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의 변화편지 - 마지노선의 교훈
김용태의 변화편지 - 마지노선의 교훈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11.14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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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입니다. 4년여를 끌면서 약2천만 명의 사상자를 낸 대량살상 전쟁이 끝난 지 올해로 100년이 되었고 기념식이 프랑스에서 열렸습니다. 

제1차 대전의 특징 중 하나는 참호전이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살상무기가 현대화되면서 전술도 달라져야 했습니다. 쏟아지는 기관포와 대포 앞에서 기동전이나 돌격전이란 무모한 것이었고 땅을 파서 참호(trench)를 만들고 들어가 앉았던 거지요. 몇 달 내로 끝날 줄 알았던 전쟁이 늘어진 이유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김용태마케팅연구소 소장 김용태
김용태마케팅연구소 소장 김용태


트렌치코트, 트렌치아트 등의 유산들이 지금은 낭만적으로 들리겠지만 참호란 춥고 질퍽거리고 쥐와 구더기, 벌레들이 들끓는 더러운 구덩이었습니다. 거기서 먹고 자는 모습을 생각해보면 “인간은 미쳤다”라던 한 병사의 절규가 공감됩니다.
 
제1차 대전이 끝난 후 프랑스는 마지노선을 설치합니다. 요즘 화폐가치로 약 20조원을 들여 만든 마지노선은 참호를 과학화한 철옹성 요새라 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에 만리장성이 있다면 유럽엔 마지노선이 있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마지노선은 무용지물이 됩니다. 독일군의 탱크는 벨기에 지방으로 우회해 숲을 깔아뭉개면서 쳐들어갔고 순식간에 프랑스 전역을 장악합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20년 만에 전쟁의 양상이 달라졌던 거지요. 통신망을 갖춘 탱크와 공중의 전투기 앞에 마지노선은 관광유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1990년대 인터넷 보급 이후 한국은 IT강국이라는 칭호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으로 세상의 패러다임이 이동하면서 잘 구축해 놓았던 하드웨어들은 마지노선의 운명을 맞게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마지노선 안에 안주할 때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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