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참 잘했어요... 거짓일지라도 나에게는 꼭 필요했던 말
[신간] 참 잘했어요... 거짓일지라도 나에게는 꼭 필요했던 말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10.31 0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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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광수는 사람과 세상을 향한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광수생각’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만화가이자 작가. 그는 50여 년 가까이 꾸준히 ‘말썽꾸러기’로 살며 ‘미운 오리 새끼’라는 말을 들어왔다. 그래서 ‘참 잘했어요’라는 칭찬을 듣고 싶었지만 결국 듣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는 미운 오리 새끼 동화처럼 백조를 꿈꾸지 않는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사는 게 즐겁기 때문이다. 그는 말한다. “누가 뭐라고 하든 즐겁고 행복하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세상의 미운 오리 새끼들이여, 건투를 빈다!” 

저서로는 25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광수생각》 외에도 《참 서툰 사람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에는 시를 읽는다》, 《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러브》, 《광수 광수씨 광수놈》 등이 있다.

50년 가까이 세상으로부터 '미운 오리 새끼'라는 말을 들어 온 남자 박광수. 한글도 초등학교 4학년이 되어서야 읽었고, 말썽꾸러기 친구들과 어울리며 파출소에 드나들었으며, 사업도 크게 말아먹어봤다. 하지만 맹세컨대 스스로 미운 오리 새끼가 되겠다고 작정한 적은 없었다. 오히려 친구 노트에 선명하게 찍힌 '참 잘했어요' 도장이 부러워 팔뚝에 문신으로 새겨볼까 고민했을 정도로 부모님에게, 선생님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그런 삶을 살지 못했고, 그래서 사는 내내 '참 잘했어요'라는 말을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덕분에 [미운 오리 새끼] 동화처럼 아름다운 백조가 되기는커녕 여전히 '미운 오리 새끼'로 살고 있다. 그러나 그는 당당히 말한다. "꽥꽥! 나는 미운 오리 새끼입니다. 날지도 못하고 노래도 잘 못 부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를 천덕꾸러기 취급하지만 괜찮습니다. 하늘을 날지 못해도,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해도 세상엔 즐겁고 행복한 일이 넘쳐나거든요. 누가 뭐래도 나는 내 식대로 노래하며 즐겁게 살 겁니다. 꽥꽥! 꽥꽥!" 

그런 그가 세상의 미운 오리 새끼들을 응원하는 책을 펴냈다. 그는 말한다. 누가 뭐라고 하든 즐겁고 행복하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다면 '미운 오리 새끼'라고 불리든 말든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즐겁고 행복하지 않으면 모두가 옳다고 말하는 길에서도 빗겨 설 수 있는 용기에 오히려 박수를 보내며 건투를 빈다고 말이다. 

[미운 오리 새끼]는 볼품없고 못생겼다는 이유로 미움을 받던 오리가 알고 보니 아름다운 백조였다는 내용의 동화이다. 그런데 오랫동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 동화가 지은이 안데르센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점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눈의 여왕],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 [벌거숭이 임금님] 등의 작품으로 불멸의 동화작가라고 추앙받는 안데르센은 덴마크 시골에서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를 일찍 여읜 탓에 극심한 가난에 시달려야 했고, 외모는 볼품없었다. 비쩍 마른 키다리에 눈은 움푹 파였고 코는 유난히 길었다. 그의 꿈은 원래 동화작가가 아니라 연극 배우였다. 하지만 연극계에서 그는 미운 오리 새끼에 불과했다. 별 볼 일 없는 집안 출신과 못생긴 외모 때문에 자살을 생각할 만큼 극심한 마음의 고통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작가로서의 재능을 알아본 어느 귀족의 후원을 받으면서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 대학 공부를 마치고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선 안데르센은 모두 160여 편의 동화를 발표했고, 그의 장례식에는 덴마크 국왕과 왕비가 참석할 만큼 유럽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게 되었다. 마치 자신이 쓴 동화처럼 미운 오리 새끼가 결국 아름다운 백조가 된 것이다. 

어쩌면 안데르센은 [미운 오리 새끼]를 통해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미움을 받고 따돌림을 당해도 백조는 백조일 수밖에 없다고. 지금은 미운 오리 새끼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 우아한 백조 무리에 들어가게 될 거라고. 

안데르센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일까. [미운 오리 새끼]는 어린이라면 누구나 아는 유명한 동화가 되었고 덕분에 오늘날 미운 오리 새끼는 세상의 기준에 못 미치고 뒤처진, 그래서 인정받지 못하고 구박이나 받는 사람을 뜻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그 누구도 미운 오리 새끼가 되고 싶어 하지 않고 백조가 되길 바란다. 

그러나 여기 안데르센과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는 남자가 있다. 50년 가까이 꾸준히 ‘말썽꾸러기’로 살며 ‘미운 오리 새끼’라는 말을 들어 온 작가 박광수다. 그는 백조가 되기를 꿈꾸지 않는다. 여전히 미운 오리 새끼라는 말을 듣고 있지만 지난 자신의 삶에 후회가 없기 때문이다. 비록 자신이 가야 할 길이 어딘지 몰라 많이 헤맸지만 결국은 즐겁고 행복한 삶을 향해 한 발 한 발 걸어온 자신의 삶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지금은 소소한 삶의 행복들을 매일 만끽하면서 재미있게 살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미운 오리 새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누가 뭐라든 즐겁고 행복하다면 꼭 백조가 될 필요는 없다고, 그냥 미운 오리 새끼여도 괜찮다고 말이다. 

“꽥꽥! 나는 미운 오리 새끼입니다. 날지도 못하고 노래도 잘 못 부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를 천덕꾸러기 취급하지만 괜찮습니다. 하늘을 날지 못해도,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해도 세상엔 즐겁고 행복한 일이 넘쳐나거든요. 누가 뭐래도 나는 내 식대로 노래하며 즐겁게 살 겁니다. 꽥꽥! 꽥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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