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제2의 종편 꼴 날까
유튜브, 제2의 종편 꼴 날까
  •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 승인 2018.11.06 11:4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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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총동원령’ 여전히 배가 고프다는 민주당과 한가한 한국당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2011년 12월, 종합편성 채널(종편)이 개국하자 “권언유착과 언론악법 날치기 산물”이라며 참석금지령을 내린 이후 줄곧 종편을 보이콧해온 민주당은 2013년 4월경 출연금지 당론을 해제했다. 의원들의 자율적 판단에 맡긴다는 명분이었지만 사실상 적극적인 출연을 권장한 결정이었다. 지상파가 점령하던 방송 시장을 무섭게 파고들어 여론을 잠식해가는 종편을 더 이상 배척할 수만은 없다는 절박감이 민주당의 태도를 바꿨다. 그 뒤 민주당은 종편에 출연하면서 스킨십을 강화하는 한편 또 다른 측면에서는 공정언론대책특위와 같은 당 차원의 언론대응 기구들을 두어 모니터링을 해가며 종편을 점령(?)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종편 모습이다. 보수우파 성향의 패널이나 진행자들은 발을 붙이기 어려운 우파의 불모지가 돼버린 종편의 모습은 이러한 민주당 나름의 눈물겨운 노력의 결과물인 셈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문재인 정권 들어서 갑자기 시작된 것은 아니다. 이명박 정권이나 특히 박근혜 정권에서도 지속적으로 진행돼왔던 일이다. 보수정권 시절에도 종편 출연자나 진행자들은 보수우파 색이 짙다 싶으면 어김없이 견제와 제재를 받고 퇴출당하거나, 민주당과 민언련 같은 좌파세력 눈치를 보느라 본연의 색깔을 잃어버리곤 했다. 집권세력이었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나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의 이런 대응을 뻔히 알고도 손을 쓰지 못했다. 하지 않았다. 언론 눈치나 볼 줄 알았지 언론에 맞설 줄 모르는 한국당 특유의 기회주의적인 오랜 관성 탓이었다. 며칠 전 민주당이 소속 의원들에게 유튜브 총동원령을 내렸다는 기사를 접한 뒤 필자는 종편의 사례가 떠올랐다. 종편을 접수한 민주당은 유튜브마저 접수할 것인가. 반대로 보수우파가 만든 종편조차 뺏긴 한국당은 유튜브 시장마저 그들에게 내주고 말 것인가.

배고픈 하이에나 민주당, 저항정신 없는 한국당의 미래

불길하다. 이제 막 시작된 유튜브 경쟁의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 무난히 예상되는 건, 검증된 민주당의 능력과 한국당의 태만 때문이다. 민주당의 능력이란 다른 특별한 능력을 말하는 게 아니다. 언론의 중요성을 알고 관심을 갖고 실천한다는 점이다. 당이 종편 출연금지령을 내렸을 때 출연을 자제하고 모니터링 지시가 떨어지면 과방위와 같은 담당 의원들뿐 아니라 당 차원에서 모든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내키지 않아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민주당 특유의 전체주의적 분위기를 지적하는 이들도 있지만 필자는 꼭 그렇게만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이 옳고 그름을 떠나 당이 중지를 모아 결론을 내렸다면, 의원들이 참여해 일을 추진해나가고 끝까지 매조지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한국당 같았으면 어떠했을까? “언론과 각을 세우면 안 된다”며 짐짓 양식있는 지식인 흉내를 내거나 “나만 아니면 돼” 정신으로 언론에 찍힐 게 두려워 내빼거나 “언론 비판은 잘못됐다”며 오히려 언론에 아양 떨고 자당을 비난하는 이탈자들이 속출했을 것이다. 이런 중구난방 속에 한국당은 자중지란.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지난달 각 의원실에 공문을 보내 “연말까지 ‘가짜뉴스’ 대응이나 국정 현안 및 성과 홍보 관련 영상물을 최소 한 편씩 의무적으로 제작하라”고 지시했다는 유튜브 총동원령이 최종적으로 효과를 거둘 것인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보수정권 시절흥행한 나꼼수 팟캐스트 방송이나 지금의 유튜브 방송이나 본질은 ‘저항정신’에 있기 때문이다. 소수 지지층은 좋아할지 몰라도 대다수 국민은 정권을 미화하거나 옹호하는 방송은 그다지 탐탁해하지 않는다. 지금 정권의 홍위병이 된 지상파가 급격히 몰락하는 현실이 증명한다. 민주당의 유튜브 전략이 단순히 정권의 실정을 덮고 보수우파 세력을 비난하는데 그친다면 별 효과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집권하고도 야당처럼 절박하게 매달리는 민주당과 여전히 한가한 한국당의 모습은 유튜브가 제2의 종편처럼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게다가 민주당은 자금과 세력을 갖고 있다. 오싹하지 않은가.

민주당은 유튜브 시장 점령을 위해 예능 프로그램 제작 경험이 있는 PD와 작가를 고용하고 당사 지하에 스튜디오도 설치했다고 한다. 한국당 공식 채널 ‘오른소리’ 구독자가 2만7천명을 넘고 조회 수 1000만 회를 훌쩍 넘긴데 비해 민주당 채널 가입자는 9천여명, 조회 수는 400만여 회로 절반 수준이라곤 하지만 앞으론 모른다. 유튜브를 때려잡겠다는 방어적 태도에서 이제는 공격적인 ‘점령’의 태도로 바꾼 민주당이 여론시장에서 어떤 실력을 보여줄지 모른다. 구독자 수 20만을 훌쩍 넘긴 ‘펜앤드마이크 정규재TV’, ‘신의 한 수’, ‘황장수의 뉴스브리핑’ 등의 유튜브 채널은 보수시민사회가 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에 불과하다. 한국당은 이런 저항운동에 숟가락을 얹었을 뿐이다. 박완주 의원실 관계자는 “‘정책(법안) 읽어주는 남자’ 콘셉트로 어려운 법안을 쉽게 설명해주는 영상을 제작하려 한다”며 “기획안, 시나리오, 동영상 편집 등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했다. 아직도 배가 고프다는 민주당, 여전히 배가 부른 한국당 유튜브 시장의 미래도 이미 답은 나왔다고 한다면 너무 비관적인 생각일까.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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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백 2018-11-06 18:15:32
가짜뉴스가 있어야 동영상을 만들지. 팩트체크가 가능할까? 늘 입으로만 거짓 선전선동으로 살아왔는데 가능할까?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Emil 2018-11-06 18:46:35
뭐 이딴 거지 같은 글을 ㅋㅋㅋ 유튜브를 종편이랑 비교를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