 번 있는 이벤트가 아닌 늘 설렘 가득한 일상 여행을 즐기려면 여행이 작고 단순해야 한다. 부부는 새들이 지저귀기 전 집을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고요한 숲길을 산책하고, 정자 아래서 달콤한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고, 시장에서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일주일치 장을 본 다음, 해 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온다. 특별한 계획 없이 방랑하듯 여행하는 부부의 이야기가 담긴 글과 사진은 주말 아침에 준비해도 충분한, 생활과 이어지는 편안한 여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여기에 꼭지마다 여행지 정보를 정리한 ‘Trekking Tip’은 환경에 따른 필수 준비물과 거리와 지형을 고려한 걷기 수준, 소요시간, 찾아가는 길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Travel Point’는 걷기 좋은 반나절 코스와 좀 더 깊이 여행할 수 있는 1박 코스로 구성한 추천 일정, 저자들이 직접 경험하고 만족한 먹거리와 숙소, 함께 둘러보면 좋을 주변의 볼거리, 사색하기 좋은 장소를 담아 주말여행 초보자의 시간과 비용을 아껴준다. 

도심의 일상에 지치고 답답할 때, 늘 여행을 꿈꾸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할 때, 관광보다는 휴양이 필요할 때, 이 책은 ‘온전한 쉼’이 있는 주말을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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